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3년동안 못본 여자 동기를 단둘이 만났었습니다.
근데 그 3년 사이에 (번거롭지 않게 앞으로 '이년'혹은 '그년'이라 부름)
한번 이년에 대한 얘기를 주변으로부터 들은적 있는데
참 평가가 안좋은 인간입니다.
뭐 항상 말하는게 앞뒤가 안맞고, 이 사람한테 하는말 다르고 저사람한테 하는말 다르고
그래서 정이 안가고 신뢰가 안간다. 라는 것입니다.
음..하지만 제가 겪을때는 그런 느낌을 받지 못해서 그냥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사실 이년이랑은 신입생때 좀 서로 말하고 어울리기만 했지 단둘이 밥먹어본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_-)
근데 며칠전에 이년을 우연히 마주쳐서 서로 반가운 마음에 약속을 잡고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약속 당일날 그년을 만났는데.. 하아..
내가 세상과 사람을 보는 관점이 이상해진건가.. 군대를 갔다와서 그런가..인지는 몰라도
암튼, 이년의 짜증스러운 면이 내내 눈에 보여서 멘붕했는데 차례대로 열거하자면
1.남친이있었는데 헤어진지 얼마 안됬다면서 1,2차를 다 사달랍니다
뭐 깨진지 얼마 안됬다는데 그리고 동기인데 못해줄게 뭐있습니까
그래서 흔쾌히 승낙하고 먹고싶은거 없냐고 했더니 애슐리를 가잡니다
(2차는 어쩌다 노래방으로 대체되었지만 거기서도 멘붕할만한 일이 있었습니다..ㅠㅠ)
여기까진 괜찮습니다 제가 성격이 부탁 거절 잘못하고 남한테 잘 베풀어주고 그런 성격이거든요
근데 이때까지만 해도 제 그런 성격이 바보같기만 하고 단점으로 다가올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2.그래도 얻어먹는데 염치는 있어야지요. 애슐리 샐러드바 말고 케익도 사달랍니다
제가 부담을 느껴서 살짝 정색을 했는데도 두세번정도 "저거 진짜 사주는거야?" 이렇게 나옵니다
계속 정색하고 있으니까 더이상 말 안꺼내더군요.
설령 장난이라 치더라도 이미 내가 2차까지 다 사기로 한 상태이고, 저년은 얻어먹는 입장인데
그런 상황에서 그런말 들으니 뭔가 되게 뻔뻔하고 염치없게 느껴졌습니다.
이때부터 저는 점점 기분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3.이년이랑 대화를 하는데 답답합니다
먼저, 저는 여친이랑 깨진지 좀 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얘기하면서 제 전여친 얘기도 나왔죠..
근데 다른 대화 주제가 나올때마다 그 전여친이랑 관련지어서 계속 물어보는겁니다 ㅡㅡ
제 연애사 뿐 아니라 자기 연애사, 다른 동기들 연애사들도요.. 적당히 좀 얘기하고 넘어가야 되는데 계속 얘기해요 ㅡㅡ
저는 전여친에 대해선 지금은 거의 별감정없는데 그래도 계속 물어보니까 솔직히 좀 화나더라구요.
제가 이상한건가요?
4. 제가 그래서 정색하면서 돌직구를 한방 날렸습니다.
"전 여자친구 얘기좀 그만하면 안되냐? 난 솔직히 별감정은 없는데
자꾸 니가 나한테 전여친에 관해서 얘기하니까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그랬더니 이년이 "ㅋㅋㅋ 야, 너 좀 무서워진거 같아ㅠㅠㅋㅋ" 이러더군요
여기서 약간.. 네이트에서 한때 유행하던 완전체의 개념이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5. 저도 그년한테 "이런적 있지 않았냐?" 하면서 과거에 제가 그년한테 장난쳤던 얘기,
그년한테 조금 불리할수도 있는 얘기 몇개 들려줬더니
"아 진짜? 나 기억 안나는데? 언제그랬지?" 이럽니다
시발 난 기억하는데 왜 니가 기억못하냐
5. 아니 그리고 한 서너명씩 모인것도 아니고 단둘이 있는데.. 최대한 서로에 집중해주는게 예의 아닌가요?
