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타블로에 대해 관심도 없었고 알지도 못했다. 그저 학력논란으로 종종 이슈화 되고 있는 연예인 정도의 인식이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에 대해서, 즉 타블로가 스탠포드를 나왔던 말던 일체 관심 밖이었다. 나완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말이다.
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바로 mbc스폐셜이다. 아주 우연히 보게 된 이 프로그램에서 타블로는 직접 스탠포드를 찾아가고 과거의 지인들을 만나고 마지막에는 서럽게 울었다. 이를 보며 난 말했다.
“타진요 개색기들.”
방송이란 것의 이면.
대 략 10여년 전 즈음, 어느 방송사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몰래카메라 형식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있었다. 비단 오락성 뿐만이 아니라 공영성을 가진 프로그램으로 여론의 평가도 좋았던 이 프로그램은 본인도 좋은 인상을 가진 방송이었다.
어 느날, 놀랍게도 본인의 지인이 그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었다. 그리고 본인은 옆에서 그 방송이 어떻게 제작되고 있는지 그 실체를 확인했다. 그것은 몰래 카메라라고 했지만 전혀 몰래 카메라가 아니었고 각본, 대본, 기획의도가 철저히 짜맞추어진 방송이었다. 리얼리티가 아니었던거다. NG가 나고 같은 상황을 수십번 다시찍기도 한다.
그러나 교묘히 편집된 방송분에서는 영락없은 실제상황 리얼리티로 포장이 되었다.
이를 목격하고 본인은 대단히 충격을 받았었다.
제작과정을 알수없는 시청자들은 방송을 보며 저것이 리얼리티, 실제 팩트를 그대로 전달하는 방송이라고 여길 것이 아닌가? 기실은 PD의 기획의도에 맞추어진 각본에 따른 연출임에도 말이다.
이것은 그야말로 시청자에 대한 기만이다. 이것을 목격한 이후, 본인은 방송, 심지어 뉴스조차 100프로 신뢰하지는 않게 되었다.
방송계에 종사하는 본인의 지인은 이런소리까지 했었다.
“텔레비전이 똥을 가지고 다큐를 만들면 대중은 똥에 연민을 느낀다.”
이 번 MBC스페셜도 마찬가지다. 텔레비전 공중파는 일방향으로 시청자는 수동적 입장에서 방송이 전하는 정보를 일괄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래서 PD의 기획의도, 잘 짜여지고 편집된 동선에 몰입해서 방송, 또는 PD가 가진 입장에 몰입된다.
그래서 본인도 타블로을 안쓰럽게 여기게 되고, 타진요 개색기를 외쳤다.
머리로는 알고 있더라도 말이다.
의문은 상식의 괴리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방송을 보며 든 의문이 있었다.
아주 간단하고 별것아닌 의문이었다.
울 프교수라는 사람은 타블로에게 상까지 준 교수라고 들었는데, 그의 태도가 의구심이 들었다. 난 그가 타블로와 만나자마자 포옹하고 정겹게 지난 일들을 회고하는 씬을 연상했던 것이다. 타블로는 스탠포드 역사상 둘도 없는 수재고, 그를 지도하고 상까지 주었을 교수라면 기억하지 못할 리가 없음에도,
울프교수는 타블로를 아예 모르고 있었다. 그저 기록이 있으니 인정하는 정도의 뉘앙스였을 뿐이다.
이 의문은 좀처럼 그냥 넘어가지 않아서 처음으로 타블로에게 의심을 하게 되었다.
그 래서 타블로의 졸업사진을 찾아보았다. 성적증명서라든지, 출입국기록이라든지, 그런걸 요구하는 사람들을 보며 난 한심하다고 생각해왔다. 말그대로 못믿는게 아니라 안믿는거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졸업사진만 봐도 모든게 명명백백해질거라 여겼기 때문이다.
스탠포드의 현장감넘치는 졸업식 광경이 배경이 된 사진이 있다면 말이다.
그러나 찾은 사진은 달랑 두장,
내가 상상하던, 또 알고있던 스탠포드 졸업식 사진과는 3만광년의 괴리감이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난 처음으로 ‘정말’ 의심을 하게 된다.
인터넷 커뮤니티.
졸업사진으로 충격을 먹은 이후, 난 급 관심이 생겨 그 유명한 타진요를 비롯, 타진알, 상진세 같은 유명 커뮤니티에 가입하고 눈팅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며칠을 여기저기 돌며 눈팅한 결과 내린 결론은 이거다.
