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점점더워져서 무더웠던 군생활이 생각나서 무더웠던 곳에 파병갔던 기억이 새록새록나서 몇자적어봄. 우리말에 능통한 현지인이라해서 정식으로 우리말을 교육받은 사람들이 아님. 그냥 낮선 이방인들이 자기네 동네에 몇백명씩와서 아침마다 노래부르고 뭐하는것도 없어보이는데 존나큰 트럭이랑 건설장비들 왔다갔다하는게 신기해서 항상 위병소랑 주둔지주변에는 현지인들이 득실득실. 주로 동네 꼬마들이 존나많았음.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마침 내가 파병갔을때가 부대전개 햇수로 3년차였고 항상 위병소 앞에 주둔하던 세명의 동네 아이들이있었음. 이름은 서태지, 톰, 한명은 기억이안남. 서태지는 이름을 현지어로 읽었을때 발음이 서태지랑 비슷해서 우리가 서태지라 불렀음. 얘는 큰 특기는 없었고 3인방중 대장인 톰과 항상 거의 붙어다녔었음. 서태지의 주특기는 어눌한 한국노래부르기. 주둔지앞에 공사할일이있어서 삽질신나게하다가 담배한대 피고있으면 어디선가 나타나는 서태지. '야 x번'이라고 말하면 걸그룹노래를 불러줌. 한마디로 이놈 머리속에 한국걸그룹노래가 트랙별로 담겨있음. 내기억엔 당시 1번이 최신곡이였던 나혼자였고 나는 개인적으로 아이유를 좋아해서 맨날 6번트랙을 주문했음.
진짜 대박은 톰임. 톰은 2012년 당시 16살?이였던걸로 기억함. 부대앞이 난민촌이여서 보통 부대앞 현지인들은 가난하고 불쌍한사람들임. 근데 톰은 부대뒤쪽 마을에 살고있고 부모가 의사 변호사여서 집에 인터넷도 되고 암튼 나름 괜찮은 환경의 집의 아이였음. 우리가 과자라도 주면 집에 더 맛있는거있다고 너나먹으라고 하던애였음ㅋㅋ 그리고 영어 불어 스페인어 현지어가 가능했으며 가끔 필여할땐 검마 불러서 통역시키고했음 ㅋㅋ
하루는 본인이 위병소 주변에서 작업을 하던중이였음. 근데 갑자기 "야"라고하는 소리를 들었음. 난그때 후임이랑 작업중이였고 위병근무를서는 해병과는 친하지 않아서 나를 야라고 부를사람은 없었음. 근데 어디선가 빨간색 해병대반바지를 입은 흑꼬마 하나가 어슬렁어슬렁 걸어옴. "야 새끼야" 그 흑꼬마입에서 나오는 반도의 언어. 완전신기방기. 난 당시 육군 상병이였으므로 자신감충만상태라 당황하지않고 "왜?"라고하였고 흑꼬마 왈 "너 공병대야 작지대(작전지원대)야?" ㅋㅋㅋㅋ완전어이없었음. 한국말잘하는 현지인이있다길래 흑형일줄알았는데 흑꼬마임. 그것도 녹색반팔에 빨간색해병대반바지를 입고 등장하다니.. 그게 나와 톰의 첫만남. 멘붕이 심각하게왔었지만 흑꼬마한테 기죽지않기위해 한마디함. "나 해병대인데?" "Don't lie to me. 너 이름 빨간색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여기서 나랑 내 후임은 존나 빵터짐. 알고보니 이새끼는 우리부대가 처음 주둔할때부터 어슬렁거리며 경계근무서는 해병들이랑 맨날 이야기하다가 친해지고 자연스래 우리말을 배우게됨. 톰의 말에 의하면 집에서 youtube로 한글공부한다고함. 심지어 해병기수도있음ㅋㅋ 우리보다 먼저있던 해병이 자기랑 친구먹자고하고 본인기수인 112x기의 명예해병이였음. 어쨌든 군인들한테 우리말을 배우다보니 욕, 다나까, 반말에는 엊그제 전입온 이등병보다 더 능통했음.
암튼 나는 6개월 파병기간동안 이 친구를 십분 활용했고 주로 부대내에서 구할 수 없는 물건을 이 친구를 통해서 구했었고 나는 나름 우리중대에 만물상이되었었음. 근데 일이 커져 간부한테 들킬뻔하면서 톰과 한달정도 소원하게 지내다가 귀국전 기념품 좀 사겠다고 다시 친해져서 이래저래 관계쌓고 간부한테 부탁해서 사진을 같이찍었는데 파병부대 관물대에 놓고 한국왔음ㅋㅋ 카메라가없어서 어찌보면 그게 유일한 파병시절사진이였는데ㅠㅠ 아쉬움
쓰고나니까 재미없네요 후.. 첫글이니까 재미없어도 이해해줄거라믿음. 다른 에피소드가 많은데 다른 글들도 적어봤자 재미없을거같음ㅋ공부나해야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