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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준비할 때 사이다는 아니고 트레비 정도 썰
게시물ID : soda_4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졸려디지겠다
추천 : 11
조회수 : 144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08/15 04: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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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게시판이 너무 개사이다라 3시간 넘게 보고 있었어요 제것도 생각나서 회원가입까지 해가면섴ㅋㅋㅋㅋ제보합니다

진짜 사이다마시고 싶은데 사이다가 집에 없어서 음슴체 

나 고3때 일임
나는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예체능 지망하는, 흔한 핍박받는 여고생이었음
내 친구들도 그래선지 나처럼 미술전공이 대다수였고

근데 미술 전공중에서도 세분화 되게 디자인 순수미술 회화 그렇게들 있잖음? 난 그중에서 애니전공이었음

공부도 안하고 학교에서 하는건 수업시간에 만화그려서 반에서 돌려가며 연재하는게 유일한 낙이었는데 
어느날 서울에서 만화로 시험봐서 갈 수 있는 대학교가 하나 있다는 말을 듣고 거기를 준비하고 있었음
그 학교는 우리나라 예체능에서 스카이급이라는 이야기를 들음
우리학교에도 과는 다르지만 그 학교를 준비하는 예체능생이 몇명 있었음

말 안해도 감 오리라고 예상

우리 반에 미술 전공하는 애가 있었음 미술부에 성적도 그럭저럭인데 자기보다 밑에 있는것같다고 생각되는 애 무시하는 애였음
자기보다 약간 못한 것 같은애 친하게 데리고 다니면서 자기만족하는 애 있잖음? 걔가 그런 부류였음. 나도 그 전까진 걔 옆에서 좋은게 좋은거지 직접적으로 싸우지만 않으면 좋아~하고 같이 급식실 다니면서 헤헤했었음 
근데 어느날 걔가 자기 어느어느 학교를 지망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걸 들었음 내가 지망하는 그  학교인거임? 그래서 어 너도 거기 가려고? 나도 거기 가려고 준비하는데!하면서 말했더니 

걔가 날 빤히 보다가 위아래로 한번 쓰윽 스캔하고는 



니가?ㅋ
하는 거임

ㅋㅋ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때는 당황해서 ㅋㅋㅋㅋ응 나도 하고 돌아서서 왔는데 슬슬 어이가 없는거임

좋은게 좋은거지?하던 내가 멍청하게 느껴지고 그동안 은연중에 무시하던것들 착각인가 하고 넘겼더니 지금 대놓고 무시한건가 막 별 생각이 다 들면서 그때부터 속에 열불이 치솟았음

무슨 일이 있어도 그 학교를 들어가야지 안그러면 계속 내 자신이 저렇게 무시받고 살것 같아서 도저히 속이 풀릴것 같았음 

그래서 그 이후에 선생님 저 어느 학교에 가고싶어서 학교에서도 그거 준비를 하고 싶습니다 그 학교는 내신이고 수능이고 안보고 그냥 실기시험만 보는 학교랍니다 하고 담임하고 쇼부를 치고 왔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때부터 수업시간에 만화 몰래 안그림 당당하게 크로키북 펴들고 수업시간에 애들 크로키하고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로 인체 근육 연습하면서 덕질겸 공부하면서 학교학원집학교학원집을 반복함. 노는거 그딴거 없음. 사실 나는 그림그리는게 공부하는거고 노는거여서...

사실 예체능 하는 애들도 공부 중요해서 공부 놓으면 안되는데 나는 그 학교 아니면 재수하는거다 하고 무조건 그학교용 그림만 연습한거임. 무식한 방법이었음

그래서 그 학교 1차시험을 보고 왔음. 아마 시험보는 날짜가 조금 달랐는데 하여간 결과는 비슷한 때에 나왔던..가? 하여간 그럼
나는 학원에서 흐헝엉 안될것같아 하면서 컴퓨터로 확인하고 진짜 울었음 1차가 붙었었거든시험 진짜 좆같이 보고 나와서 걔 시험 아 어려웠는데 괜찮았다고 이야기할때마다 하 시발 멍청한 나년 하고 울음참고 그랬는데 붙은거이뮤ㅠㅠㅠㅠㅠ

걔도 붙었는지 나 붙은거 확인하고는 ㅎㅎㅇㅇ이 열심히했네?^^하면서 평가질하고 있는거임

그래서 ㅎㅎ응 나 열심히 하려고!하면서 내가 널 발라줄거야ㅎㅎ하고 속으로 생각했음

그러고나서는 교실 거의 작업실처럼 쓰면서 미친듯이 연습했음 같이 미술 준비하는 애들이 혀 내두를 정도였음 원래 진짜 그림 못그렸는데 초등학교때부터 같이 학교다닌 친구가 롤링페이퍼에 '넌노력천재임'하고 써줄정도였음...
2차시험 결과는 수능 끝나고서였나, 겨울에 여러개의 과 최종합격발표가 일괄적으로 났던 기억이 남.  나는 떨어지는 거 결과보기가 무서워서 교회 수련회로 도망갔던 상태였음 

바다 위에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배탄 상태롴ㅋㅋㅋ 학원 선생님한테 전화받음ㅋㅋㅋㅋㅋㅋㅋ야 너 붙었어임맠ㅋㅋㅋ하곸ㅋㅋㅋㅋㅋ
진짜 너무 좋아서 지금 배갑판에 튀는 물이 바닷물인지 내 눈물인지 모르게 울었음
수석합격이었음
주말 지나고 학교 갔더니 난 말도 안했는데 온 동네방네 소문이 다 나있었음 학교 선생님들이 수업시간에 들어올때마다 야 축하한다 그렇게 열심히하더니 하고 어깨 두들겨주고 지나가고...
사실 내가 합격한 이상 걔한테 복수고 뭐고 다 멍청한 짓 같아서 그냥 잘 지내면서 끝나려고 했었음. 근데 내가 합격했단 소리를 들은 걔 표정이 진짜 자기 발밑에 영원히 찌그러져있을 줄 알았던 애가 자기머리 위로 올라갔다는 걸 깨달았을때의 표정이었음
난 그냥 걔에 대한 감정이 다 식어버렸음. 
걔는 누군가가 이야기해주거나 자기가 알아차리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평생 그렇게 자기 혼자 잘난줄 알고 밑의 사람 무시하고 윗 사람에게 아첨하면서 살거라고 생각하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복수같았음
 
뭐 그러고 나서 페북 친구걸길래 그래 잘사는 모습 보여줄게^^하고 수락했음 
나중에 보니까 걔는 재수해서 어느 대학교를 갔는지 기억도 안남

 이거 끝 어떻게 내지

 하여간 나는 학교 입학해서 멋모르고 학고맞을뻔 하다가 장학금타고 잘 지내고 있음

걔는 작년인가 페북으로 콕 찔러보기하길래 나도 별생각없이 똑같이 콕 찔러보기 하고 무시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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