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도의 생체난로 없이도 추위를 버틴다.”
“커플부대 염장질로 대동단결.”
연인들의 최대 축제인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한바탕 전쟁이 붙었다. 다름아닌 ‘솔로’와 ‘커플’ 네티즌들의 불꽃 튀는 신경전이다. 독일의 옛날 전쟁 선전포스터들을 합성해 솔로들의 애절한 마음을 담아낸 ‘솔로부대’가 인기를 끌자 이번에는 ‘커플부대’가 마찬가지 방식으로 역습을 하면서 사이버 공간을 달구고 있다.
솔로의 역사적 중흥의 사명(?)을 띠고 태어난 ‘솔로부대’의 출생지는 ‘아해해’‘폐인’‘퇮ㄱ’‘개벽이’ 등을 탄생시킨 디시인사이드(dcinside.com)의 ‘밀갤’(밀리터리 갤러리·내무반). 원작자는 수많은 유행어나 포스터,사진 등과 마찬가지로 불명이지만 이번주 검색포털사이트 엠파스(empas.com)의 급상승 인기검색어 1위에 당당히 등극했다.
2차대전 당시의 다양한 선전 포스터를 합성해 이 시대의 수많은 솔로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는 ‘솔로 부대’의 표어는 비장하기만 하다.
“태어나던 순간부터 이미 솔로의 운명을 짊어졌다”“추위와 외로움 따위는 잊은 지 오래다”“커플제국의 염장공격에도 끄떡 않는 무적의 솔로부대다”
그러나 천하무적 ‘솔로부대’도 12월25일 대공습에는 아연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연방 “총폭탄 정신을 고수하라”“올해 다가올 크리스마스에는 400커플 방법(훼방,응징 뜻의 신세대 용어)이 목표다”라며 전의를 북돋는다. 또한 “우리는 고고한 무적의 솔로부대”라며 의연함을 잃지 않는다.
‘솔로부대’의 진격이 거칠 것 없자 ‘커플부대’가 반격에 나섰다.
솔로제국의 폭력으로부터 행복을 지키라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다. 금발의 여인을 내세우며 “이 여인들과 사귀고 싶지 않은가”라며 미인계를 들고 나왔다. ‘귀순하세요,귀순하니 행복하네요’라는 심리전까지 동원했다. 달콤함에 젖어있는 ‘커플 부대’는 그러나 살벌한 배수진 대신 사랑의 속삭임(염장질)으로 솔로들의 백기투항을 유혹한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몇번이나 울고 웃었다”며 오래간만에 보는 ‘대작’에 대한 감동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공방을 늦추지 않았다.
“36.5도의 생체난로의 따듯함을 안다면. 귀순하리라 믿소.=ㅅ=”(카이레인)
“36.5도 생체난로보단 25도 소주를 택하리 ∼∼ ”(ssiki)
솔로도 아닌 커플도 아닌 유부남도 참견에 나섰다.
“이런!!!! 솔로 반군의 햏력이 온 DC천하를 덮는구려...그러나......뒤이을 커플 제국군의 무자비한 진압작전이 예상되는 구려.........소수파인 유부 중립국은 과연 어느 편을 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을는지......... ”(유부중립국)
/윤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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