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전도사'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17일 "대국민사기극이라든지, 무리하게 추진된 건 원점으로 돌리라든지, 과연 정부나 청와대가 내놓아야 할 논평인지, 정치적 코멘트인지 의심할 정도"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정면 비판하고 나서 파장을 예고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청와대에서 나오는 논평을 보면 저도 당의 원내대표도 해보고 다 해봤지만 정말 감당이 안될 정도"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의 발언은 박 대통령의 "무리하게 추진돼서 국민 혈세가 들어간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15일 발언과,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의 "사실이라면 국민을 속인 것이고 국가에 엄청난 손해를 입힌 큰 일"이라는 10일 발언을 정조준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더 나아가 "청와대는 국정을 안정시키고 국민통합을 하고 갈등을 해소해야 하는데 논란의 중심에 청와대가 서면 되겠나"라며 "여당이 청와대가 제시하는대로 설거지나 하고 뒤따라 다니고, 싸움을 대신하고, 싸움은 청와대가 벌려놓고 여당은 야당하고 맞붙어 싸워야 하고, 이렇게 하면 안된다. 청와대는 말을 가려서 해야 되고 말을 아껴야 한다"고 청와대를 융단폭격하기도 했다.
그는 감사원의 4대강 감사결과에 대해서도 "감사원은 정치적 감사를 하면 안된다. 주문감사를 하면 안된다. 감사원이 맞춤형 감사를 하면 되겠나?"라며 "그것도 전 정권에 대해, 전 정권의 국책사업에 대해 몇 차례나 바꿔서 감사결과를 내놓는다면 현재 우리정권이 끝나고 다음 정권이 또 들어서면 우리 정권이 한 일들을 또 맞춤형 감사 할 것 아니겠나?"라고 비난했다. 4대강사업은 잘된 사업이라던 MB정권시절 감사 발표가 옳은 것이고, 박근혜 정권 출범 전후에 나온 감사는 정치적 감사라는 주장인 셈.
그는 또 "감사현황과 다르면 현장에 가봐야지. 보가 잘못됐는지, 4대강 때문에 홍수나 수재가 나서 국가예산이 더 들었는지, 아니면 4대강 때문에 수재가 없어졌는지 뭘 봐야죠. 보통 사람일수록 지혜가 높을수록 현장에서 멀지않다. 답은 언제나 현장에 있다"며 우회적으로 4대강사업을 감싼 뒤, "그런데 그렇게 해보지도 않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깊숙이 개입한다고 하는 거는 여권 전반에 걸쳐 매우 큰 부담을 갖다 준다. 감사원장의 자진사퇴도 정권의 안정을 위해서 불가피하다고 본다"고 양건 감사원장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밖에 그는 국정원의 대화록 공개에 대해서도 "국정원이 남북대화록만 국회에 던지지 않았어도 여당이 슬기롭게 문제를 풀어가려 했는데 그때부터 이게 꼬인 것"이라며 "이 정치적 혼란과 원인을 제거하려면 국정원장의 자진사퇴가 불가피하다"며 남재준 국정원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그는 또한 "야당은 틈만 나면 청와대를 걸고 넘어지는 거고 여당을 걸고 넘어지는 것이다. 우리도 지난 10년 야당을 할 때 그러지 않았나? 저 스스로도 빌미만 잡으면 김대중 정권, 노무현 정권, 대통령 걸고 넘어가고 이러지 않았나? 야당은 그렇다"며 "여당이 거기 대응을 하면 청와대가 말려야죠. 필요하면 청와대가 여야 원내대표를 초청해서 조찬도 하고 하면서 이러니까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국정을 풀어갈 생각을 해야지 어떻게 정쟁 전면에 청와대가 나서나?"라고 박 대통령의 정무능력 부재를 비난하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감사원 감사발표후 전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박근혜 정부에 강한 불만을 토로한 데 이어 친이계 좌장이자 4대강 전도사인 이재오 의원이 박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난하고 나서면서, 신구정권 갈등은 폭발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양상이다.
친이 친박이 싸우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