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10 20:54:12추천 1
1. 우선 바이블은 무슨 문제집인지 잘 모르겠네요. 나머지 세 권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정석과 개념원리는 둘 다 비슷한 목적의 개념서이니 묶어서 말씀드릴게요.
정석과 개념원리는 한 마디로 처음 수학공부를 시작하는 학생들을 위한 자습서죠.
다시 말해 내용을 알고 있다면, 굳이 다시 보실 필요 없는 책입니다.
문제라면 쎈에 못 풀 정도로 많이 있고요.
그냥 옆에 두고 계시다가 '이 단원 내용은 내가 제대로 잘 모르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드신다면,
그 부분만 다시 찾아보도록 하십시오.
옆에 붙어 있는 연습문제나 유제들은 그런 식으로 개념이 흔들려서 찾아왔을 때,
실제로 풀어보고 다시 다잡으라는 의미로 붙어 있는 문제들이니,
되짚어 볼 때는 꼭 문제도 함께 풀어서 감을 다시 찾으시고요.
틀렸던 문제 너무 많죠..; 양이 방대해서 복습할 엄두 안 난다고 하신 것도 이해가 갑니다.
그럼 정석, 개념원리 오답 체크는 그냥 하지 마시고, 쎈 복습만 하겠다고 생각하시고 그 한 권만 잡으세요 ㅡㅡ
어차피 틀리는 문제는 이 문제집, 저 문제집 비슷합니다.
정 맘에 걸리시면 개념원리 단원 마지막에 있는 문제 정도만 더 짚어 보시든지요.
딱 2주 남았다고 하셨죠?
쎈만 잡고 틀렸던 문제 한 단원씩 다시 풀어치우세요.
틀린 문제 다시 풀다 보면, 틀린 문제 또 틀리거나 아예 감이 안 잡혀서 해답 뒤적이는 일 생기겠죠?
그러다 보면 어떤 부분은 잊어먹었는지 감이 옵니다.
그럼 그 부분에 대해서 개념원리 다시 찾아 보는 겁니다.
다시 찾아 보고, 공부하고, 다시 문제 풀어 보세요.
양이 많은 단원과 적은 단원 차이 있기 때문에 지수/로그, 행렬에서 속도 내 주시고,
수열과 순열/조합에서 좀 버벅거리는 거 감안하면, 빡빡하게 2주 안에 끝이 날 겁니다.
2. 과외샘에게 질문 방식에 대한 부분 말씀드릴게요.
해답보다가 이해 안 가는 '과정'에 대해서만 질문하라고 한 것은
과외선생님 산수 공부 시킬 필요 없는 이상, 과외선생님이 1에서 100까지 줄줄 읊어가면서 문제를 푸는 것보다
'선생님, 이 줄에서 왜 갑자기 S가 없어지고 이상한 공식이 들어왔는지 이해가 안 가요~'
'아~ 여기에서 S는 등비수열 합이니까, r이 0.1이고, a가 3이라 이러쿵저러쿵 이런 공식이 들어간 거야~'
이렇게 모르는 것만 해결하는 것이 짧은 과외시간에 많은 질문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문제 푸는 발상 자체에 확신을 하지 못하고 계신 것 같은데, 해답지를 봐도 확신이 안 가신다면,
그런 경우에는 당연히 과외선생님한테 문제 자체에 대해 질문을 해야죠~
선생님이 풀면서 하는 소리 들어 보면, '뭐야~ 내가 푼 거랑 비슷하잖아~?'하는 생각이 들 겁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질문하고 싶은 방식이 바뀌겠죠?
어차피 비싼 돈 주고 선생님 모셔다 배우는 거니, 글쓴이가 가장 안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배우시면 됩니다.
3. 확통 인강에 대해서 말씀드릴게요.
과외 + 인강으로 시간 소비가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부족한 부분은 좀더 시간을 들여서라도 보강해야 합니다.
문제는 그 인강이 효과가 있느냐 하는 것인데..
문제풀이 강의는 절대적으로 미리 문제를 풀어 봤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의고사유형이라면 객관식이고 확률은 쪼꼼 노가다하면 감이 잡히는 것도 있기 때문에,
인강 듣기 전에 조금 더 궁리를 해 보세요, 어떻게 해야 할 지.
나름대로 식 세워서 풀어 보시고, 헤매 보십시오.
헤매 볼 때는 아무렇게나 낙서하듯 이면지 활용하다가 버리지 마시고, 연습장 준비해서 논리정연하게 헤매시기 바랍니다.
식만 써 놓아서는 나중에 알아보기가 힘들 것 같으면, 생각하는 내용을 간단히 메모를 해 두셔도 좋습니다.
예를 들면 마지막 문제에 대해서,
[헤매기]
'세개 곱이 짝수일 때'가 하나고, '세눈의 합이 홀수'가 또 하나면 조건부 확률?
p(a│b)=p(a교b)/p(b)....?
세개 곱이 짝수면, 하나 이상 짝수 들어감?
그면 아예 짝수 하나도 없는 거 빼는 게 낫지 않나?
짝수 하나도 없으면, 1/2 *1/2 * 1/2?
1-1/8=7/8?
그럼 그게 p(b)라 치고..
....
...
...
[헤매기] 라고 표시한 부분의 각종 혼잣말들은 기억하셔도 좋고, 간단히 써두셔도 좋습니다.
어쨌든 어떻게 생각했는지 꼭 미리 흔적을 남겨두세요.
그리고 인강 들으면서 어디를 어떻게 생각을 잘못했는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흔적을 남겨두라는 이유 : 사실 확률/통계라는 부분이 처음 배울 때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에, 자기가 생각한 방향 어디다 적어두지 않고, 해답을 와르르 들어버리면, 예전에 어떤 식으로 생각했는지 기억도 안 납니다.
