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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떤 무역회사의 수입목록.txt
게시물ID : humorstory_4135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Quasimodo
추천 : 70
조회수 : 10380회
댓글수 : 63개
등록시간 : 2014/03/13 06:24:59
출처    : 문넷
글쓴이 : 지나가던이


2편은 여기에서



아래에서 면접 관련 에피소드 가 반응이 좋은것 같아서 전에 모셨던

다른 팀장님에게 들은 에피소드들을 조금 더 올려봅니다.



이분은 오랫동안 무역업에 개인사업이나 중개 등에서 경력을 쌓으시고선

회사의 무역부서 팀장으로 오신 분인데... 무역이라는 일이 워낙에

희안한 일들이 많다보니 들려주신 재밌는 에피소드들이 많았습니다.



 

1. 성능


팀장 : 어디 해외에서 수입할 좋은 물건 없나요?


업체 : 좋은거 있습니다. 무전기 어떠세요?


팀장 : 무전기요? 그거 우리나라에도 이미 있잖아요.

 
업체 : 그런 잡음만 심하고 잘 잡히지도 않는 물건이랑 비교하지 마세요.

      미국에서 죽여주는 걸로다 공급해드릴께요.


팀장 : 그래요? 한번 해봅시다.



몇달후...
 

팀장 : 와! 대박났다. 진짜 성능 놓네요. 잡음도 하나도 없고 전파도 빵빵터지고!

      손님들도 줄서서 사가네... 당장 추가 주문해야 겠다.


???? : 추가 주문 잠시 기다려 주시죠.


팀장 : 누구세요?


경찰 : 경찰입니다. 잠시 서로 가시죠.


팀장 : 아니, 왜 이러는 겁니까? 우리가 무슨 짓을 했다고! 그냥 성능 좋은 무전기

      수입해다가 세금도 다 내고 파는것 뿐인데...


경찰 : 네, 성능 참 좋더군요. 군대 보안 회선이랑 경찰 통신망에 국정원 도청 채널까지

      수신할수 있을만큼 성능 죽여주더군요. 국내에 공급되는 무전기가 기술이 없어서

      성능이 후진줄 아셨습니까? 통신법으로 들으면 안되는 회선 막아두니깐 성능이

      후져보이는 겁니다. 일단 자세한건 서로 가서 얘기하시죠.

 
수입한 무전기들 죄다 고객들한테 회수해서 불태워야 했다는 슬픈 전설이...


 

2. 쿨가이



관세청 : 그릇을 수입하셨군요. 관세법상 그릇은 도기와 자기로 나뉘는데, 두 분류체계에

        부과되는 세율이 다릅니다. 하지만 이 물건에 수입신고서에는 분류가 명확히 기재

        되어 있지 않더군요. 이 물건은 대체 뭡니까? 도기입니까? 자기입니까?


팀장 : 도자기요.


관세청 : ???......


 
그냥 귀찮아서 둘중에 높은 세율로 관세 줘버리고 뒤도 안돌아보고 떠났다는 전설이...


 

3. 환불



팀장 : 이번에 이태리에서 수입한 대리석 품질이 별로잖아. 해외업체에 환불해달라고 해.


팀원 : 저어... 그게 좀 어려운 분위기인데요.


팀장 : 뭐? 그쪽에서 거부하나? 할수없군. 내가 직접 가서 받아오지.



몇일후...


팀장 : 환불 받으러 왔소이다. 근데 성함이... 돈 콜레오네? 이름에 돈이 붙네요.


사장 : 그냥 애들이 장난으로 명함 판거요.


팀장 : 저기... 직원 분들이 차고 계신게 혹시 권총...


사장 : 허가 받은거요.


팀장 : 이탈리아는 더운데 다들 검은 양복을 입으셨네요.


사장 : 회사 내규가 그렇소이다.


팀장 : ......


사장 : 채석장으로 갑시다. 불량 내역 설명들으셔야죠.


팀장 : 생각해보니 환불은 됐고 그냥 파스타만 사주시면 먹고 돌아가는게 좋을것 같네요


사장 : 그러시오? 잘 생각하셨소. 오신김에 잘 대접할테니 잘 지내다 가시오.


 

4. 문제해결


수입한 물건에 원산지 표시가 안되서 통관이 안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그에 대한

해결방안에 대해 미팅을 진행하는데...



상무 :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건가? 법무팀장, 방법을 제시해보게.


법무팀장 : 넵, 제게 비용 1억과 1달의 기간을 주십시오. 모든 상품의 팩키지를 재출력하고

          인력을 동원해서 재 포장을 해서 통관시키겠습니다.


상무 : 비용과 시간이 너무 걸리네... 매입팀장은 더 좋은 방법 없나?


매입팀장 : 제게 3천만원과 일주일의 시간을 주십시오. 원산지 스티커를 발행해서 상품마다

          붙여서 시간과 비용을 줄이겠습니다.


상무 : 흠... 그래 그렇게 하는게 좋겠군. 이 정도가 최선이겠지. 수입팀장은 별다른 의견있나?


팀장 : 10만원이랑 하루만 주세요. 내일까지 해결해 놓을께요.


상무, 법무팀장, 매입팀장 : 어떻게!!!!


팀장 : made in china 도장하나 파서 스탬프 들고 물류센터 갈께요. 가서 박스마다 찍고 오죠 뭐...

