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http://todayhumor.com/?soju_13309
# 그 홀가분했던 몇 달이 다야 최선이라 믿었던 이별 그 효과는 상처만 깊어진 그럴듯한 싸구려 진통제 - 나쁜...(윤종신)
# "저..기...요......"
"네...무슨일로 오셨나요?"
"총동아리연합회 선거 후보등록서 받으러 왔습니다.....ㅡㅡ"
"네?......아...네....."
"엇! 안녕하세여~~선배 선거나오시게요? 오잉???"
"어? 어...........왜...왜?"
"아뇨...선배는 음악만 할줄 알았는데..........^^;;"
"어? 어..........^^그..런..가"
그렇게 한장의 후보 등록서를 들고 난 뭐가 창피한건지...후다닥 동아리실로 뛰어들었다..
그건 그런데....부회장 후보는 어디서 데려온다??? 참 한심하다....모르겠다..생각해보자..
"따르르릉~~~"
"니 학교왔다며? 어딨냐? 술한잔? ㅋㅋ "
"아이 미친놈아 넌 맨날 술이냐.....어디냐?ㅋㅋㅋ"
개강을 이틀앞둔난 괜한 삽질을 하는것은 아닌가..뭐때문에 이러고 있는가? 니가 영웅은 아니잖는가...
온갖잡다한 생각에 생각에...멍하게 동기놈과 술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야...정신좀 차려..왜이래? 아직 걔땜에 오락가락 하냐? 에효...."
"오뎅탕!!! 소주한병~~!!"
"지겹다....오뎅탕.........."
'돈읍으면 닥쳐............."
"옙!!!"
이런저런 쓸데없는 잡담....그녀이야기와 총동연출마 얘기만 빼놓고 술잔은 왔다갔다.....한심한 대딩같으니...
"야.......이것좀 봐라..."
"이거 처돌았구만.......얌마!! 그냥 조용히 학교나 다녀...총동연이 뭔소리야...."
"왜? 난 하믄 안되냐?"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이거 우리 동아리에서도 준비하고 있단 말이야...."
"............"
"선거운동도 해야하고 세력도 필요하고...돈도 들거고..홍보도 해야하고...너 어쩔려고?"
"아스팔트에 헤딩해볼려고........"
"니......걔때문에 그러냐? 걔가 미운거냐...총학이 싫은거냐...확실히 해야지..."
"둘.............다......."
"근데 총동연회장 해서 뭐할려구? 니 생각이야 충분히 안다만...이거 힘들어..."
"내가 정치고 뭐고 학생활동이고 뭐고 잘 모른다만.....적어도..이건 아닌듯하다..."
"뭐가 아닌데??"
난 이래저래 주저리 주저리 날 합당화 시키고 내 스스로 날 구원자급으로 만들어 내고 있었다..
글쎄....한가지는 확실한듯 했다...학우를 위한...활동...무언가 풍부한 문화활동이 있는 활기찬 학교...
난 어느새 그걸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예전부터 있었던것 같았다..
또한.....그녀가 있는 그녀와 그 총학생회장이 있는 그곳이 싫었다..아니 미웠다...
드뎌 개강전날이다.
학교로 향한다..무슨.....비장한 각오의 장수가 된듯하게...문방구로 향했다..
"2절지 2장 주세요..."
동아리실로 들어간 나는 주머니에서 문제의 쪽지를 꺼냈다..그리곤 대자보로 옮겨쓰기 시작했다.
무슨일이 벌어질지....가슴은 두근거렸다..그래도 분명 해야할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아직 개강전날이라 학생회관엔 사람이 없었다.
죄지은 사람마냥...조용히 학생회관 정문에 대자보를 붙이면서 이리저리 살피고 있었다. 한심하다.
그리곤 전력질주로 다시 동아리실로 돌아갔다. 과연 잘하는짓일까 라는 물음은 이미 늦어버렸다.
그렇게 개강날은 밝아왔다. 아침부터 전화기가 울린다. 예감이 별로다.
"여보세요?"
"얌마! 학생회관 난리났어................"
"그르냐? 잘됐네...."
"다 박수치고 난리도 아니다..근데..총학에서 너 찾을려고 난리래.."
"그거 붙일때 아무도 없었는데?"
"몰라..누가 봤나봐......너 찾고 난리다...학보사에서 인터뷰하고 싶다고 난리고..."
"아 ㅆㅂ......"
생각보다 일이 커진모양이다...뭐 어때..난 분명 해야할 이야기 쓴건데...근데..학교가기 싫다..ㅜㅜ
첫날이라 수업째는건 뭐 당연한 일이라...오후쯤 털털히 학교 정문을 지났다.
역시나..대자보앞엔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조용히 난 동아리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똑 똑!"
"저....선배님..총학실에서 선배님을 쫌 찾는데요?"
그래 맞짱뜨자..내가 못할말 했냐....
"저 학보사 기잡니다..저 잠시 인터뷰좀 할수 있을까요?"
".................."
무슨 검찰에 소환되는 기분이다...
"똑 똑!"
"저 찾으셨다면서요?"
내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가관이다..........이런 인민재판분위기가 따로없었다.
무슨 오디션보는듯한 구조......많은 총학간부들..그들의 조직?선배 까지...날 기다리고있었다.
그리고 그곳엔 그녀도 날 바라보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