꼭 적어두시고, 인강 들어보시고, 헤맸던 거 반성도 해 보시고,
어디까지 맞았는지, 어디에서 결정적으로 잘못 생각했는지,
처음에 생각했던 방향으로 쭉 밀고 갔을 때 약간 돌지만 답을 낼 수 있는 방법인지, 아님 아예 틀려먹은 방법인지
(이거 생각하는 건 첨엔 좀 힘들기 때문에, 과외 선생님과 같이 생각해 봐도 좋겠지요.)
메모해 놓은 거 보면서 다시금 공부하십시오.
과외가 진도를 나가고 있다는 말은 2학기에 배울 통계 부분을 배우고 있다는 얘긴가요?
여러 개 같이 하기 번거로우시겠지만, 어차피 복습 일주일에 해치우고, 인강 3일 안에 해치우고, 과외 3일에 몰아서 해 버리고 개학! 이런 스케줄이 불가능한 이상 계획 잘 짜서 복습+인강+과외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시길 바랍니다.
4. 어제의 tip에 이어 오늘 두 가지만 추가로 말씀드릴게요.
뭐 이거 적다보니 계속 생각이 나네요.
tip1. 문제 푼 흔적은 꼭 논리정연하게(적어도 앞뒤는 알아볼 수 있게, 정갈한 글씨로) 남겨두세요.
이건 우선 혼자 해답 분석할 때 비교도 되고요(거듭 말씀드리지만, 한 번 해답지에서 공자님 말씀을 쫘라락 들어 버리면, 예전에 어떻게 잘못 생각하고 있었는지, 안 적어 두면 기억도 안 납니다.)
질문과외할 때는 정말 필수입니다!
가끔 질문과외하면서, 풀어놓은 흔적없이 덜렁 틀린 문제만 들고 오면 정말 대책이 없어요.
물론 저도 도와주려고 간 입장이기 때문에 방긋 웃으면서,
'어떻게 풀었는지 지금 다시 한 번 풀어봐~'라고 말하긴 하지만,
사실 완벽하게 재현해 내기 힘들 뿐더러, 피같은 과외시간이 허비되게 되죠.
꼭 문제 푼 흔적 남겨두시고, 자가피드백 또는 과외피드백 하세요.
tip2. 그 날 문제는 그 날 그 날 해결하자.
간혹 복습을 할 때 이런 경우 있습니다.
오늘 열심히 수열 단원 문제를 다시 풉니다.
그리고 어떤 문제가 안 풀려서 해답을 보니, 계차수열을 까먹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계차수열 다시 공부!'라고 크게 포스트잇에 적어 놓습니다. 그리고 내일을 기약하며 잡니다 ㅡㅡ
'그래놓고 그 다음날이 되면 귀찮아서 그냥 넘어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라는 건 두번째 문제입니다.
다음 날이 되어서도 계차수열에 대해서 성실히 공부할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오늘 푸는 것과 내일 푸는 것은 느낌 자체가 다릅니다.'
모의고사 보고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내신이라도 좋습니다.)
3번,4번 놓고 무지 고민을 하다가 3번 찍었습니다.
1. 근데 그날 오후에 답을 맞춰보니 답이 4번입니다.
해답도 슬금슬금 보고, 책도 슬금슬금 보니 역시 4번이 맞는 것 같습니다.
'아아아아악~~!!!!!! 이제 보니까 4번 맞는데, 왜 그렇게 생각했지? 병신병신병신병신....ㅠㅠㅠㅠ'
정말 교실만 아니라면 시험지 찢어서 버리고 싶은, 아니면 그냥 내 머리를 찢어서 버리고 싶은 강렬한 분노와 짜증, 자기 혐오.. 등등등
2. 일단 시험이 끝났으니 재밌게 놀고 한숨잡니다. 그리고 아침에 와서 답을 맞춰 봤습니다.
'아아... 4번이잖아? 어쩐지.. 아~ 그냥 4번 찍을 걸... 이제 보니 4번 맞네....'
사실 하루만 지나도 '내가 불과 몇 분 전에 저지른 병신짓!' 이란 생각은 안 들기 때문에,
그렇게 생생한 느낌이 안 듭니다. 그냥 틀렸나 보다.... 하는 생각만 들죠.
그래서 어쩐지 모르게 그냥 넘어가게 됩니다.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다시 공부할 부분이 있다면, 꼭! 그날 확인하고 다시 문제 풀어서 소화하는 것까지 해내십시오.
바로 직전에 몰랐던 내용이기 때문에, 이해속도가 정말 다릅니다.
전날 몰랐던 내용은 자고 일어나면 그새 느낌이 약해져서, 그다지 절실하지 않습니다.
해답지를 확인하고, 계차수열을 몰랐던 실망스러운 자신에 대한 답답함이 생생한 바로 그 순간에,
다시 계차수열 공부하고, '아, 제기랄, 5월에 봤던 거잖아! 왜 잊어먹었지? 공식 하나 넣으니까 바로 풀리는데...'
하고 투덜거리며, 틀렸던 문제 깔끔하게 풀고 끝내십시오.
이 습관, 상당히 사소하지만 은근히 효과적입니다.
늘 저녁 쯤에 집에 들어오기 때문에 댓글이 늦었습니다. 아침에 보신 것 같은데, 많이 기다리시게 했네요.
얼마 남지 않은 방학에 수학공부를 하려고 하시다니 정말 기특하시네요 ㅠ!
남은 2주 효율적으로 잘 쓰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