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세 여자입니다. 모쏠이나 마찬가지고요.
추석연휴에 고향에 내려가서 오랫만에 고향친구들(초~중 동창들)을 만났습니다.
남자 셋에 여자 하나(저)였는데, 대학 안가고 바로 사회생활에 뛰어든 친구도 있고 방금 전역한 친구도 있고 해서
진짜 다양한 대화가 오갔습니다.
술한잔 하면서 얘기하는데, 우연히 중학교때 첫사랑 얘기가 나왔습니다.
제가 좋아했던 녀석 얘기도 하고, 모든 남자들의 로망이었던 예쁜 여자애(그래봤자 촌에서 예쁜애;;) 얘기도 나왔는데요.
저는 여태까지 그 아이가 예뻐서 인기있었는줄 알았는데, 남자애들 얘기를 들어보니 가슴이 커서 인기있었다더라구요.
그 여자애가 유독 교복치마를 짧게 입었는데, 걔가 앉을때마다 팬티한번 보겠다고 노력했다는 얘기를 남자애들끼리 웃으면서 하는데
정이 뚝 떨어지더라고요.
첨에 한 친구가 그 여자애 얘기를 꺼내며 '걔는 중딩의 발육이 아니었다'며, 가슴 한번 만져보고 싶어서 죽을뻔했다 뭐 이런식으로 얘기할땐
얘가 대학 안가고 사회생활에 뛰어들더니 아저씨들이랑 만나면서 음담패설만 늘었구나 싶어서 그냥 신경 안쓰려 했는데
다른 친구들도 맞장구 치면서 낄낄대니까 진짜 오랜 친구고 뭐고 오만정이 다떨어져서...
풋풋한 첫사랑이면 보통 저런 육체적인 감정이 아닌 진짜 풋풋한 설렘이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성인 남성도 아니고, 중학생 그것도 더더군다나 촌구석 중학생의 첫사랑인데 육체적인 이유로 좋아했다니....
제가 참다못해 너네들은 뭐 변태새끼들이냐고 얼굴이 이뻐서 좋아했다면 이해하겠는데 가슴만지고싶어서 좋아했다니 그게 뭐냐고 뭐라고 했더니
이게 뭐가 변태냐고 세상남자들은 다그런다고 얘기하더군요.
이세상에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 순수한 마음으로 좋아하는 사람 단한명도 없을거라며,
결국 같이 자고싶어서(더 저속하게 거기가 반응해서 라고 말했지만....) 좋아하는거라고 일장 연설을 늘어놓더군요.
제가 남자도 아니고, 모쏠이나 마찬가지라서 남자 속마음도 잘 모르겠고 해서 그냥 너잘났다 하고 말았는데요.
하루종일 곰곰히 생각하니까 자꾸만 남성혐오(?) 비슷한게 생기더라구요ㅠㅠ
제가 연애 경험이 너무 없어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저런 얘기 듣고 나니
그냥 세상 모든 남자들이 뇌 대신 성기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더러운 변태들로만 보이네요.ㅜㅜㅜㅜㅜㅜㅜㅜㅜ
같이 자고 싶은 여자를 사랑한다니... 그 어린시절 첫사랑조차도 육체적 탐닉이라니... 그게 세상 남자들 대부분이라니ㅠㅠ
아 뭐 전 혼전순결 강요하고 이런 사고방식은 아니지만, 원인과 결과가 달라진것같아 어이가 없습니다.
사랑하니까 같이 자고싶어지는거 아닌가요? 그럼 홍등가 가는 남성분들은 그 윤락녀분들을 다 사랑하시는건가?;;
아 혼란스럽습니다. 이러다 남성혐오 생기겠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