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는 본래 러시아인들의 수달가죽 생산기지였다. 그러나 이곳에서 모피생산이 줄어들자 러시아 정부는 한반도의 7배나 되는 이 땅을 1867 년 단돈 720만달러를 받고 미국에 팔아 치웠다. 현재 미국 알래스카주 (州)는 전략상 매우 중요한 지역이고 이라크가 35년 동안 수출할 수 있 는 양의 원유가 매장되어 있는 보물이다. 이렇듯 땅이나 자연환경의 가치 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천양지차로 달라지는 것이다. 따라서 영토래야 조 그마한 한반도와 섬들뿐인 우리의 경우 국토의 해외매각은 신중에 신중 을 기해야만 한다.
그런데 최근 안목이 짧고 세상물정에 어둡던 제정러시아의 관리들이 보 물 같은 알래스카를 헐값에 팔아치웠던 사건과 같은 통탄할 일이 충남 안 면도에서 일어나려고 한다. 돈계산, 유권자 표 계산에 바쁜 충남의 지사 와 관리들은 편안하게(安) 잠자는(眠) 땅, 안면도의 꽃지해수욕장 남쪽 부근 80여만평을 불과 300억원 정도 받고 미국의 무기거래상 아드난 카 쇼기에게 매각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 지역은 특히 해안사구가 아름다울 뿐 아니라 서식하고 있는 식물도 다 양하다. 또 ‘안면도 바지락’의 주 생산지이기도 하다. 카쇼기는 이곳 을 매입하여 향후 10년간 35억달러를 투자해 카지노와 골프장 등 위락단 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계획의 추진을 ‘돕고 있는’충남도청의 관리들은 당장의 땅값이 아니 라 차후 개발되었을 경우의 엄청난 세금수입과 높은 고용효과를 기대하자 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것은 지각없는 공무원들이 우리 국토를 가벼이 여 기고 이 땅을 지켜온 백성들을 업수이 여기는 어리석음의 소치이다. 외국 인들에게 땅을 팔아 거기에 차려진 노름방에서 개평이나 뜯자는 속물근성 이라고 비난받아도 할말이 없다. 그곳을 위락단지로 만들어 주민들을 종 사자나 청소부로 만드느니 차라리 경쟁력 있는 ‘청정 바지락 생산기지 ’로 조성하는 편이 백배 낫다.
우리가 특히 유념해야 할 것은 외국인들의 재산사유 관념은 냉혹할 정도 로 철저하다는 점이다. 만약 이 땅이 팔렸을 경우, 누구라도 그곳에 들어 가 우리가 옛날부터 하던 습관대로 노래라도 한 곡조 불러보라. 그러면
그 즉시 어디선가 관리인이 나타나 당장‘개인영토(private property) ’에서 나가라고 눈을 부릅뜨고 소리칠 것이다. 심한 경우 엽총을 들이대 기도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더구나 카쇼기측은 협상과정에서 충남도 에 대해 주변 공유수면 점용허가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데 만약 그렇 게 될 경우 우리의 해안안보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다. 충남도에서 는 카쇼기의 현지법인을 만들어 우리나라 법과 규정을 준수하도록 한다지 만, 일단 땅 소유주가 외국인인 이상 천만의 말씀이다.
안면도 땅을 제대로 활용할 자신이 없으면 차라리 후손들에게 그대로 물 려주는 편이 낫다. 그리고 카쇼기에게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약속했다면 매각하는 대신 50년 혹은 100년을 기한으로 임대해 주자. 이것이 우리 의 영토주권과 자존을 지키면서 경쟁력 있는 금수강산을 만드는 길이다. 홍콩이나 마카오의 경우, 청(淸)이 그곳을 팔지 않고 빌려주었기에 최 근 되돌려받았지 않았는가?
충남도청의 관리들은 안면도가 그렇게 어렵사리 산 땅이 아니라서 쉽게 팔아치우려는 것인가? 서해와 남해에 있는 우리의 섬들은 모두 보물단지
이며 안보 측면에 있어서도 극히 중요하다. 만약 그들이 임차하지 않겠다 면 그것으로 협상을 끝내고 정 필요하다면 국내기업들에 맡기면 되지 않 는가? 언제 안면도 주민들이 땅 팔아 카지노 짓자고 요구하며 시위 한번 한 적 있는가? 충남지사와 관련 공무원들의 사려깊은 판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