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랑 연애 중에 여러번 투닥투닥 싸웠는데요
심지어는 얼마 전 같이 여행 간 중에도 여러 차례 싸우고, 저만 홀로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싸워가지고 혼자 온 건 아니고요
남자친구는 거기서 일 보고 와야 해서 저보다 한 달 더 머무르고 다음 주에 돌아오네요. 지금은 저만 혼자 서울이에요.
다툼 많았던 여행 막바지에 남자친구가 너무 차가웠어요. 식은게 느껴지더라고요.
그 상황에서 제가 너무 잘해주면 남친이 윽 부담스럽다 역시 나는 여친을 사랑하지 않는구나 하고 깨달아버릴까봐 무서웠어요.
그래서 저도 그냥저냥 대하고, 남친도 그냥저냥 대했습니다.
저만 서울로 온 이후, 남친이 카톡으로 너도 요즘 느끼지 않았냐, 내 마음이 예전같지 않다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다툰 후에 화해랑 극복이 되는 게 아니고, 단점만 마음에 남는대요.
저는 이겨내 보자고, 서로 마음에 남은 거 솔직히 털어놓고 나서 각자 발전해 보자고 답했습니다.
서로 극복하자는 뉘앙스로 대화가 끝나고 저는 한숨 돌렸다 싶었거든요?
그 후 일주일 동안 서로 출근했네, 운동가네 하고 간단한 대화는 이어갔어요.
가끔은 서로 별명도 부르고, 서로 다정한 모습 보여주려고 노력을 했어요.
그렇게 살얼음판을 걷다가 급기야 어제, 정말로 절 좋아하는 마음이 남아있지 않다는 카톡이 왔네요.
모든 노력이 허사로 돌아갔네요.
이 친구도 홧김에 말한게 아니라, 정말 노력해봤는데 안된 거 같은 느낌입니다.
제가 다시 볼 생각이 없는거지? 하니까 응 제주에 있는 동안 생각 좀 더해보고, 서울 가면 얼굴 보고 이야기하자 라고 합니다.
이미 다시 볼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응 이라고 했으면서, 도대체 무슨 생각을 더 해본다는 걸까요? 이미 마음도 없는데...
이별 조언들을 보니까 이별을 빨리 인정하라고들 많이 하더라고요. 희망 가지지 말고 받아들이라고
그런데 저는 지금 인정을 못 하겠어요. 남친을 아직 한번 더 볼 기회가 남았잖아요...그리고 그 생각해본다는 말에 자꾸 매달리게 되네요.
남친은 혹시 말만 나중에 보자 하고 서울 온 이후로 영영 연락 안 하는 건 아닐까요?
만나게 되면 다툰 이유들에 대해 제가 반성한 걸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뭘 느꼈고,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 건지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건 하나도 무섭지가 않은데
그날 남친의 눈빛을 봐야 하는 게 무섭습니다
남친은 사실 저번 대화 때부터 이미 헤어졌다고 생각하는데 저만 내가 잘 잡아보면 돌아올거야 하고 착각하는 건 아닐까 그것도 무섭고요
이미 좋아하지도 않는 여자가,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하면 남자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흔들릴까요?
팩폭도 감사히 듣겠으니 소중한 의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