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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희2와 월희 리메이크를 1000일째 기원하고 있습니다.
게시물ID : animation_4184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데크♥아키하
추천 : 12
조회수 : 336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7/06/26 20:58:26
   손이 서로 닿을 정도의 거리에서, 그녀는 멈춰섰다.
   무사를 확인하는 말도, 승리를 축하하는 말도 없다.
   이건 이미 정하고 있었던 일.
   그렇다면, 해야 할 일도 하나뿐.

「……성배를 파괴합니다. 그게, 제 역할이에요」
   그렇게 고하고, 그녀는 걷기 시작했다.

『구멍』에서 세차게 부는 강풍을 개의치 않고, 한 발 한 발 나아간다.
「─────」
   간격이 된 것인가.
   그녀는 조용히 검을 겨누고, 검은『구멍』으로 시선을 향한다.
   ……그 등을, 바라보고 있었다.
   피가 배어나올 정도로 주먹을 꽉 쥐고, 입술을 깨물고, 입에서 넘쳐나올 것 같은 마음을 억누르고, 그녀의 모습을 뇌리에 새긴다.
   그리고.

「마스터, 명령을. 당신의 명이 없으면, 저것은 파괴할 수 없습니다」
   등을 돌린 채로, 그녀는, 최후의 령주를 쓰라고 말했다.
   성배를 파괴하면 세이버는 사라진다.
   아니──성배를 자신의 손으로 파괴한 세이버는, 이제 서번트가 되는 일도 없다.
   세이버는, 성배에 집착했기에 서번트가 되었다.
   그런 그녀가 스스로의 의사로 성배를 부순다고 하는 것은, 계약을 끊는다고 하는 것.
   ──여기서 성배를 파괴해버리면.
   그녀는 영원히 왕인 채로, 그 생애를 끝내는 것이다.


「───시로. 당신의 목소리로 들려줬으면 해요」
   세이버의 목소리.
   그것을 들을 때마다 소리지를 뻔 한다.
   ──가지 마, 라고.
   여기에 남아줘 라고, 허영도 프라이드도 버리고, 벌거벗은 마음을 외치고 싶어진다.
「────」
   하지만.
   그건, 죽어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세이버를 사랑하고 있다.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되어 주었으면 하고 생각하고, 함께 계속 있고 싶다고 소원하고 있다.
   그렇지만, 정말로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면, 그건 아니다.
   상처 입고, 그래도 계속 싸워온 세이버를 사랑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상처투성이가 되면서도, 그것을 끝까지 지켜낸 소녀가 있었다.
   ──그것을 아름답다고 느끼고, 지키고 싶다고 생각했다면.
   그녀의 인생을, 내 제멋대로인 행동으로 엉망으로 만들 수는, 없다.


   왕으로서 태어나, 왕으로서 살아왔다.
   무엇이 없어지더라도 그건 변하지 않고, 검을 들겠다고 맹세했던 때부터, 소녀는 왕 이외의 그 무엇도 아니게 되었다.
   그것이 소녀의 긍지.
   마지막에, 자신이 믿은 길이 잘못이 아니었다는 것을 맞이하기 위해서, 전장을 계속 달려왔다.
   아르토리아라고 하는 소녀의 꿈.
   자신의 인생을 버리고 왕을 선택한 마음.


   싸운다고.
   그 최후가 보답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알고서도, 여전히 검을 잡고, 왕의 맹세를 지킨 것이다.
   ──몇 년이나.
   필시 죽을 때까지 계속된 그 긍지를, 더럽히는 것만은, 해서는 안 된다.
「───세이버. 그 책무를, 다해 줘」
   교차하는 만감을 담아서 고했다.
   ──넘치는 빛.
   하늘에 뚫린『구멍』은 빛의 선에 양단되어, 흔적도 없이 소멸했다.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다.
   전부 다 날아가버린 산의 정상은, 평평한 황야로 변해 있었다.
   멀리에는 새벽.
   지평선에는, 어렴풋이 황금이 비치고 있다.
「───윽」
   왼손이 아프다.
   마지막 령주가 사라져 간다.
   ──그걸로.
   정말로, 막은 내려졌다고 받아들였다.


「───이걸로, 끝난 거군요」
「……그래. 이걸로 끝이야. 이제,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아」
「그렇습니까. 그럼 우리들의 계약도 여기까지로군요. 당신의 검이 되어, 적을 치고, 그 몸을 지켰어요.
……그 약속을, 다할 수 있어서 다행이군요」
「……그래. 세이버는 잘 해 줬어」
   그걸로, 입 밖에 낼 수 있는 말이 없어졌다.
   세이버는 멀고, 나는 그녀에게 달려가는 것도 하지 않는다.
   아침 해가 떠오른다.
멈춰 있던 바람이 일기 시작한다.
영원이라고도 생각되는 황금.
그 안에서,
「마지막으로, 딱 하나 전하겠어요」
   강하게, 의지가 담긴 목소리로 그녀는 말했다.
「……응, 무슨 말?」
   최대한의 허세를 부리며,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되묻는다.
   세이버의 몸이 흔들린다.
돌아선 모습.


   그녀는 솔직한 눈동자로, 후회 없는 목소리로,
「시로───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그런 말을, 입에 담았다.
바람이 불었다.
   아침 해로 부시고 있던 눈을 잠깐 감았다, 뜬다.
「──────」
   놀람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럴 것 같은 생각이 들고 있었던 것이다.


이별은.
사라질 때는, 분명 이렇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시계에 펼쳐진 것은, 그저 온통 황야뿐.
질주한 바람과 함께, 기사의 모습은 깨끗이 사라져 있었다.
   나타났을 때와 마찬가지.
_그저 미련 없이 깨끗하게, 생각나게 하는 그 무엇도 남기지 않는다.


「아아───정말로, 너다워」
   중얼거리는 목소리에 후회는 없다.
   잃은 것, 남은 것을 가슴에 품고, 그저, 떠오르는 빛에 눈을 가늘게 뜬다.
   잊지 않도록, 부디 오랫동안 색이 바래지 않도록, 강하게 빌며 지평선을 계속 바라봤다.
───먼, 아침놀이 진 대지는.
그녀가 달려왔던, 황금의 초원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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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해라 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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