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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장례 처음 치러봤습니다..
게시물ID : humorbest_4189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라피스
추천 : 30
조회수 : 17991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12/20 11:35:42
원본글 작성시간 : 2011/12/19 10:38:31
회사 여직원이 울고불고 난리가 났길래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10년을 같이 데리고 있던 애가 갑자기 죽었다더군요..

퇴근했는데 가만히 누워서 반응이 없길래 봤더니 피 토하고 죽어있었더라고..

그 전주에도 자꾸 켁켁거리길래 병원을 데려갔었더군요. 병원에서는 아무 이상 없다며, 주사 한 방 맞춰주고 끝이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갈 줄은 몰랐던거죠. 방 안에서만 키우는거라 이상한 거 주워먹었을 리도 없고.. 정말 예상도 못한 상태에서 그렇게 됐네요.

아무튼, 정신이 없길래 바로 장례절차 알아보고 차 몰고 갔습니다. ㅍㅌㄴㄹ 였나..

쭉 알아봤더니, 기본 15만원에 무슨 화장비 얼마 유골함 얼마 또 얼마... 얼마.. 이런식으로 가길래.. 그 중에서 20만원에 유골함까지 깔끔하게 원샷으로 끝나는 업체로 선택했습니다. 카드가 된다는 점도 있었고..
암튼 업체에서 차가 데리러 온다는걸 그냥 제 차로 갔네요

장례식장은 상당히 아담하고 깔끔하더군요. 2층이 납골당 겸 추모카페..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생각은 했지만 납골당 좋은 자리가 다 차 있고 애기 주인들이 이것 저것 생전에 좋아했던 장난감이라던지 먹이라던지 꽃, 사진 등등.. 여러가지로 아기자기하게 꾸며놨더군요. 

1층이 장례식장 겸 화장장인데.. 장례식장은 조그만 방이 두 개로 기독교식 불교식 두 가지로 나뉘더군요.. 
아무튼, 직원분이 장례식장(방)안에 단 위에 강아지를 정리해서 올려놓으면 기도를 하든 향불을 피워올리든.. 뭐 그런 식..

여직원이 계속 울기만 하길래 제가 나서서 향도 피워주고 절.. 을 할 수는 없으니 묵념도 해주고.. 저승가는 길 노잣돈 하라고 옷에다가 만원 꽂아주고 그랬네요. 그렇게 해서 마지막 인사를 끝내면 이제 드디어 화장...

화장 과정은 유리로 되어있는 창을 통해 모든 과정을 다 볼수가 있게 되어있고 그 앞에도 역시 향불이 피워져 있습니다. 역시 향 하나 태워 올려주고 오열하는 여직원 어깨를 두드려주며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데..

옆 벤치의자에서 갑자기 털뭉치가 일어나더니 내 무릎위로 올라와 포풍 꾹꾹이 시전;;;

나한테 한 동안 붙어서 꾹꾹이 하다가 울고 있는 여직원 무릎으로 올라가더니 다시 꾹꾹이.. 아.. 얘가 사람 위로할 줄 알더라구요. 고양이는 영물이라더니 참;;

아무튼 이래 저래 화장이 끝나고 유골 보여주고 빻아서 어느 유골함에 넣을지 물어봅니다.. 기본이 사기로 된건데, 위에 이야기했던 기본 20만원안에서 끝나는 거고.. 세라믹이니 황토제질이니 해서 3만원, 5만원 추가로 가는 것들이 있었고...
여직원은 자기 욕심으로 평생 갖혀살아야 했으니 죽어서라도 자유롭게 떠돌아야 되지 않겠냐며.. 유골을 뿌리는 것으로 낙찰.. 꽃피는 봄이 오면 경치 좋은 곳으로 같이 가서 뿌려주기로 했습니다. 

결제는 카드로 20만원.. 2층 추모카페 납골당에 모시면 가격이 최소 1년에 10만원이상은 들어가지만.. 뿌리기로 했으니 패스..

아무튼, 저는 한 3~4년 안에, 혹은 그것보다 훨씬 빠르게 또 겪어야 할 일인듯 해서.. 이번에 간접적으로나마 치뤄보니 다행인듯 하네요. 

여직원에게는 심심한 위로의 말을.. 올해 부친상에.. 그렇게 아끼던 강아지까지 보냈으니 상심이 말이 아니겠지요. 그리고 아직 수명도 다 하지 못하고 간 강아지에게는 명복을 빌 뿐입니다.

ps. 밑에 사진은 장례식장 접대 및 위로담당 페르시안. (페르시안이 두마리, 샴이 한 마리 돌아댕기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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