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나꼼수가 끝났다.
게시물ID : sisa_3049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풉풀
추천 : 2
조회수 : 12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2/18 22:02:11

나는 꼼수다가 최종회를 발사했다.

방송을 다 듣고도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끝났구나 정말'

글을 적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위해서라도 이들의 기억을 남겨놔야 했다.


고맙다. 참.

아무리 욕을 해도 분이 풀리지 않았다. 아마 2010년부터였던거 같다. 나라가 잘못 돌아가고 있는데

분명 틀렸느데 아무도 말하지 않았었다. 그때는. 분명 우리는 2년전만해도 촛불을 들고 권력에 맞서싸웠는데

그 시절에는 모두 조용했다. 인터넷에도 마음 비빌 곳 하나없었고 삭히지 못한 분은 마음 한켠 차곡히 쌓여만 갔다.


그리고 나꼼수가 나왔다. 김어준이란 사람에 대해 평소 관심은 있었지만 본인은 심각한 진중권교수빠였기 때문에

그리 호감이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가카헌정방송이라는 문구를 보고도 듣지 않을 수 없었다. 


갈증이 풀리기 시작했다. 꽉 막혀있던 어딘가가 시원하게 뚫렸다. 화를 내지 않아도 되는구나. 화 낼 필요가 없구나.

조롱하고 비웃고 천박하다고 욕하고..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화를 푸는 방법이란걸 그 때 알았다. 사실 그 전에는 누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좋은 혹은 긍정적인 이야기만 해도 화가 나서 견딜수 없던 지경이었다.

그런데 화를 내는 방법을 알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렇게 비슷한 불편함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방송을 통해

연결이 되기 시작했다. 얼굴도 본 적없고 말도 나눠본 적없지만 우리는 같은 방송을 듣고 있고 같은 대목에서 웃고 분노했다.

그들이 폭로한 진실 물론 고맙다. 하지만 내가 정말로 고마운 건 서로 만날수 있게 해줬다는 점이다.


난 이명박 당선 이후 다음 대선까지 어떠한 투표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사람들이 싫었고 될대로 되라라는 마음이 강했다. 그런데 다시 투표할 용기를 주었다. 

이길 수 있다! 이기게 만들겠다! 그들의 외침이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이겨야겠다. 꼭. 내일은 당신들을 위해 투표하리라.

내가 당신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투표하는 일밖에 없지만 그래서 부끄럽지만

당신들을 위해 우리는 반드시 이겨야겠다.


끝났다, 정말..

다시는 나꼼수가 필요한 세상이 오지않길 바란다.


고맙다 씨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