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구야 공주는 달에 끌려갈 때에
사랑한 남자에게 불사의 약을 남긴다.
하지만 카구야 공주가 없는 세계에서 오래 살 생각은 없다고
남자는 약을 불태웠다는 미담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그래도 생각해보면
그 성격이 나쁜 여자가 상대를 생각해 불사의 약을 줄 거 같냐?
나는 언제나 이렇게 생각한다.
그 약은
'언젠가 나를 찾아 와 줘'
그런 카구야 공주 나름의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하고
사람의 수명으로는 부족할 정도의 시간을 들여서라도
절망적인 거리가 두 사람 사이의 거리에 있더라도
'나는 언제까지나 기다리겠습니다.'라는
의미를 담아 불사의 약을 줬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남자는 말의 진의도 읽지 못하고
적당한 말을 하며 약을 태웠다.
.... 너무하지 않냐
나라면 절대로 카구야를 놓치지 않았을 텐데
나라면 달까지 찾아가서 찾아온다.
반드시
몇 년 몇 백 년 걸리든...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