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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신하게 침 뱉는 여자에게 반한 날
게시물ID : humorstory_4133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D:D:D
추천 : 3
조회수 : 242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3/09 15:49:12
그 때가 아직도 기억난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일때였다. 

2월 중순, 나는 군포역 부근의 굴다리 밑을 지날때였다. 

고가도로 밑의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때

옆에 대학생으로 보이는 두명의 여성이 보였다.

그냥 '옆에 여성 두명이 있군'하는 인식만 있었고 그때는 별 생각이 없었다 

두 여성의 대화는 기억나지 않지만 대화 도중 한 여성이 친구로 보이는 다른 여성에게 말을 했다. 

"아 감기 기운 있어서 그런데 나 침좀 뱉을께"

"어? ㅋㅋ 그래"

그러더니 그 침을 뱉는 여성은 자신의 가슴에 손을 대더니 바닥의 철장에 조심스럽게 침을 뱉었다. 

그리고는 뭔가 겸연쩍은듯이 친구로 보이는 여성과 함께 웃는다. 

"ㅋㅋ 치 더럽다 얘"

"별 수 있어? 너도 감기 걸려봐ㅋㅋㅋ"

이 이후의 대화는 기억이 나지 않는게 아쉽지만

정말 난 한순간 가슴에 손을 얹고 조심스럽게 길거리를 걷는 사람들을 생각하여 하수구에 침을 뱉는 모습을 보고

'아 침도 저렇게 뭔가 품위있게 뱉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니 문득 그 여성이 매우 아름다워 보이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스마트폰같은것도 없었고 난 그저 고등학생, 저쪽은 뭔가 핀듯한 여대생...

그 여성에게 다가가 뭔가 말을 걸고 싶었지만

내 처지를 생각하니 오히려 그 여대생에게 민폐일것 같아 그만두었다.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동안 일어난 일이지만

난 아직 그때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그 분은 지금 무엇을 하고 지내고 있을까.







유머글 게시판에 수필이 많아서 저도 올려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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