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마이사는 아닌 거 같습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인가, 어떤 영화에서 수사관이 한 말이 기억나네요. 증거가 너무 많은 현장은 그 당사자가 범인이라기 보다는 그를 모함하기 위한 누군가의 음모라고요. 더구나 마이사가 피해자를 죽이려고 음료에 독을 탔다면 그것을 마시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그냥 따주고 나왔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라면 일단 그것만으로도 마이사가 건넨 음료수는 혐의를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김비서의 커피도 마찬가지인데요, 커피에 독극물을 넣었다면 굳이 김비서가 커피를 자신이 타서 갔다줬다고 말할 리가 없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너무 강력한 용의선상에 오르게 되니까요. 커피는 모르는 일이다. 피해자가 타서 먹었는지 어쨌는지 모르겠다고 거짓말을 하는 편이 나을 거라고 봅니다.
스프링쿨러 말인데. 누군가가 향균스프레이와 라이터를 이용해 화재경보를 울린 건 맞는 거 같습니다. 근데 그게 범행현장을 훼손하기 위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이팀장에게 원한(?)을 가지고 있는 누군가가 프로젝트를 방해하기 위해, 즉 컴퓨터를 망가뜨리기 위해 스프링쿨러를 작동시켰고 그건 살인사건과 관련이 없을 수도 있는 일종의 트릭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다고 본다면 아마 이미 본인의 프로젝트를 가로채인적 있는 윤사원이 스프링쿨러를 작동시켰을 확률이 가장 크겠죠. 같은 부서에 있으니 출장스케쥴 같은 내용을 잘 알고 있었을 테고요. 비서였던 김비서 역시 마찬가집니다. 치정에 얽힌 원한으로 골탕을 먹이고 싶었다, 정도는 충분히 예상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것과 관련해 생각해보면 어쩌면 이팀장의 사인은 독극물 같은 게 아니라 감전사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듭니다. 스프링쿨러가 터졌고, 물이 쏟아지자 컴퓨터의 자료를 보관하려다 감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요. 과실치사인 거죠. 이게 가능하다면 윤사원과 김비서는 가장 강력한 용의자입니다.
글을 쓰다 생각해보니 스프링쿨러가 작동돼서 바닥이 다 흥건하게 젖었는데 어째서 컴퓨터가 멀쩡하게 구동되었는가 하는 것도 좀 이상하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