솔직히 못 믿겠다.
MBC스페셜의 내용, 여론, 그리고 결정적으로 경찰조사 결과가 인증하고 있다고 해도
난 못 믿겠다는 결론이다. 아니 안믿는다.
난 무식쟁이에 아는것도 없는 무지렁이라 여기저기 타까니 타빠니 하며 올리는 근거자료들은 다 알아먹지도 못한다. 타진요라는 곳에서 올리는 근거자료들 중엔 물론 어처구니 없다 싶은 것도 많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봤을때 난 타블로를 못믿는다.
그의 방송대뷰이후 각종 언론에서 다루어진 인터뷰, 그리고 라디오, 공중파등에서 그가 보인 언행을 종합해서 내린 결론이다.
본인은 타블로라는 사람을 믿지 못한다.
현 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소위 타빠니 타까니 하며 싸우고 있고, 대중적 여론은 타블로를 옹호하는 것 같지만, 단지 MBC방송만 보고 판단한 거의 모든 대중을 제외하고 조금이라도 타블로의 지난 행적과 언행(타진요 애들이 올리는 의혹자료가 아니다)을 조사해본 사람이라면 타블로의 언행에 진정성이 없다. 라는 것은 동의할 것이다.
SAT없이 시와 에세이 몇편을 써서 스탠포드와 하버드를 동시 입학했다거나
국제고등학교 수석졸업 및 스탠포드 수석졸업같은 건 일단 차지하고,
어린시절 외계인을 찾으려던 친구가 실종된 일화부터 시작해서
여교수와 연애하고 그덕에 공부안하고 학점을 땄다라던지,
대학시절 유부녀와 사귀었다라던지,
클린턴 딸을 새총으로 테러했다던지,
월드컵 기간에 9시뉴스를 타서 학원에서 짤렸다 라던지,
자기를 알아보지도 못한 울프교수와 늘 캠퍼스를 거닐며 토론을 즐기고, 그 울프교수가 자신을 극찬하고 상을 주고 음악하지 말고 학교에 남아달라 간청했다던지,
중국어 강의를 듣고 학점도 좋게 받았던 것이 성적표에 남아있음에도 방송에서 중국어를 한마디도 못했던 것이라든지,
등등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개중 가장 황당한 것은
자 신이 직접 집필한 영문소설의 번역을 엉뚱하게 해버렸던 것이다. 상기 것들은 다 이해해도 이것만은 이해할 수 가 없다. 영문을 전공한 사람이 해석을 제대로 못했다는 건 부차적인 문제고, 그 이전에, 소설을 쓴다는 사람은 자기가 쓴 문장에 대해 절대로 그렇게 어뚱하게 착각하고 오류를 범할 수 없다는게 본인 상식이기 때문이다.
과연 무엇을 믿는건가?
난 방송이나 경찰조사결과를 못믿는게 아니라 타블로라는 인간을 믿지 못한다. 그리고 이는 현재 타블로는 옹호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있다. MBC방송과 경찰조사가 나오기 전까지는 대중의 여론이 적어도 이정도는 아니었던걸로 기억한다. 지금처럼 전폭적, 적극적으로 타블로를 옹호하는 여론은 확실히 아니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단 한가지다.
대중은 타블로를 믿는 것이 아니라 방송과 경찰의 공신력을 믿는다.
모든 것은 나 스스로의 판단, 내 상식과 관념에 기초한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의미에서 난 타블로를 믿지 못한다.
내 기억에는 90년대 하버드에 입학한 한 학생의 이슈가 있다. 그 학생이 쓴 책은 교내 도서관에 비치될 정도였고 매번 매스컴을 타기도 했다. 그 학생의 자서전에는 그야말로 눈물의 분투기가 나온다. 수재, 천재라는 소리를 듣는 이면에는 영어사전을 씹어먹으며 공부해도 영어가 안되어 좌절해서 눈물흘리던 학생의 비애가 담겨있었다.
최근 스탠포드 학생의 기사를 보아도 마찬가지다. SAT 만점을 받고 입학을 했어도 4년간 하루 4시간 밖에 자지 못하는 분투를 하며 4년 만기 석사졸업을 했다고 한다.
어느 서울대 졸업생은 이런말을 했다.
서울대는 천재가 아니어도 들어갈 수 있다. 10년간 자기 관리를 하며 꾸준히 노력만 하면 된다. 그러나 스탠포드나 하버드는 다르다. 꾸준한 자기관리와 노력을 하는 천재여야 한다.
