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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bestofbest_419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기쁜우리★
추천 : 240
조회수 : 19254회
댓글수 : 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0/10/28 02:16:18
원본글 작성시간 : 2010/10/11 15:47:55
꽤 오래전 일이다. 거의 10년 가까이 된듯. 그런데 갑자기 생각이 나서 적어본다.
지하철에서 서서 가고 있었고 내 앞에 가냘픈 소녀가 앉아 있었다.
여기서 소녀가 가냘프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넘어가자.
웬 아줌마(50이상)가 내 옆에 와 서자 소녀가 슬쩍 보더니 일어나 양보를 했다.
'아주머니, 앉으세요'
그런데 아주머니가 앉지를 않고 당황한 기색으로 그 빈자리를 쳐다만 보고 있는게 아닌가.
그 이유를 주변의 모든 사람은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터무니 없이 공간이 부족했던 것이다. 그 가냘픈 소녀의 엉덩이가 충분히 혹은
넉넉히 자리잡을 수 있었던 공간이 그 아주머니한테는 엉덩이 반쪽이나 간신히 낑겨댈
정도로 좁았던 것이다. 그래서 시도도 못 하고 망연자실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렇다고 내가 앉을 수도 없고(나라면 간신히 앉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 소녀가
도로 앉을 수도 없고 그 아줌마가 양옆 사람의 허벅지에 엉덩이 양쪽의 절반을 얹고 갈 수도
없었기에 우린 서로 아무 말도 못 하고 그 빈자리를 애써 외면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 빈자리 옆에 있던 인정 많은 아저씨가 공간을 조금이라도 넓혀보려고 '으차!' 하는 기합까지
넣어가면서 자기 자리를 좁혀봤지만 눈에 띄는 효과가 없어서 주변을 더 안타깝게 할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가슴 아픈 사건을 '슬픈 빈자리'라 이름 붙이고 아직까지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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