      2만개니깐 저 혼자 가면 하루나 하루 반나절 정도 걸리겠네요. 3만원 도장파고, 2만원

      식대하고, 5만원 교통비 하면 되겠네요.


상무, 법무팀장, 매입팀장 : ......


 


5. 토치


 
업체 : 팀장님, 좋은 물건 가져왔습니다.


팀장 : 또 뭐요? 저번에 무전기때문에 개고생 시켜 놓구선 또 뭘 난리를 치려고...


업체 : 이번에는 확실한겁니다. 짜잔! 캠핑용 바베큐 불붙이는 토치입니다.


팀장 : 토치라... 하긴 국산들은 화력이 약해서 좀처럼 숯에 불이 안붙기는 하지...


업체 : 이제 캠핑/피크닉이 대세입니다. 함 믿고 들여보시죠.


팀장 : 흠... 그래요 함 납품해보세요.


 
몇달 후



팀장 : 물건 당장 반송하쇼.


업체 : 아니, 왜요? 성능 좋고 판매 실적도 좋으셨다면서요.


팀장 : 성능 좋았지... 죽여줄 정도로... 아니, 무슨 토치 불꽃이 최대로 해놓고 키니깐 2m가 넘는

      불꽃이 치솟아!!! 그걸 본 애들이 파이어뱃이라고 신나서 가지고 놀다 안전사고 날것 같아서

      죄다 환불되고 있는 중이오. 당장 가져가요!


업체 : 아니, 그렇게 말씀하시면 저희는 이 물건 어디다 처분하라고...


팀장 : 테란한테 팔던가!


 

6. 고사리


 
해외 수입을 하다 보면 관련 부서에서 어처구니 없는 물건들을 수입해보라는 제의가 종종 오는데...

그런 에피소드들입니다.


 
상무 : 고사리 한번 수입해봅시다. 고사리! 들어보니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고사리가 그렇게

      크고 맛있는데 한인들 외에는 아무도 안먹는데요. 한번 들여오면 대박날겁니다.


팀장 : 거기보다 더 고사리 좋고 많은데 아는데요.


상무 : 어딘데요?


팀장 : 우리 집안 선산이요. 돈 안받을테니 죄다 따가세요.


상무 : ......


 


7. 북극심층수


 
상무 : 잡지에서 봤는데 북극에 빙하속 심층수가 유럽 부유층들에게 생수로 인기라고 하더군요.

      한번 개발해보지.


팀장 : 개발할 생각없습니다.


상무 : 아니, 임원이 시키는데 대뜸 안하겠다니... 왜 개발안하겠다는거야?


팀장 : 안팔릴게 뻔하니깐요.


상무 : 왜 해보지도 않고 그렇게 말하나? 딱 이름만 들어도 맑고 청정해 보이는구만...


팀장 : 맑고 청정한 바닷물이니깐요.


상무 : ......유럽애들은 왜 바닷물을 생수로 먹는데?


팀장 : 거긴 임원 지시에 반발한 놈이 없었나보죠.


 



8. 설탕


 
상무 : 듣자하니 요새는 사회 공헌 이슈로 공정무역이 대세라더군. 지금 어느 업체가 공정무역으로

      생산한 설탕을 가져왔는데 한번 해보도록 하지.


팀장 : 안됩니다. 안팔립니다.


상무 : 아니, 또 왜 해보지도 않고 그러나? 나름 이슈가 될만한 내용이니 여론에도 주목할것 같구만


팀장 : 똑같은 설탕을 국산보다 4배 더 비싸게 팔면 여론에서는 확실히 주목할겁니다.


상무 : .....


 


9. 꿀


 
상무 : 호주에서 꿀이 저렴하다고 하더군. 한번 들여와서 팔아보지


 팀장 : 이건 좀 팔리겠군요. 하지만 문제가 있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상무 : 사소한거면 무시하고 그냥 진행해. 되도록 많이!!!


 
몇달후


 
상무 : 흠... 좀 팔리긴 하지만 생각만큼 수지맞진 않네. 그만 접을까? 재고가 얼마나 남았지?


팀장 : 50톤입니다.


상무 : 엥? 그게 뭔소리야? 아니 왜 이렇게 많이 구매했어? 이게 대체 몇년치야?


팀장 : 꿀은 공매입찰을 통해서 정해진 쿼터만 시장에 내다팔수 있는 품목입니다. 처음에 되도록

      많이 하라고 하셔서 공매 신청을 왕창 해놨는데... 이게 낙찰이 되버렸네요. 이거 전부 팔아야 합니다.


상무 : ......대표님에게 뭐라고 보고하지?


팀장 : 매출이 꿀맛이라고 하시죠.


 


 10. 참깨


 
상무 : 참깨를 한번 들여오는게 어떨까? 국내산이 물량이 부족하다더군. 도매로 판매할 수도 있을것 같은데...


팀장 : 들여오는건 좋은데... 문제가 있습니다. 가격입니다.


상무 : 가격? 업체가 준 정보로는 국산대비 15% 저렴하던데?


팀장 : 관세가 많이 붙습니다.


상무 : 관세? 그거 얼마한다고... 몇퍼센트인데?


팀장 : 630% 입니다.


상무 : 100원어치 수입하면 630원이 관세?


팀장 : 그렇죠. 그리고 위에서 나온 꿀처럼 공매 대상이라 구매물량이...


상무 :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


팀장 : 열려라 참깨라도 외쳐볼까요?



(지금은 40% 수준이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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