이것이 우리네 상식이다.
이런 말을 하면 타블로를 믿는다는 사람들은 반론한다. MBC방송이 했던 말이다.
“네 상식으로 생각하지마라.”
나 개인으로서 세상을 판단하는 근거는 내가 살아오며 겪고 경험하고 들은 것들이 총집된 관념이다. 이것으로 사리를 분별하지 말라고 하면 그건 이성적이 될 수 없다.
그냥 종교라는 것이다.
과연 타블로를 믿는 근거라는건 뭔가? 그가 내미는 성적표, 방송의 변명, 경찰의 조사.
그건 결과적인 것들이다. 우리는 그간 방송과 공권력이 보여준 숱한 거짓들을 이미 알고 있다. 그것들은 권력과 결탁하고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니 타블로 개인을 봐야 한다. 타블로가 그동안 보여준 언행에서 조금이라도 스탠포드 석사다운 모습을 보였다면 사람들이 이토록 집요하게 의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가 방송 및 언론에서 대중에게 해온 숱한 기만들에 대해, 단지 결과적 팩트만으로 면죄부를 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는 의심을 당연히 불러일으키는 언행을 보여왔고, 이에 대한 해명도 책임도 없었다.
인간이 신뢰를 얻는다는 것.
타진요 애들처럼 음모론을 펴거나 할 생각도 없고, 경찰이 내민 팩트를 부정하고 싶지도 않다. 그러나 난 믿지 않는다. 그것은 경찰을 못 믿는것이 아니라 타블로 개인을 안믿기 때문에 경찰역시 믿지 못하게 되는거다.
타블로 의혹을 거두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마 이런 생각일거다.
이 걸 예측했던지 MBC에서는 인지부조화를 들먹이며 정신병으로 몰아갔지만 명백히 틀렸다라고 말해주겠다. 타블로에게 의혹을 가진 사람들, 소위 말하는 타까라는 사람들은 타블로라는 인물을 근 8여년간 지켜본 사람들이다. 그간 타블로가 보인 언행들을 모두 정리해서 종합해본 사람들이고 결과적으로 타블로란 사람은 믿지 못할 사람으로 신뢰를 거두어버렸다. 이 사회에서 사람이 한번잃은 신뢰를 회복하기란 대단히 힘들다.
타블로 자신은 이 점을 알고있는지 모르겠다. 사람들에게 신뢰를 상실케 한 것은 결국 자업자득이다. 방송에 나와서 징징거릴게 아니라 의혹을 제기한 사람들이 원하는 몇몇가지를 모두 공개해버리는게 더 나은 처신이었을거란 거다.
회피할수록 의혹은 짙어지는게 당연한 수순 아니던가.
전망
타블로에게 신뢰를 거둔 사람들은 앞으로 타블로가 말하는 그대로 어떤 증거를 제시해도 결국 믿지 않게 될 것이다.
“솔직히 너 못믿겠다”
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이젠
“네 말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안믿어!”
가 되어버렸다는거다.
고 등학교 수석졸업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그 증거로는 자기 형사진을 제출하고, 대학시절 있지도 않은 여교수랑 사귀었다고 말하고, 자기가 쓴 소설의 구절을 엉뚱하게 해석해버리고 그렇게 친했다는 교수가 정작 못알아보는데, 그런 사람을 어떻게 신뢰하라는 말인가?
타블로를 믿는다는 사람도 그가 거짓말을 해왔다는 건 알 것이다. 그럼에도 믿는다는건 방송과 경찰을 믿는다는 것이지 타블로라는 개인을 믿는다는 건 아닐거다.
어르신들은 종종 말하곤 한다.
“나랏님이 그렇다면 그런게지”
그러나 나랏님의 말씀이 틀렸다고 말하는 부류는 어느시대에나 있었다. 언론, 방송, 권력이 아무리 말해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언론과 권력은 기득권층을 대변하고, 실제로 우리네 역사는 그래왔으니까.
방송은 언제든 대중을 기만할 수 있고,
공권력은 언제든 거짓말을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결국 세상에서 사리를 분별하는건 스스로가 보고 듣고 경험한 관념에 의거한 분별력이다.
물론 이것도 옳다고는 할 수 없다 하더라도.
본인은 그것이 객관성을 가진 최선의 판단이라고 여기는바.
지극히 개인적 판단으로 말하건데
난 타블로를 안 믿는다.
그가 스스로 해온 언행에 대해 책임을 가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그가 하는 말은 언제나 의구심이 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