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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차)사람들이 데차를 떠나는 이유는, 단지 게임이 재미없기 때문입니다.
게시물ID : mobilegame_414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두개의달이
추천 : 11
조회수 : 1094회
댓글수 : 20개
등록시간 : 2016/11/18 12:13:01
요즘 데차에 대해 말이 많죠. 메갈 사태부터 시작해서 확률조작 논란, 왜색 논란, 이벤트 기만 논란, 기타 등등.
하지만 전부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솔직히 아무리 사건사고가 터져도 할 사람들은 합니다. 게임이 재미있다면 말이죠. 

예전에 한창, 핵이다 뭐다 해서 리그 오브 레전드(통칭 '롤')에 대해 망겜 소리가 터져나왔던 것을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되는 게임 중 '망겜' 소리를 듣지 않은 게임이 거의 없죠. 하지만 그 당시에도, 그리고 그 이후에도 할 사람들은 열심히 했고, 오버워치에게 1위를 내주기는 했지만 여전히 독보적인 유저 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에 롤이 그런 병크를 한두 번 더 터트리고, 지금 10위권 정도 되는 어떤 게임이 모든 유저들이 원하는 갓갓 갓갓갓의 운영을 보여주더라도, 갑자기 이 순위가 뒤바뀌지는 않을 겁니다. 왜냐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게임을 재미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바보같은 사람들입니다. 사실은 히오스가 훨씬 더 재미있는데 말이죠... 크흠.)


데차는 재미가 없습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재미가 없으니 약간의 불만에도 논란을 증폭시키고, 환불을 요구하고, 게임을 떠나는 겁니다. 사실 일련의 사태에서 넥스트플로어가 그렇게 죽을 죄를 지은 것은 없습니다. 지금까지 넥슨, NC, 라이엇 등이 저지른 각종 병크와 유저 기만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입니다. 저는 오히려 평균 이상의 대처를 했다고 보는 편입니다. 요즘 들어서는 데차의 Live2D 그래픽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던데, 솔직히 말해서 요즘 모바일게임 중 데차보다 그래픽이 뛰어난 게임이 몇 개나 되나요? 하지만 사람들은 데차를 떠납니다. 한때 26만까지 갔던 접속자 수가 어제 18만까지 떨어졌다고 하더군요. 고작 며칠 사이에 1/3이 넘게 빠진 겁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단언컨데, 게임이 재미없기 때문입니다.




우선 게임에서 전략적인 재미를 전혀 느낄 수가 없습니다. 밸런스가 완전히 붕괴되어 있습니다. 차일드 간의 상성관계가 거의 없고, 상위호환과 하위호환이 넘쳐납니다. 스킬 간의 밸런스도 엉망이라 유저의 컨트롤에 따른 차이도 사실상 없습니다. 유저가 제어할 수 없는 타겟팅 시스템도 개판이고, 그냥 스킬 쿨이 돌아올 때마다 전부 슬라이드를 당겨 주면 그게 컨트롤의 전부입니다. 게임 내 재화 간의 밸런스도 개판입니다. 던전 코인은 모든 유저가 100만 개씩 남아도는 쓰레기 중 쓰레기가 되었고, 오닉스의 잘못된 보상 구조로 인해 골드의 가치가 미친듯이 평가절하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하루에 수백 번씩 골드 상자를 열기 시작했죠. 더불어 크리스탈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풀리기 시작했고, 뒤늦게 이 밸런스를 맞추려 몇 번의 잠수함 패치를 거쳤지만 나아진 것은 없습니다.


이건 뭐 그렇다 칩시다. 이건 한국 게임들의 전형적인 문제이니까요. 성공한 한국형 게임들은 대체로 전략성을 다소 포기하는 대신, 유저들의 성취감과 수집욕, 달성감을 강하게 자극하도록 기획되어 있습니다. 리니지, 아이온, 던파 등등에서부터, for kakao가 붙은 수많은 모바일 TCG들까지 말이죠. 사람들이 왜 아직도 리니지를 할까요? 욕하면서도 왜 모두의 마블, 세븐나이츠를 할까요? 우리나라의 게임사들은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수준급의 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이걸 자랑스러워해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유저들의 욕구를 자극하고, 긴 노력 끝에 여운이 남는 달성감을 느끼도록 해 줍니다. 


