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2월 31일이었소. 아주 오랫동안 사용하던 폰을 없애고 새번호 새마음으로 2004년을 맞이하기 위해 정든 구폰과의 작별을 고하러 갔었소. 그런데 갑자기 커다란 소리가 들려왔소.
니들은 고객을 봉으로 알어? 고객이 봉이야?
*용팔이 = 용산에서 물건 팔아먹는 인간
어느 20대 후반의 착해보이는 사람이 무척 화가 나있었고 용팔이들에게 비상구로 끌려가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아본 결과 용팔이들이 이 착해보이는 사람에게 엄청 바가지를 씌웠더군요. 그래서 바가지 씌운만큼을 돌려달라는 과정에서 용팔이들의 싸가지가 튀어나온 것이구요. 그 장면을 카메라에 담으려다 용팔이들에게 끌려가서 죽을까봐 차마 담지를 못했습니다.
그리고 폰을 바꾸러 내려갔습니다. 허걱! 2만8천원을 깍아 준다고 하네요. 그래서 냉큼 들어가서 신청서 등등을 썼지요. 그리고 다 쓰고 나니 용팔이놈이 한다는 소리가 선입금을 해야한다며 3만원을 내야하는데 그걸 깍아준 것에서 빼고 8000원을 더 내서 보증보험료를 내라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유토요금제에다가 준서비스까지 가입시키더라구요. 속에서 부글부글... '이 용팔이쉐리가 고객을 봉으로 알다니...'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순간 윗층에서 봤던 그 착해보이는 사람의 얼굴이 떠오르더군요.
싸우지 않고 방법을 달리 했지요. 오자마자 유토해지, 준해지 해버렸지요. 이렇게되면 마찬가지가 되니 그냥 제값주고 샀다고 생각하고 말았지요.
*소보원 = 소비자 보호원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아서 그 대리점을 소보원에 슬쩍 찔러 주었지요. 여러분 용산가서 봉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