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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이 화려한사기극?
게시물ID : history_67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woooodddd
추천 : 6
조회수 : 57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2/12/15 10:52:55

[성한표 칼럼] 5·18 진실 뒤집기
2011-05-20 오후 2:02:54 게재


언론인/전 한겨레 논설주간

누군가가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을 펼 경우 이에 대응하는 방식은 대략 두 가지다. 하나는 무 대응, 곧 무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치를 따져 반박하는 것이다. 이 방식 중 어느 쪽으로 나가느냐를 결정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이치를 따져 반박할 경우 이른바 '논란'이 길어질지도 모르고, 지금은 대응할 필요조차 없는 억지라도, 계속 무 대응으로 나간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사실'의 사촌쯤은 되는 것처럼 잘못 각인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불거진, "31년 전 5·18 당시 광주시민들을 학살한 살인자들은 한국군이 아니라 북한이 파견한 600명의 특수부대 군인이었다."는 일부 보수단체의 황당한 주장이 그렇다. 신문과 방송은 진보, 보수를 가릴 것 없이 대체로 이 주장을 묵살했다. 광주 학살이 당시 광주에 파견된 계엄군에 의해 자행되었다는 것은 객관적인 증거에 의해 확인되었기 때문에 보도할 가치가 없는 주장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은 전통 매체가 아닌, 블로그와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일방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묵살 전략이 아니라 정면 대응을 통해 이와 같은 주장을 굳이 반박해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이들의 주장이 일반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해 6월께였다. 우파 논객인 지만원 씨 등이 북한 특수부대 운운하는 탈북자들의 주장을 인용하여 광주 학살의 '진실 뒤집기'를 시도했다가 고소당해 '5·18 명예훼손'으로 재판에 회부되었는데, 서석구 변호사가 변론에 나섰던 것이다.

"북한군 특수부대가 시민 학살"

서 변호사는 광주 학살이 북한 특수부대의 소행이라는 지 씨 등의 주장을 변호하기 위해 탈북자 단체의 하나인 '자유북한군인연합'이 펴낸 '화려한 사기극의 실체 5·18'이라는 책을 인용했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증언내용은 모두 탈북자들이 북한에서 들은 '전언'일 뿐이고, 증언자 중 5·18 당시 직접 광주를 다녀갔다는 사람은 없다. "광주에 북한군 특수부대가 파견됐다 카더라."는 식의 증언이 전부다. 

이들의 광주 진실 뒤집기는 광주학살이 기록과는 달리, 북한 특수부대의 소행이라는 내용의 청원서를 지난 해 11월 파리의 유네스코 본부에 제출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광주시와 5·18 관련단체들이 추진 중인 '5·18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등재'(5·18 관련기록의 국제적 인증을 위해 필요한 작업)를 무산시키기 위한 작업이다. 하지만 이들의 궁극적 목표는 현대사의 총체적인 재평가에 있다. 

서 씨의 변론에는 '억울하게 살인군대와 살인정권의 누명을 쓴 대한민국의 명예를 되찾아야 한다.'는 대목이 나온다. 이들의 움직임에 대해 야당과 5·18 관련 단체가 발끈한 것은 물론이다. 민주당은 "지난 1988년 광주 학살 청문회 등을 통해 진상이 밝혀진 사실을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정신상태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논평을 냈다. 600명이나 되는 북한 특수부대원이 휴전선을 넘어 광주까지 들키지 않고 잠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전문가의 분석도 나왔다. 

더욱이 잠입한 북한군이 시민들을 살상할 때 계엄군은 어디에 있었으며, 북한군은 계엄군이 광주를 장악했을 때 한 줌 흔적도 남기지 않고 어디로 사라졌는가, 계엄군은 왜 북한군이 아니라 시민들을 붙잡아 감옥에 보냈는가도 설명이 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가장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은 목숨을 걸고 광주에 잠입한 수백 명의 북한군이 왜 계엄군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눴는가 하는 것이다. 

주술 이겨 낼 깨어 있는 지성

일부 탈북자들의 '카더라' 식 증언으로 5·18의 진상이 왜곡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에는 무 대응이 아니라 철저한 논리적 반박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거는 논리가 아니라 이미지로 치른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이치에 맞지 않는 말도 자꾸 들으면 일정한 이미지가 형성된다. 일단 이미지가 만들어지면 어떤 강력한 논리로도 뚫어내기 어려운 벽이 생긴다. 

광주학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주장은 내년에 있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북풍 귀신'을 불러오기 위한 주술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깨어 있는 지성만이 주술을 이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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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naeil.com/News/politics/ViewNews.asp?nnum=606257&sid=E&tid=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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