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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때문에 환장......
게시물ID : wedlock_41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고양이똥꼬
추천 : 52
조회수 : 6418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6/08/25 11: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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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던 홧병이 생겨서 가슴속에 돌덩어리가 왔다갔다 하여 멘탈이 사라졌으므로 음슴체.
 
우리 시어머니.....좋은 분이라고 믿고 싶음. 자기최면하며 살아왔음.
 
좋게 말하면 순박한 시골분임. 우리네가 잊고 사는 시골의 정(...)을 몸소 실천하시는 분임.
 
당신은 도시에 거주하시니 시골사람이라고 하면 화내시겠지만,
 
그냥 딱 보면 미디어에 나오는 환상속의 시골양반임.
 
나쁘게 말하면.....민폐덩어리임.
 
이 말을 하면 된다 안된다 하는 생각이 음슴. 이 행동을 하면 상대방이 어떻게 느끼겠다 하는것도 음슴.
 
내가 괜찮으니 온세상이 괜찮은거임. 대략 환장파티......
 
 
최근 건강검진에서 우리 신랑에게 암이 있었다는 사실이 발견됨.
 
갑상선암이라 불행중 다행이라고 셀프위로 열심히 하고 있음.
 
검사결과를 받아들고 양가에 전화를 돌렸을 때,
 
우리 친정엄마는 괜찮다고 빨리 찾아 다행이라고 겁먹지 말라고 우리를 열심히 안심시키셨고
 
우리 친정아빠는 어째서 그 착한 사람에게 그런 불행이 닥쳤냐며 안타까움에 겨워 우셨음(......).
 
그리고 시어머니는.......당신이 절에 다니시는데 니들이 성당 나가니까 그런거라고 소리지르셨음.
 
한집안에 종교가 두개인데 니들에게 좋은일이 생길리가 있겠냐며 악담을 퍼부으셨음.
 
그걸 내가 아니라 환자 당사자에게.
 
더 웃긴건 난 옆에서 다 듣고 있었는데, 다음날 아침일찍 나에게 따로 전화를 하셔서는 울면서 하소연함.
 
니네 종교때문에 그런거라고.
 
더 더 웃긴건 '한 집안에 종교가 둘이면 안된다' 고 주장하시면서 본인이 바꿀 생각은 하나도 음슴.
 
어쩐지 성당 나간게 내탓이 되는 분위기.
 
어.....내가 신랑 따라 나간거임. ㅋㅋㅋㅋㅋㅋㅋ
 
 
여기서 끝나면 자식이 아프다니 이성 잃은 어미의 모습이라고 이해할 수 있음.
 
나 이해심 바다같음. 우리집안에서 날 도사님이라고 함. (직업 탓도 있겠지만......)
 
 
수술 전날 오후에 입원이니 천천히 오시라고 했음.
 
그랬다고 서울역에 밤 11시 반에 도착하는 기차를 예매하심.
 
우리가 있을 병원이 면회환자 통제가 좀 엄격함. 밤 9시 넘으면 병동에 못들어감.
 
그래도 괜찮다......아니 대체 뭐가 괜찮은지 모르겠음.
 
주무실 곳도 마땅치 않으니, 기차표도 새로 예매하는 김에 병원 근처 호텔을 2박 예약함.
 
또 소리지름. 나 아니고 환자 본인에게.
 
모텔가서 자도 되는데 돈을 그리 쓰냐고 제정신이냐 미쳤냐 그래서 언제 돈을 모으냐 버럭버럭.
 
2박에 5천원 차이 남. 5천원 때문에 우리신랑 수술 일주일 앞두고 엄마한테 욕퍼마심.
 
 
병실도 6인실 쓰라고 강요하심. 일단 6인실이 나올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럴 생각이 음슴.
 
잠자리 엄청 예민한 사람임. 잠귀 드럽게 밝음.
 
어차피 입원기간이 몇달인것도 아니고, 길어야 일주일 아니면 4박 5일 이라는데 거기에 돈 아끼고 싶지 않았음.
 
스트레스가 회복에 큰 영향을 끼친다길래, 가급적 편하게 해주고 싶음.
 
그거가지고 또 소리지름. 일주일 사이에 전화로 세번 싸움. 당신 아들이랑 -_-;;;
 
보험금 나오면 그걸 아껴서 집 살 생각은 안하고 돈 쓰고싶어서 환장을 했다고 버럭버럭.
 
갑상선암이라 보험금 얼마 나오지도 않음. 그걸로 서울에서 집 사려면 암 20번은 걸려야 할 판.
 
내가 아무리 없이 살아도 서방이 아파서 치료하라고 나온 돈을 아껴서 살림에 보탤 생각은 음슴.
 
무조건 좋다는 음식, 편한 회복환경, 회복에 좋은 운동 등등에 올인할거임.
 
나한테는 그래라 그래라 니가 애써라 해놓고서 환자 본인한테 저난리임.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노력했음.
 
자식이 아픈 엄마 마음이 나보다 더 아플거라고, 내가 이렇게나 아프니 저사람은 더 아플거라고 스스로 위안했음.
 
그래도 이건 아님.
 
며느리는 남의 딸이니 불편하고 아들은 내새끼이니 편해서 막말이 나온다고 해도,
 
이번 일에 대해서만큼은 그러면 안되는거임.
 
갑상선암이 가볍다고 해도 암임. 진행이 상당히 이루어졌음. 장기 하나를 드러내는 수술임.
 
아니 애초에, 아무리 요즘 기술이 좋아져서 별일 없다고 해도 전신마취 자체가 목숨걸고 하는거라고 생각함.
 
내가 가슴이 꽉 꽉 막히고 목이 조이는 기분이 드는데, 본인은 얼마나 무섭겠음.
 
겁쟁이임. 아픈거 못참음. 엄살 흘러넘침.
 
몸에 칼대는게 나였으면 이렇게 안무서웠을거 같음. 난 독함. 아픈거 잘 참음. 애초에 통증 자체에도 둔함.
 
왜 내가 아니라 그사람인지 매일매일 내가 뭘 잘못했나, 내가 누구한테 못되게 굴어서 저사람이 대신 벌받는건가.
 
그런 생각 하면서도 우리 겁쟁이 앞에서는 웃고 바보짓 함. 그것만으로도 나는 벅참.
 
근데 엄마라는 사람이 수술방 들어갈 아들 맘을 이틀에 한벌꼴로 뒤집음.
 
그래서 없던 홧병이 생김.
 
 
 
쓰다보니 나갈 시간이 되어서......급 마무리.
 
그냥 하소연 글입니다. 같이 욕은 안해주셔도 괜찮습니다. 읽어주신걸로 감사드립니다.
 
다만 '그래도 부모이니 니가 이해해라' 라는 말은 좀 참아주세요.
 
지금 저는 이해가 아니라 용서가 안되고 있거든요.
 
길고 기분나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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