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만에 만난 너는 너무나 아릅답더구나 나를 반기던 그 환한 웃음과 사랑스러운 네 포옹은 여전히 가슴시리도록 따사로왔고. 예상은 했지만 예전 남친이랑 다시 사귄다고. 그녀석은 물론 네겐 가당치 않지만 나름 쿨하고 너를 참 좋아하는 아이 같아서 내가 인정하는 녀석이니까. 내가 너희집에서 묵던 그날 밤엔 그 녀석은 너와 밤을 보냈지. 나는 술과 함께 외롭고 즐거운 밤을 보냈고. 그런데 너도 나만큼 우리의 재회가 즐거웠는지 다음날 너는 나와 시간을 보내기로 했을때, 네 남친은 무척이나 질투하더구나. 네 남친이 되기엔 자신감이 부족하고 소인배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 그날 밤에 너와 나는 술을 마셨고, 기분이 좋아진 나는, 맹하게 내 옆에서 나와 같이 밤하늘을 바라보는 너를 바라보며 못된 생각도 들더라. 그 연못가와 혼란스럽던 미치광이 구름, 별들의 마법같은 힘을 나는 결국 이겨냈단다.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고 너는 내 마음속에 계속 남아 있어 자기장의 원동력 지구핵처럼 내 자신감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꼭 나를 만나러 오겠다고. 심지어 내가 사는 곳 주변에 집까지 얻어서 함께 룸메이트로 살자고. 나도 네가 나를 만나러 오면 좋겠는데, 그땐 나는 어쩌면 좋으지 모르겠다- 나는 너의 나에 대한 필리아를 곡해하여 에로스로 착각했고, 너는 나의 너에 대한 에로스를 곡해하여 아가페로 착각했다. 그렇게 우리의 사랑은 구실점을 잃은채 하지만 아름답게 자유나선형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너도 이해해야 하잖니, 나는 에로스를 버릴수 없고 너의 아름다움은 내가 너를 모든 방법으로 사랑해도 모자랄 만큼 숨막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