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부터 친했던 사이였는데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다른 지방으로 이사를 가게되어 저랑 떨어져버린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대학교 졸업후 이친구가 다시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그런데 친구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더군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고등학교 3학년 이후로 가세가 기울어 고등학생이면서 알바도 같이 해야할만큼 사정이 좋지 못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어머니마저 암으로 병원신세를 지시면서 병원비 마련하느라 놀 시간도 없이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분위기가 우울해지고 친구하고 지내는 시간이 없어지니 자연스레 예전친구들하고 거리가 생겼고, 새로운 친구도 만들 시간도 용기도 없다보니 지금에 와서는 더이상 연락할만한 사람들이 없어서 거의 집안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가끔 시내나가는 정도로 지냈다네요.
그나마 자기가 원하는 꿈이있어 지방대 다니면서 스스로 돈을 마련해 대학교는 졸업했다고 하더군요.
근데 친구 없이 지낸 기간이 길다보니 무덤덤 할 줄 알았는데, 어느순간부터 원룸 방에 혼자 누워있으면 눈물이 날 정도로 외로움이 커졌다고 하네요.
친구입장에서는 이렇게 친구 모임나온게 고1때 친구 생일파티 이후로 처음이더라구요.
그런데 이 친구가 나에게
'나 같이 모쏠에 친구 하나 없으면 여친 사귀는거 불가능한거 아니냐? 친구 하나 없는 사람이라고 하면 색안경 끼고 보지 않을까?'
이렇게 말하면서 걱정하더군요.
결국 저도 확실한 대답은 못하고 위로하면서 술한잔 더 들이켰네요. 기분 씁쓸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