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겨우 자기소개 할 수 있게 됐네? 나는 알퀘이드 ─ 응, 이름이 좀 기 니까 알퀘이드라고 불러도 돼.
진조(眞祖)라고 구분되는 흡혈귀인데, 넌 뭐 하는 사람이야?"
지금까지 겪어본 적도 없는 자기소개를 받고서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포기의 의미를 지닌 한숨이랄까, 결국 이 엉터리 같은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는 증거일지도...
"토오노 시키. 불행하게도 평범한 학생이야...아까도 말했지만, 정말로 아무 도움도 안 될테니까..."
여자 - 알퀘이드의 손을 잡고 몸을 일으킨다.
그녀는 빤히 내 얼굴을 쳐다본 후 다시 한 번 악수를 청해왔다.
"그럼 잘 부탁해, 시키. 날 죽인 책임, 확실히 받아낼테니까 말야."
빙긋 웃으며 왼손을 내미는 알퀘이드.
"...하아"
...이 세상엔 여러 가지 책임이 있다고 들었지만 살해한 상대를 도와야 하는 책임을 지게 된 사람은 아마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지 않을까.
"...젠장, 진짜 미치겠네."
하지만, 달리 어떻게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지 않은가.
마지못해 하면서도 왼손을 내밀며, 나는 자신을 흡혈귀라고 소개한 흰 옷의 여자와 악수를 했다.
나를 죽인 책임!
만약 리메이크가 전연령판으로 나온다면
대체 알퀘이드와 시키의 첫만남은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17분할이라는 그 파격적인 첫만남이..
일해라 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