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에 혼자 므틉으로 문산에서 양화대교 까지 다섯시간 걸려서 도착 했는데요
벤취에 앉아서 김밥 두줄이랑 파워에이드 먹고 피로회복겸 30분정도 낮잠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늘에서 번개가 "우르르 쾅쾅" 요동을 치면서 폭우가 갑자기 누워있는 제 얼굴을 강타 하였습니다ㅠ 날은 갑자기 어두워지고ㅋㅋ
네이버 날씨는 비가 안온다고 했었는데 말이죠ㅡㅡ
집까지 다시 가는 거리가 60km 이상 되지만
그거 생각할 겨를 없이 비를 조금 이라도 덜 맞기위해 페달을 열라 밟았죠
정신없이 밟았는데, 한강을 막 벋어나려 할 쯤에 옷이 다 젖었어요
그래서 옷을 포기하구 설렁설렁 가고 있었지요
여기서 두번째 난관을 맞이 했습니다. 갑자기 비가 오니까 길이 미끄럽더라구요
이주일 전에 걸음마를 막 시작한 클릿페달은 비맞은 축축하고 미끄러운 길에 더욱 더 제 마음을 긴장하게 만들었습니다
여기서 세번째 난관... 조금 그렇게 가다보니 온 천지에 물이 고이기 시작했습니다
가뜩이나 갈 길도 먼데, 고인물로 인하여 속도는 더욱 줄어들기 시작 하였고요
이 때, 잠깐 동안은 앞이 캄캄 했지만
제 머릿속에는 지금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까 하는 방법을 찾고 있었습니다
역시... 제 나쁜 머리로는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ㅋ
그래서 피할수 없으면 즐기자 라고 생각했지요.
이를 악 물고 말이지요... 긍정의 힘인지 그 순간 몸에서 엔돌핀이 마구 샘솟았습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설경구 주연영화 공공의적1 대사가 떠오르면서 말이죠
(비도 오는데 xx 똥도 밟았겠다 xx 넌 오늘 나한테 뒈졌다 xx ㅋㅋ)
그리곤, 블루투스 스피커로 신나는 노래 위주로 볼륨을 만땅켰습니다
(집에 가는동안 사람 한명도 없었습니다. 저 나쁜사람 아니에요)
뭐.. 캐논변주곡 일렉버젼, 옛날 오락실 펌프에 나오던 신나는 음악들 위주로요
고인 물들은 내 자전거가 지나갈때 마다 슬로우 모션으로 V자를 그리며 흩어졌고
시원한 빗소리는 내 마음속의 묵은 체증과 스트레스 까지 씻어 주었습니다
5~6시간의 라이딩 동안 마치, 자전거를 탄 남주의 영화속 한 배경 같았고, 스피커에서 뿜어 나오는 음악들은 ost가 되어 주었습니다
멀리서 차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또라이라고 생각 했겠지만요 ㅋㅋ
집에 도착하기 1시간 전 쯤에는, 담력체험? 하는길도 있었습니다.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통일 동산에서 벽제까지 자전거길 있잖아요? 옆에 강이 있고요
그 중간에 농로가 있는데, 밤에되면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길이라서 전조등 없으면 걸어서 가기도 힘든길로 지나갔지요
무서워서 하늘위에 무리지어 다니는 새들과, 개구리들, 보이진 않지만 제 앞에서 풀숲을 샤샤샥 헤쳐 지나가며 돌아 다니는 고양이? 들과
담소를 나누며 집에 도착 하였습니다
그리고 운이좋게 집에 정확히 7시 05분에 도착하였습니다
왜냐면, 샤워를 마치면 7시 15분에 제가 매일 챙겨보는 돌아온 황금복을 하거든요ㅋ
사실 이 시간에 맞춰서 오려구 엄청 노렷했죠
샤워를 마치고 TV를 켰는데, 그 날 야구 중계를 해가지고 보진 못했어요ㅠ
마지막에 의문의 1패를 당했지만, 즐거운 추억으로 가득한 하루 였으니 웃어 넘기기로 했습니다.
그럼 저 처럼 즐겁고 추억 가득한 안전 라이딩 많이 하시길 바랍니다~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