나랑 약속잡아서 같이 와놓고 시도때도없이 핸드폰 만지작.. 카톡질.. 난 뭐 어쩌라고?
가끔 핸드폰 좀 만지는건 상관없죠.. 너무 도가 지나칠정도로 핸드폰에 정신파니까요
좀 얘기하고 핸드폰하고 좀 얘기하고 핸드폰하고 이러니까 대화가 맥이 툭툭 끊겨서 미치겠더군요
이거에 대해서도 좀 돌려서 얘기했더니
"야 내가 니 여자친구니? 그리고 중요한 연락이 오는걸 어떡하니"
중요한 연락? 슬쩍 보니까 그냥 니 아는 언니들이랑 수다떠는 거더구만 퍽도 중요하겠다.
어찌됐든 애슐리를 나오면서 제 표정은 반쯤 썩어들어 갔습니다.
6, 노래방을 갔는데, 그년 본인이 잘아는 노래방이 있답니다
13000원인데 서비스도 대박 잘줘서 4시간씩 불렀다 나온적이 있는 노래방이랍니다
그래서 갔는데.. 멘붕.. 룸이 가격별로 있는데 메뉴판에 13000원 방은 어디에도 없고 가장 싼게 16000원이었으며,
그것도 지금은 다 꽉차서 20000원짜리 방이 전부라는겁니다
하아.. 뒤통수 맞은건가? 짜증이 확 솟구치더군요. 맘같아선 나오고싶었는데 이미 약속한거 되물릴수도없고
해서 노래방에 들어가고.. 화를 간신히 참으며 아무렇지도 않는 표정 지은채 물어봤습니다.
"야이 뻥쟁아 13000원이라며"
"아 잘 몰랐었어 어휴 무슨 남자가..그리고 사실 내가 한번도 내돈내고 와본적이 없어 됐냐"
사실 이년이 쌍수를 하고 다이어트를 해서 조금 이뻐졌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가까이하는 남자들이 많고 지금도 만나자는 남자들 많이있다고 애슐리때 저한테 얘기한적 있었습니다.
그걸 알고 이 말을 들으니..하아.. 참 기가막혔습니다.
7. 노래방에서 서로 최소한에 호응도 안하고 그냥 자기 부를꺼만 부르는건 이해가 됩니다.
간주가 나오면 간점 한번 눌러줄만 한데 절대 안눌러주고 ㅡㅡ 노래방에서도 계속 지 핸드폰만 만지작거리고..
사진도 지 사진만 찍어서 페북올리고 페북 태그 해준대놓고 태그도 안해주고 하아.. 이년 뭐지?
이년이 노래부를동안 이년이 방금올린 페북을 살짝 봤는데
보통은 누구랑 오랜만에 만나서 같이 뭐먹고 노래방갔다 태그 누구누구와 함께
이렇게 올리지 않나요?
근데 이년은 그냥 지만 노래방간거 ㅡㅡ 주변사람은 없고 딱 지 얘기만 써서 올렸더군요
서비스도 보니까 10분씩 깨작깨작 주는데 그렇게 많이주는것 같지는 않아보였구요
이제 이쯤에서 저는.. 이년에 대해 모든게 안좋게 보이고 이년은 진짜 아니다 싶단 생각이 들어서 그냥 적당히 부르고
헤어져야겠다고 맘먹었습니다.
8. 둘다 기숙사 살아서 돌아가는 방향이 같았습니다.
그래서 돌아가는 길에, 저 위에 열거한 사항에 대해 솔직히 물었습니다.
이건 좀 아니지 않느냐, 니가 나라면 어땠을거같냐 이런식으로요
그랬더니
"야 무슨 친구가 그렇게 구속이 심하냐. 그리고 나는 내 친구들하고는 저렇게 놀아. 넌 좀 나랑 안맞는거 같아 -_-"
참..
제가 너무 속이 꼬인건가요? 이년이 이상한건가요? 이것때문에 멘붕해가지고 요새 미치겠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