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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팬픽] 공주님께 술 한잔 올립니다 5
게시물ID : pony_207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라케
추천 : 5
조회수 : 466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12/18 22:07:52

이 글은 시리즈 물입니다.

 

아래는 그 링크입니다.

1편 공주님께 알려드립니다. 우린 영웅은 아닙니다.

2편 공주님께 고합니다. 솔직히 그건 아니죠.

3편 공주님께 술 한잔 올립니다.

1화

2화

3화 

4화

 

 

 

1편과 2편은 인터넷 익스플로어로 보실 경우 테그가 뜨는 오류가 있습니다. 수정하려 했으나, 어째선지 오유가 제 말을 들어주지 않네요.

머리숙여 사죄드리며 크롬등 인익 외의 브라우저는 상관없는 이야기입니다.

 

 

 

 

 

 

 

-6

 

“끄응, 삭신이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냅다 걷어 차버리다니.”

 

“아무리 궁지에 몰렸어도 그렇지 냅다 ‘나 감찰관이다!’ 라고 말하는 건 또 뭡니까?”

 

“응? 그거 일부러 말한 건데?”

 

“네? 왜요? 우리 지금 범법자 잡으러 가는 거 아니었어요?”

 

“맞지.”

 

“그러면 최대한 정체를 숨겨야 할 것 아닙니까?”

 

“흐음, 생각을 해봐. 내가 감찰관인걸 알고 이 자식들은 당황해서 술을 숨기려 들겠지. 그렇게 당황했을 때가 가장 덮치기 좋을 때란 말이다. 게다가, 이렇게 좁아터진 마을에 외부인이 들어오면 알아채기 십상이다. 어차피 우리는 들킬 운명이었어. 우리가 선수를 친 거라, 이말 이지.”

 

스마트 쿠키는 방긋 웃으며 자신의 계산을 읊었지만, 석연찮은 구석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녀 치곤 너무나도 허술한 계획이었지만, 어쩌겠는가. 그녀는 나의 상관인 것을.

 

“알겠습니다.”

 

“시원시원해서 좋네.”

 

스마트 쿠키는 경쾌하게 발걸음을 띄었고 나도 서둘러 그녀를 따라나섰다.

 

“근데요, 스마트 쿠키.”

 

“왜.”

 

“당신은 왜 이렇게 발걸음이 빠릅니까?”

 

“그런가?”

 

“네. 늘 당신 따라갈 때마다 힘들어서 죽겠어요. 무슨 훈련하러 온 것도 아니고 왜 이렇게 빨리 걸어요?”

 

“난 종족의 특성이라고 생각하는데.”

 

“네?”

 

“너희 페가수스들은 날개가 있으니 빨리 걸을 필요가 없겠지. 훨씬 빠르잖아. 유니콘들은 마법이 있으니 서두를 필요가 잘 없지. 어스포니는, 그래서 빨리 걸어야 해. 쉽지?”

 

“아, 네...”

 

“오, 저기 집이 있군! 이봐요!”

 

스마트 쿠키는 순식간에 달려갔고, 나는 또다시 날개를 쓸 수밖엔 없었다. 그녀가 쏜살같이 달려간 집에는 한 중년의 부인이 아이를 안고 있었다. 상당히 아늑해 보이는 집이었고, 그런 것 따윈 상관없다는 듯 스마트 쿠키는 속사포처럼 말을 내뱉었다.

 

“이야, 만나 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저는 9급 감찰관에 있는 에프리아고 저 친구는 제 보좌관인 애플 사이다라고 합니다.”

 

“그래서요?”

 

“네, 귀하의 집을 수색해도 될까요?”

 

“...... 안되는데요?”

 

“이유를 여쭐 수 되겠습니까?”

 

“집이 너무 지저분하거든요. 어떻게 감찰관 같은 분을 그런 더러운 곳으로 모실 수 있겠나요?”

 

부인은 해실해실 웃으며 아이를 얼렀지만, 그 모습은 지독히 부자연스러워보였고, 더군다나,

 

“저 황금빛 물말입니다. 혹시 술 아닌가요?”

 

아기의 요람엔 자랑스레 황금빛 물이 찰랑이는 병이 솟아 있었다.

