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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분이 떠나갔어요. 정말 화가 나네요.
게시물ID : comics_41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이클롭스
추천 : 41
조회수 : 1411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10/19 05:51:34
태클을 거는쪽이나 받는쪽이나 하고싶은 말은 간결하게 씨발인데 그걸 못하니까 비아냥거리고 인신공격하고

차라리 대놓고 개싸움이면 서로 치고박고 뒤끝없을텐데

세미콜론 몇개 붙여서 땀좀 흘린다고 개소리가 사람소리 되는건 아니죠


닉언죄)비염엔설렁탕님이 쓰셨던 글인데요. 오늘만큼 이 글에 공감된 적이 없네요. 그동안 느꼈던 점을 좀 써볼게요.


한 사람이 푯말을 들고 서 있어요. 그 푯말에는 누군가를 좀 불편하게 하는 글귀가 써져 있었습니다.

누구는 글귀가 마음에 안 들어서 그냥 몇 마디 하기도 하고, 누구는 공감을 하며 손도 잡아주고 그럽디다.

그러다 지나가던 한 사람이 얼굴에 침을 뱉습니다. 그리고는 쿨하게 떠나요. 푯말을 든 사람은 좀 놀랐지만, 이내 얼굴의 침을 닦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지나가던 사람들이 다 한 번씩 침을 뱉습니다. 푯말을 든 사람은 당혹스러웠지만 최대한 닦아봅니다. 고개도 숙여봅니다.

그런데 너무 많은 침이 얼굴에, 옷에, 머리카락에, 신발에 걷잡을 수 없이 날아옵니다.

푯말을 든 사람은 연신 미안하다고 하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너무 더러워져서 깨끗해질 수가 없습니다.

이 모습을 보다못한 한 사람이 침을 뱉은 사람을 붙잡고 말합니다.

"거 너무 심한 거 아니요!! 상대방이 너덜너덜해질때까지 그래야겠소?"

그러자 침을 뱉은 사람이 말합니다.

"전 침 '한번만' 뱉었는데요? 저 침이 다 내껍니까?"

그 모습을 옆에서 보던 한 사람이 고개를 숙이며 뱉으려던 침을 삼키고 돌아섭니다.


다수의 힘이 그런거에요. 난 한 번만 할 말 했다. 그런데 그게 쌓이면 상대방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괴로움이 됩니다.

게다가 본인이 난 잘못한 것 없다고 댓글을 달며 불길을 키운 것도 아니고...

심지어 만화에서 자신은 왕따를 당해서 괴로운 적이 있었다고 했는데 여기서 또 그런 일을 당합니다.

(딱 봐도 탈퇴하실 것 같았어요. 말릴까 말까 망설인 저도 잘못입니다....)

많은 사람이 타박했으면, 난 뱉으려던 침 삼키는 것도 미덕이에요.

한 사람씩 뱉은 침도 쌓이면 주변 사람으로선 도저히 닦아줄 수 없습니다. 하물며 본인은 더 심하겠지요.


제가 같은 여성이었다면, 우선 DADA님을 다독여주는 걸로 시작했을 거에요. 무작정 여성비하 하지 말라고 앞뒤 안 재고 배경도 안보고

남의 인생에 담긴 심정 따윈 모른채 여성집단이 우선인 것처럼 행하진 않았을 거에요.

개인의 아픔과 정체도 실체도 알 수 없는 여성집단, 당신에게는 뭐가 먼저인가요.

그 놈의 여성에 대한 편견 극복은 한 사람의 아픔보다 더 소중하게 지켜야할 보배입니까.


오유에 헤비업로더가 떠나는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장기기획을 해놓은게 있는데, 이런 일 보면 솔직히 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듭니다.

그림 그리고 글 쓰고 자료 찾고, 뭔가를 올리는 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에요. 게다가 수많은 사람의 눈길이 닿는 커뮤니티에서

조금만 삐끗하면 화살이 날아오는데, 글 하나하나에도 괜한 오해를 사지 않게 얼마나 고민하는지 아시나요.

아마 대다수의 업로더들이 그럴 거에요. '이걸 보고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뭔가 계기도 되고, 힘이 되고, 재미있으면 좋겠다'

얼마나 순수한 의도로 업로더가 자신의 소중한 창작물을 올리는 지 그 무게를 아셔야 합니다.


오유에 나눔글 올라오면 여러분들 기분 좋잖아요? 저도 기분 엄청 좋아요. 헤비 업로더도 똑같아요. 그것도 일종의 나눔이에요.

그냥 그 기분좋은 느낌. 위에 써놓은 감정의 출렁임. 그걸 위해서 업로드를 하는거에요.


물론 막나가는 자료나 창작물이면 그렇다고 좋아할 순 없죠. 하지만 적어도 '실수'의 영역에 있는 일들이라면,

남들 몇 번 침 뱉었다 싶으면 난 그냥 삼키고 지나가는 미덕을 갖추었으면 합니다. 침을 닦아준다면 더욱 좋구요.


제가 도입부에 닉언죄)비염엔설렁탕 님의 글을 쓴 건 진짜 차라리 저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오늘 처음 들어서입니다.

욕하면 당연히 기분 나쁘죠. 그런데 그게 나아보여요. 시발 두글자로 말하는 게 나을지도 몰라요.

차라리 웃대처럼 쿨하게 서로 욕도 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은 그냥 웃어넘기고...

포장된 단어로 급소를 후벼파며, 정제된 언어로 저열한 폭력을 행사하는 일이 오늘만큼은 정말 슬프군요.

닉언죄)DADA님이 돌아오길 바라며... 상처입고 떠나가셨던 분들 돌아오시길 바라며...

그리고 오유 분들, 상처입고 떠나시질 않기 바랍니다.... 지지 말아요.


글이 너무 길어졌군요... 다소 감정이 섞인 글일 수도 있습니다. 행여 불편한 마음이 드셨다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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