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의 숫자가 4일 35명으로 늘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4일 이 35명 확진자의 의료 기간, 접촉 기간, 발병일 현황을 그림으로 만들어 공개했다. 하지만 여전히 "병원 비공개" 방침을 고수하면서 해당 병원의 이름은 의미 없는 영어 대문자로 처리했다.
<프레시안>은 앞서 첫 번째 환자를 통해서 28명의 감염 환자가 나온 평택성모병원(의료 기관 B), 죽고 나서야 메르스 환자로 판정받은 '25번' 환자가 사망한 동탄성심병원, 14번 환자를 통해서 38세 현직 의사가 3차 감염된 삼성서울병원(의료 기관 D)의 실명을 공개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다른 의료 기관의 실명도 공개한다.
▲ 35명 확진자의 의료 기관, 접촉 기간, 발병일 현황(2015년 6월 3일 기준). ⓒ보건복지부
[그 림]에서 의료 기관 A는 충남 아산시 둔포면 소재 서울의원이다. 이 서울의원은 '1번' 환자가 평택성모병원을 찾아가기 전에 들렀던 지역 의원이다. 이 병원에서 2차 감염으로 '8번' 환자가 발생했다. 의료 기관 C는 역시 '1번' 환자가 잠시 들렀던 서울시 강동구 천호동 소재 365열린의원이다. 여기서도 2차 감염으로 의사가 감염되어 '5번' 환자가 발생했다.
'16번' 환자의 경우는 메르스 전파가 어떻게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애초 '1번' 환자에게서 감염된 '16번' 환자는 대전으로 내려와 진료를 받는 과정에서 대전광역시 서구 소재 대청병원에 입원했다. [그림]의 의료 기관 F가 바로 그 대청병원이다. 이 병원에서 3차 감염으로 '30번' 환자가 발생했다.
이 환자는 대청병원에서 건양대학교병원으로 옮겨서 이틀간 입원했다. [그림]의 의료 기관 E가 바로 건양대학교병원이다. 이 이틀간 다수의 3차 감염자가 발생했다. 이 환자는 같은 병실을 사용하던 '23번' 환자, '24번' 환자 그리고 '31번' 환자를 감염시켰다. 이 '16번' 환자는 확진 판정을 받고서 국가 지정 격리 치료 시설인 충남대학교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재 보건 당국은 대청병원, 건양대학교병원에서 4명에 이은 추가 3차 감염자가 생길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왜냐하면, 16번 환자가 약 6일간에 걸쳐서 두 병원에서 접촉한 환자, 가족, 의료진 등의 숫자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평택성모병원처럼 환자가 다수 발생할 수도 있다.
한편, 이날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공개한 그림에는 누락된 병원이 다수 있다. 앞서 방역 당국은 총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했거나 1차, 2차, 3차 감염자가 거쳐 간 병원이 14곳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는 나중에 확진 판정을 받은 의료진이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진료를 본 병원도 있어서 시민의 불안감은 더욱더 커지고 있다.
<프레시안>은 다시 한 번 병원 이름을 비롯한 메르스와 관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 여야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까지도 "정보 공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오늘은 <조선일보>도 "병원 공개"를 사설로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한 관료들은 뭐가 무서워서 이를 거부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