 

“수, 술이요? 하하! 설마요. 이건 저희 아가 먹이려고 만든 꿀물입니다. 우리 아가도 좋아해요.”

 

그러고는 곧바로 병뚜껑을 따 아이의 입에 들이부운 것이었다. 나와 스마트 쿠키가 제 정신을 차렸을 무렵에는 말끔하게 아이의 입으로 액체는 사라져있었고 그녀가 완강히 집안 수색을 거부하는 바람에 우리는 맥없이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그런 비슷한 일들이 마을 곳곳에서 계속해 일어났다. 아무리 봐도 술인 것들을 숨기고, 꾸미고, 순식간에 먹어 치우고, (놀랍게도 이 과정에서 우리는 오크통에 들어있는 술들을 죄다 마셔버린 포니를 볼 수 있었다. 존경스러워라.) 목 바로 옆까지 도끼가 들이데 오는 것을 구경할 수도 있었다.

 

이만하면 훌륭한 신고식이 아니겠는가.

 

 

 

“힘들지?”

 

“하아, 하아, 그렇군요.”

 

“이 일 은근히 힘들어. 게다가, 위험하지.”

 

“위험하다니요?”

 

“뻔하지. 술이 발견되면, 감찰관을 죽이는 거야.”

 

날개가 뻐근해졌다.

 

“죽...이기도 합니까?”

 

“당연하지. 금주령은 걸리면 사형까진 가지 않겠지만 징역 수십 년은 기본이야. 아무래도 나라를 위해 그것도 못하냐, 라는 괘씸죄까지 포함되니까, 싫지 않겠어? 게다가 이런 오지는, 감찰관 죽여 봐야, 잘 조사도 오지 않아.”

 

“그, 그렇군요.”

 

날개가 절로 떨려왔다. 물론 법무대신이라는 고위급 인사를 호위할 때부터 어느 정도의 각오야 하고 있었지만 시작부터 목숨이 위협당하는 일은 바라지 않았다. 그리고 절로 헛웃음이 지어졌다. 이 무슨 책임감 없는 소리인가.

 

“왜, 떨리나?”

 

“아니요. 방금 전 까진 떨렸는데, 어차피 당신 고위직이잖습니까. 당신은 어차피 늘 위험하잖아요.”

 

“훌륭하다. 딱 그런 정신이면 되는 거야.”

 

스마트 쿠키는 빙긋이 웃어보였다. 그것이 진심일지 아닐지, 알 수는 없었지만.

 

“오늘은 저 집으로 마무리 하자고. 지치잖아?”

 

“네, 확실히 지치네요.”

 

스마트 쿠키가 가리킨 집은 상당히 풍치가 있는 집이었다. 바로 옆에 강이 흐르고, 그에 맞춰 돌아가는 물레방아. 주위에 듬성듬성 나있는 나무들이 한껏 멋을 돋웠고,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스마트 쿠키의 숨소리가 커졌다.

 

“저, 긴장하셨나요?”

 

“멍청아. 잘 봐라. 저거, 딱 양조장이잖냐.”

 

“네?”

 

“멍청아. 양조장이라고.”

 

그 말과 함께, 어릿한 술 냄새가 내 코에 산뜻이 닿는 듯 했다. 틀린 생각은 아니었다.

 

“이보쇼.”

 

방금 전의 여관 주인이었다.

 

“우리 식량창고 앞에서 뭐하시오?”

 

“식량창고? 아무리 봐도 양조장인데?”

 

“그래, 한 때는 양조장이었지. 지금은 평범한 식량창고고. 궁금하면 들어가 보쇼. 사과들이나 가득하겠지.”

 

“좋아, 그렇게 까지 말하는 걸 보니 들어갈 필요는 없겠네. 뭐 하러 우릴 찾아온 거야?”

 

“그래도 마을에 손님이 왔는데, 대접하는 게 예의가 아니겠느냐며 촌장님께서 모셔오라시더군. 나도 이러고 싶진 않은데 말이야.”

 

“흐음, 거기 술도 있나?”

 

“그래. 합법적으로 다른 마을에서 들여온 놈이 하나 있긴 있지.”

 

여관주인은 ‘합법적’을 강조했지만 스마트 쿠키는 신경도 안 쓴다는 듯이 경쾌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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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아마 내일 쯤에 끝날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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