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8년 전, 갓 대학에 입학한 그녀는 용돈을 벌고자 아르바이트를 구하다가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번화가의 한 노래방 입구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벽보를 봤다고 합니다.
고민할 것도 없이, 들어가자 사장님이 "여자네." 라고 말하며 야간에 하는 일인데 할 수 있겠느냐고 묻더랍니다.
그 당시에 다른 아르바이트의 두 배 가량 되는 시급에 끌려, 열심히 하겠다, 시켜만 달라며 자신만만했고, 사장님은 잠깐 망설이다가 승낙했다고 합니다.
밤새 술 마시는 주점 노래방은 아니고, 단순한 노래방 이였기 때문에, 그렇게 늦은 시간까지는 운영하지 않았고, 번화가였지만 그렇게 손님이 많이 들지도 않아서 정해진 시간보다 항상 마감을 빨리했다고 합니다.
보통 밤 12시에서 가끔 정말 늦으면 새벽2시정도에 마감을 하곤 했는데, 아르바이트를 시작한지 4일째 되는 날, 그날 유독 손님이 없었고, 들어온 손님들은 이상하게도 30분을 채우지 못하고 나가더랍니다. 그래도 그녀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합니다.
밤 12시 쯤 마감을 하기위해 홀 청소를 했다고 합니다. 혼자 적적하게 청소를 하려니 심심해서, 노래방 기계에 노래를 잔뜩 예약하여 틀어놓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열심히 청소를 했다고 합니다.
당시 쿨의 애상이 나오고 있었고. 신나게 부르며 바닥을 닦고 있는데, 갑자기 한 부분에서 음악이 멈춰서 렉걸린 듯 튕기더랍니다. "너 도대체 뭐하고 다니니, 그게 아냐 냐 냐 냐 냐 냐 냐" 이런식으로요.
기계가 고장 났나 싶어 모니터를 손으로 몇 번 쾅쾅 두드려보았는데, 갑자기 이유모를 소름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돋더랍니다. 그래서 밀대걸레도 던져놓고, 노래방 카운터 옆에 있는 쪽방에 숨었답니다.
덜덜 떨고 있는데, 그 소리가 냐 냐 냐 냐 점점 더 커지더니, 소리가 쪽방 쪽으로 다가오는 느낌이 들더랍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소리 지르면서 밖으로 달려 나갔답니다. 그대로 사장님께 전화를 걸어 이런 일이 있었다, 안에 못 들어가겠다. 했답니다. 사장님은 아무 대답없이 가만히 듣고만 계시다가, 알겠다, 문 잠그지 말고 그냥 집에 가라고 하셨답니다.
그리고 당분간은 그런 일이 없었습니다만 나흘째 되던 날이었답니다. 어김없이 마감시간은 다가오고, 그날의 공포는 잊은 채 잡담을 하며 청소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녀가 맨 구석에 있는 방에 가장 큰 룸을 청소하러 들어갔을 때, 어떤 여자 분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며 테이블 옆에 서 있더랍니다. 그녀는 오죽 했으면 일행이 버리고 갔을까,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어 비꼬는 듯이 "저기요. 집에 안가세요?" 라고 물었답니다.
그러자 만취된 듯 비틀비틀 거리던 그 여자가 갑자기 몸을 똑바로 우뚝 세우더니, 고개를 번쩍 들더랍니다.
눈썹이 없고, 검은자위가 없이 새하얀 눈동자를 가진 여자가 갑자기 자길 쳐다보는데 소름이 끼쳤고, 그 여자 입에서 뭔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확인한 순간 바로 노래방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 냐 냐 냐 냐 냐 냐. ... 냐 냐 냐 냐 냐 냐.
그 자리에서 또 소리를 지르며 뛰쳐나왔고, 바로 아르바이트를 그만 두었다고 합니다. 그 여자가 사람인지 아닌지를 모르겠지만 그런 기괴한 손님(!)이 있는 노래방이라면 아르바이트생이 잘 구해지지 않는 건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