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게 친구... 날세 이 사람아...
오늘도 미안한 마음에 이렇게 자넬 찾아왔다네...
내 그날 서울역 광장에 빵쪼가리 줏어먹으러 가자고만 안 했어도...
자네가 그 좋아하던 신촌 취객들 토사물 줏어먹으러 가자는 말만 들었어도...
여기서 이렇게 자네의 시신을 마주할 일은 없었을텐데...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에 밤잠을 설친다네...
이보게...듣고 있는가?
자네 식솔들은 걱정하지 말게.. 내 신중을 기해서 여의도 광장에 데려가서 끼니는 거르지 않게 하고 있으니...
자네가 언제 팔려갈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매일 들르겠네...
그럼 잘 지내게,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