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내 동생 결혼식때 자기 뭐라그랬니? 하나밖에 없는 동생 결혼하는거니까 많이 넣으라고 했지? 그리고 또 뭐라 그랬더라. 얼마전에 자기 동생 생일날 우리 뭐했니. 어린애인데도 갖고싶어하는거 고가 생일선물 사줬지? 우리 명절때는 어땠니? 가족들 모임때는 또 어땠니? 그래 그건 좋아. 다 좋아. 우리 시댁,친정 가족들 선물하고 챙기는거니까 나도 좋고 마음도 편해. 받고 기뻐하는 애들보니까 눈물도 핑 돌았어. 더 좋은거 해주고 싶은데...하고. 나도 자기랑 마음이 똑같단 말이야.
근데 뭐니. 낼 모레 자기 생일이지? 근데 뭐니. 예전부터 일할때도 필요하고 갖고 싶어했던 물건인데 자기 비싸다고 안산다고 했지? 그게 뭐 비싸서? 그게 뭐 얼마나 비싸서 그걸 몇달이나 고민하고 고르고 골라서 그런 싸구려를 산다고 하니. 고작 그 몇만원 짜리를 왜 고민하고 힘들어하니? 우리가 돈이 없니, 뭐가 없니? 내가 집에서 노는 여자도 아니고 왜 혼자 책임감을 다 짊어지려고 하니.
가슴이 찢어진다 정말. 너무너무 속상하고 눈물만 난다, 내가 진짜. 왜 이렇게 착해빠졌어. 그렇게 다른사람한테 쓰기만 해서 뭐할래. 자기랑 나랑 둘만 평생 같이 살기로 했잖아. 난 내 남자가 제일 소중해. 몰라. 딴사람 필요없어. 내가 울고불고 난리치니까 그제서야 주말에 다시 골라서 산다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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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소중하고 고맙고 사랑하는 내 남편아.
이번 생일에는 이기적이 되었으면 좋겠어. 단 하루만이라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어. 먹고싶은거 막 고르고 해달라고 조르고 가만히 누워서 위닝이나 하고 있었으면 좋겠어. 아니면 그냥 먹을꺼 왕창 사다놓고 둘이 와우나 하자. 하루만 이기적으로 변해봐. 응? 그날은 내가 다 해줄께. 제발 선물가지고 나 속상하게 하지마.
내 생일때도 일하느라 피곤한데도 계속 짬 내서 나 상대해주고 놀아주고 계속 선물사주고 그랬잖아. 그러니까 이번에는 자기가 그랬으면 좋겠어.
사랑하는 우리 자기야. 진짜로 너무너무 사랑하는 우리 여보야. 멍충아. 이번엔 진짜...그러자?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