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와대나 한나라당 고위인사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다. 서울 등 수도권의 민심 이반이 심상치 않음을 스스로 시인하는 셈이다. 하지만 '반타작'도 쉽지 않고 자칫하다간 '떼초상'이 날 수도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21일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싱크탱크인 헤럴드공공정책연구원과 ARS 조사업체 ‘데일리리서치’와 공동으로 지난 9일 19세 이상 서울 시민 1천명을 대상으로 서울 지역구 국회의원과 서울시 구청장들의 업무능력 및 재신임 여부를 조사(신뢰범위 95%에 오차한계 ±3.1%)한 결과, 한나라당에게 자못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우선 전체 48개 지역구 가운데 40개를 한나라당이 독식하고 있는 서울지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물갈이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만약 국회의원 선거가 내일이라면 현 국회의원을 찍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다시 안 찍는다‘가 42.4%로, ‘다시 찍는다’ 26.6%를 압도했다. ‘잘 모르겠다’는 부동층은 31%였다. 겨우 서울시민 4명 중 1명만이 한나라당 의원들을 재신임할뿐으로, 내일 당장 선거를 치룬다면 한나라당이 참패할 것이란 의미다.
서울 국회의원들의 업무수행 능력에 대해서도 절반이 넘는 52.6%가 부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긍정 평가는 47%에 머물렀다.
반면에 얼마 전 6.2지방선거에서 25명 가운데 21명을 야당이 차지한 구청장에 대해선 우호적 평가가 압도적이었다.
구청장들에 대해선 ‘아주 잘함’ 7.7%, ‘잘하는 편’ 54.6% 등 62.3%가 긍정 평가했다. 부정 평가는 ‘못하는 편’ 28.2%, ‘아주 못함’ 9.5% 등 37.7%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당 지지도에서는 한나라당이 44.3%로 압도적 1위를 달렸고, 이어 민주당(19.9%), 민주노동당(3.6%), 자유선진당(3.4%), 국민참여당(2.6%) 순이었다. 이어 무당파가 21.8%로 나타났다. 상당수 무당파의 존재는 민주당 등 야당들에도 만족하지 못하나 그 이상으로 정부여당에 비판적인 시민층이 다수 존재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 총선때 한나라당은 지역민들의 개발 심리를 이용한 '뉴타운 공약'을 앞세워 서울 등 수도권의 의석을 거의 싹쓸이하는 압승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2년반이 지난 지금, 부동산거품이 터지면서 뉴타운 개발이 지지부진한 데다가 빈부 양극화 심화로 서민 살림살이가 더욱 악화되면서 앞으로 1년 반 뒤로 바짝 다가온 차기총선에서 "두고 보자"고 벼르는 심리가 비등하고 있음을 이번 여론조사는 다시 한번 확인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