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무한히 존재할 것만 같은 시간은 결국 꾸준히 도는 국방부 시계와 울어대는 닭모가지를 막지 못했고 나에게 말년이라는 이름을 부여함으로써 이제 그 숙명을 다 해가고 있다. 내게 남은 마지막 호칭 '민간인' 과거이자 이제는 미래가 되어버린 그 이름에 내가 이토록 동경을 보내리라고는 아마 무릎팍도사도 몰랐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제 나는 다시 학교로 돌아간다. 그리 많지 않은 만류와 같이 게임이나 하자는 친구의 악마의 유혹에도 (커피같은새끼)나는 '휴학을 한다면 너는 뭔일을 해도 말짱 꽝이고 후회한다.'라는 선 예비역님들의 진리같은 말씀을 따라 학교에 간다.
기억하는가? 쩐의 전쟁이라는 드라마를. 나는 쩐의전쟁에서 F4의 신화 꽃보다 남자까지(중간중간 태왕사신기, 뉴하트등등)의 기간을 이겨냈으며 개콘 400회에서 500회까지의 숭고한 시간들을 100일휴가 기다리는 이등병의 심정으로 가슴에 새겼다. 에픽하이의 fan(그 발랄하게 뛰던 두다리들)에서 카라의 허니까지. 내가 휴가 나가서 봤던 트랜스포머가 Tv정규방송에 편성될때까지. 내 후배가 나보다 높은 학년을 찍고, 와우는 확장팩이 나왔고, 집앞에 롯데마트가 생겼다. 그동안 내가 한일이라고는 먹고, 자고 근무 나갔다가, 작업하고 훈련하고, 다시 먹고, 자고 근무나갔다가 작업하고, 훈련하고 햄스터랑 다른게 없구나...어쩌지...
글이 잠시 샜다. 어쨋든 이제 나는 학교에 간다. 근데 이게 참 생각하니 겁이 난다. 가뜩이나 이번 년도에 복학하는 사람은 없고, 분명 아는 사람도 얼마 없을테고 수업은 점심시간이 껴있고. 같이 밥먹을 사람이 당장 없다는 것도 큰일이다. 참 외롭고 슬프고 서럽고 적응 안되는 시간이 분명 기다리겠지. 혼자 밥먹지 말라 는 책도 있던데... 나는 왜 이런 걱정을.....Any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