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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 대해 엄마와 나눴던 소소한 이야기
게시물ID : freeboard_6426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헤이그특사
추천 : 0
조회수 : 15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2/17 00:27:42

저희 어머니는 연세가 있으시고 선거때마다 누구에게 질세라 아침 일찍 투표를 하시곤,

제가 투표하러 갈 때까지 어여 투표하라고 재촉을 하시는 분이신데여


며칠 전 엄마께 이번에 누구 뽑을거냐고 넌지시 여쭤봤습니다. 

대답이 없으시길래, 아직 마음을 못 정하신 것 같아서

시간 날 때마다 옆에 찰싹 달라 붙어서 제가 지지하는 후보를 강력히 추천했죠 ㅋㅋ

끈덕지게 붙어서 재잘재잘 대는데 그저 투표를 하지 않겠다.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한 3일을 그렇게 얘기를 하다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너무 과하다 싶어서

엄마 이제 귀찮게 안 할께, 엄마 뜻대로 해~ 그렇게 말씀을 드렸죠.


그리고 한 이틀 뒤에 나란히 앉아서 뉴스를 보는데 엄마가 먼저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우리나라 정치는 부패가 너무 심해서 단 한 번도 조용한 때가 없더라,

국민들이 잘 하라고 뽑아놨는데 제 욕심 챙기기 바쁘고 서민들은 뒷전이더라

마침 안철수 나왔기에 정치에 찌들지 않은 사람이라 기대를 많이 했고

믿고 투표를 하려고 마음을 정하셨는데

후보사퇴 후에 허탈감에 이번엔 투표를 포기하려고 하셨다는 겁니다.


엄마가 말씀하시는 순간 제 생각과 감정은 잠시 제쳐두고 계속 들어드리며

최대한 엄마를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음 그러셨구나~, 엄마 나도 그렇게 생각해, 엄마 말도 틀린것 같지 않아, 이렇게 호응만 해드리며, 

그렇게 얼마간 엄마의 말을 듣기만 했죠.

사실 엄마는 인터넷도 안 하시고 깨알만한 글씨를 읽으시기 힘드신 이유로 신문도 안 보시기에

마냥 엄마는 지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시는 분으로 치부해 버렸던

제가 오히려 미안해 지더라구요. 엄마는 나름의 답답함이 있었는데 말이죠.


그런 엄마가 오늘 오셔서 투표를 하겠다고 하십니다.

이제 엄마까지 네 식구가 모두 투표장에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왠지 뿌듯하고 홀가분한 마음이 드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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