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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사진이야기 (스압)
게시물ID : deca_416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빡쳤냥?
추천 : 14
조회수 : 463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5/05/21 03:5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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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28살 청년입니다. 요즘 스르륵아재분들이 넘어 오시면서 디카게가 활성화 되고 볼거리가 많아 즐겁네요.
아재들의 사진에 비하면 형편없고 보잘것 없는 사진이지만, 함께 공유 하고 싶어 오랜만에 디카게에 글을 남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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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작업실의 꽃이 시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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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사진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이에요.
저널리즘사진 흔히말하는 다큐멘터리 사진을 전공 하고 있습니다.

25살.

조금 늦은 나이에 학교에 다시 입학하면서 
주변의 수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 보겠노라 결심했습니다.


"그거 하면 뭐하는데? 사진관 차릴거냐?"

라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어가며, 
어려운가정형편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이기적이게도  그렇게 사진을 시작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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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을 다시 키워가는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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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들어올때 그때 당시 100만원 가량 했었던 5D를 아르바이트를 해서 구입해 입시를 준비하고
학교에 입학 해 2년동안 
셔터박스를 두번 미러박스를 한번 센서 로우패스 필터를 한번 메인보드를 한번 교체를 해야 할 정도로 열심히 촬영을 했던것 같아요.

차라리 카메라를 바꾸는게 낫지 않냐 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럴형편이 되질 못했어요. 당장 200만원을 준비 할 수가 없어 망가질때마다 아르바이트를 해 수리를 하며 촬영을 했던것 같네요.


장학금을 받아가며 학교를 다니고
내가 가진 사진이라는 기능을 가지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을 해 나가면서 월세를 내고 용돈을 쓰며 생활 해 왔습니다.

어떻게 보면 불공평한 일 처럼 보이지만,
다른친구들이 한달을 편의점이나 음식점에서 6시간 이상씩 일을 해 가며 벌 수 있는 돈을 
1주일 가량 열심히 촬영일을 하면 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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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마음이 차분해 지는 장소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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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이 된 지금 
지난 3년을 생각 해 보면, 

너무 돈돈돈 하면서 살아 왔던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는게 사실입니다.
나이가 조금 더 먹었어도, 
아직 대학생일때 즐길 수 있는 일들이 더 많있었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는건 어쩔 수 없나봐요.

늦은나이에, 어려운 가정형편에 이기적으로 시작한 일이기에 
스스로 감당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아르바이트를 하는데에 열중했고,
장학금을 한푼이라도 더 받기 위해 학과 조수학생에 자원해 출력업무를 담당했습니다.

다른친구들은 술마시고 놀고 즐기는데 


왜 나만 이라는 생각에 빠져 우울증을 앓기도 했습니다.

지금생각해보면 이것 또한 배부른 소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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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3일간의 촬영은 많은 변화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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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대다수의 다른 친구들처럼 광고 사진을 하고 싶어 학교에 입학했어요.
잡지에 내 사진을 싣고 화려한 곳에서 주목 받을 수 있을거라 생각 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현실로 다가오는 
그곳의 현실적인 모습에 좌절을 했고.
방황을 했으며,


어느순간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나만의 시선으로 담아내는 사진들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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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만, 완벽하지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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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내는것을 좋아하지만, 
아직까지도 
사람들에게 카메라를 가지고 다가가는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촬영을하는것은 총을 쏘는것과 같은
shooting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것 처럼

카메라는, 사진이라는 매체는 그만큼 폭력적인 매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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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을 하며 보는 풍경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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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현실적인부분과 이상사이에서 갈등을 하고 있을 때.



현실을 보게 됩니다.


어시스던트
1달
출근시간 오전10시
퇴근시간 없음
주말출근





월급 70만원





내 나이 스물 여덟
결혼을 약속한 10년된 여자친구가 있으며
3년안에 결혼을 생각중

그런데 뭐?

7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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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접은지는 오래다. 
다만, 이제는 오기가 생겨 포기 하고 싶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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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꿈을 가지고 달려왔던 사람과 이야기하는 도중 
어느덧 이상보다 현실을 더 바라봐야 하는 나이가 된 우리가 불쌍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먹고 살기도 바뻐 죽겠는데 이상이 다 뭐야.
사진으로 먹고 사는걸로 만족해야지.

어느덧 서른을 코앞에 둔 형이
언제나 이상을 바라보며 함께 꿈을 키워나가던 형이
일년 먼저 현실에 발을 딛은 그 형이 하는 말에 마음이 무거워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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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타고 다니며 놓쳤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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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다니며 몇번이고 
포기 해야되는건 아닐까?
1년이라도 쉬면서 돈을 모아놓고 복학하는게 맞지 않을까?

수도없이 고민하고 좌절 했던것 같아요.

닥치는대로 일을 늘렸고
그 스케줄을 감당하기 위해 모아놓은 돈을 가지고 차를 사고 
개인적인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제품, 웨딩, 베이비, 행사(세미나, 워크숍등), 출력, 리터칭, 멀티미디어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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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하고 싶은걸 하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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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웃기는건. 
아직은 젊으니까, 하고 싶은 일을 하자라는 결정을 내려버렸습니다.

다른 친구들처럼

잡지사의 기자가 되고, 신문사 기자가 되고, 갤러리에 들어가 큐레이팅을 하는것도 좋지만

조금은 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자
내가 할 수 있는 일들로 좀더 의미 있는 일을 하자

라는 결정을 내리고 

좋은 사람들과 좋은, 나름의 의미있는 일들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내가 사진을 시작 한 이유를 생각해 보니
평범하게 사는 것 보다 

보다 더 즐겁게 살기 위해 사진을 시작 했던 것이었기 떄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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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의 영령들이여.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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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존경하는 교수님과 함꼐 매년 5월이면 518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시절의 필름들을 마주하며 
그 시절의 아픔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가 살아보지 않았던 그때
말로만 들었던 그때의 모습들이

이상하게도 생생하게 눈 앞에 펼쳐지며 
마음 한켠이 무거워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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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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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5월엔 이분들과 함께 했습니다.
세계각국에서 인권을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분들.

말이 통하진 않지만

어느순간 눈빛으로 소통하게 되고 
안되는 영어를 해가며 

그들의 모습들을 담아 냈습니다.


전혀 관계 없는 외국인들이 
광주의 5월에 관심을 가져주고, 함께 아파 해 주는 모습에 
행복해 집니다.




마지막 가던날 그들을 위해 만들어 주었던 슬라이드 쇼를 보고 
환하게 웃으며 엄지를 척하고 내밀던 그들의 모습에 뿌듯함을 느끼게 됩니다.






아직까진 돈이 되는 일 보다
조금더 의미 있는 일을 하자


그러면 우리가 하는 일들이 조금 더 즐거워 질 수 있지 않겠냐?


교수님께서 해주신 이 한마디 말에
조금 더 행복한 사진가가 되어 갑니다.







모든 사진은 iphone으로 촬영 후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으로 수정 한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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