과거 '아이온'이라는 게임을 했을 때, 몇 달 간의 피나는 노력 끝에 '정예 천부장' 세트를 맞추었을 때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 만족감은 저의 수백 일간의 노력을 보상해주는 데에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이 아이템은 현질을 아무리 해도 절대 얻을 수 없는, 말하자면 제 노력의 상징이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홈페이지에서 제 아이템을 볼 수 있었고, 그 독특한 외형은 지나가다가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간단하게 상급 파티와 길드에 들어갈 수 있었고, 던전에서,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의 결투에서 향상된 저의 강함을 지속적으로 느끼고 성취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줘도 안 끼는 쓰레기가 되었겠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습니다.


하지만 데차는 이것이 없습니다. 사람들에게 이 게임에 시간과 돈을 투자할 욕구를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이미 투자한 사람들에게도 성취감을 불러일으키는 데에 실패했습니다. 물론 사람들은 엄청난 양의 현질을 했습니다. 출시 3일만에 양대 마켓 1위를 찍을 정도로요. 유저들은 데차에도 다른 (모바일)게임들과 같은 노력-보상-성취의 구조가 있있을 것이라고 기대했고, 자신들이 다른 게임에더 얻을 수 있었던 성취감, 우월감을 기대하며 게임이 나오자마자 수십, 수백, 수천만 원을 쏟아부었습니다. 하지만 곧, 사람들은 자신이 투자한 시간과 돈에 달성감을 느낄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미련없이 차일드들을 오닉스로 바꾸며 환불을 요청하게 된 겁니다. 


일단 사람들에게 경쟁심을 심어 주고 성취감을 제공해야 할 PvP가 개판입니다. 일단 전술했듯이 밸런스가 처참하고 상성관계가 없습니다. 거기에 자신은 손컨을 하고 상대는 컴퓨터가 마구잡이로 스킬을 사용하는데, 이건 지면 이상한 겁니다. 자기보다 두 단계 정도 높은 상대까지는 무난하게 이길 수 있죠. 저는 지금까지 시즌마다 pvp 승률이 98% 아래로 떨어져 본 적이 없고, 아마 다른 분들도 거의 그럴 겁니다. 여기에 무슨 경쟁이 있고, 달성이 있고, 성취가 있나요. 때문에 데차의 pvp는 자신의 강함이 아니라 투자한 시간에 비례하여 보상을 받는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더 강한 차일드를 얻어도 별로 달라지는 것이 없죠. 기껏해야 전투 시간이 몇 초 줄어드는 정도. 게다가 그 보상도 없다시피 해서, 대부분의 유저들이 pvp 컨텐츠 자체를 버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시간에 쫄작을 하는 편이 훨씬 나으니까요.

그러면 사람들의 도전욕을 자극할 다른 적절한 PvE 컨텐츠가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요일 던전과 골드 던전은 무과금으로도 1주일 정도면 무난하게 최고 난이도까지 돌파할 수 있고, 언더그라운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때문에 오픈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할 것이 없다' 라는 불만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매일 진행되는 PvE 컨텐츠는 한 시간 정도면 싹쓸이해 버릴 수 있는 시시한 분량이고, 데빌 럼블에서 약속된 승리를 5번 반복하고 나면, 그 다음 남는 것은 쫄작 뿐입니다. 하지만 지루하게 쫄작을 하면서도 회의가 듭니다. 크리스탈을 조금씩 모으는 성취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어차피 좋은 차일드도 나오지 않을 텐데 말이죠. 설령 극악의 확률로 괜찮은 5성 차일드를 먹는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플레이에 달라질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돌연 휴대폰을 끄고, 잠시 생각에 잠긴 후, 결국 미련 없이 데차를 삭제하게 됩니다. 저처럼 말이죠. 

KakaoTalk_20161118_120354928.jpg


그래픽적으로 너무 멋진 게임이고, 그동안 투자한 것도 많고 해서 꽤 오랜 시간 미루어 왔습니다만,
이번 주 패치 내용을 보고 나니 도저히 계속할 마음이 들지 않더군요. 밸런스 패치도 엉망이고, 신규 컨텐츠도 무슨 생각을 하고 만들었는지 모르겠고... 제일 심각한 것은 '개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는 겁니다. 지금까지는 '아직 출시 초반이고, 곧 새로운 지역이 개방되고 새로운 컨텐츠가 나와 유저들의 도전욕을 자극하겠지' 라는 기대감으로 계속해 왔습니다만, 출시 한 달이 다 되어 가는 지금, 그럴 기미는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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