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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l_4197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eio
추천 : 38
조회수 : 4528회
댓글수 : 30개
등록시간 : 2013/12/23 15:42:05
 
리신은 니달리를 보자 곧 저번에 만난 삼인큐중 가장 쪼렙이라는걸 알 수 있었다. 니달리는 블루자리에서 춤을 추며
장난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칼바람서는 이런 블루자리를 보지 못하기나 한 듯 이.
리신은 부쉬에 앉아버렸다. 니달리가 비키기를 기다리자는 것이다. 요행 인베온 사람이 있어, 니달리가 길을 비켜주었다.
니달리는 부쉬에 리신이 앉아있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냥 날쌔게 창만 던져댄다. 그러나, 번번이 허탕이다. 그대로 재미있는양,
자꾸 창만 던진다. 다시 인베를 와야 길을 비킬 모양이다. 블루가 나오자 팔짝팔짝 미드쪽으로 뛰어간다.
다 뛰어가더니만 홱 이리로 돌아서며. "이 바보." 창이 날아왔다. 리신은 저도 모르게 강타를 쓰며 백핑을 찍었다.
 
다음 블루때는 좀 더 늦게 나왔다. 니달리의 그림자가 뵈지 않았다. 다행이었다. 그러나, 이상한 일이었다. 니달리의 그림자가
뵈지않는 날이 계속될수록 리신의 가슴 한 구석에는 어딘가 허전함이 자리 잡는 것이었다. 주머니 속 와드를 주무르는 버릇이 생겼다.
그러한 어떤 날, 리신은 전에 니달리가 앉아 장난질을 하던 블루 한가운데에 앉아 보았다. 리신은 몇번이고 춤을 추다가 깜짝 놀라 일어나고
말았다. 니달리가 이리로 건너오고 있지 않느냐. '숨어서 내가 하는 일을 엿보고 있었구나.' 리신은 달리기를 시작했다. 벽에서 점멸을
썼다. 벽을 넘지 못했다. 더 달렸다. 몸을 가릴 데가 있어 줬으면 좋겠다. 이 쪽 길에는 부쉬도 없다. 리신은 한손으로 와드를 박으면서 그냥
달렸다. 어디선가 '바보,바보' 하는 소리가 자꾸만 뒤따라오는 것 같았다.
 
중반이었다. 한동안 보이지 않던 니달리가 근너편 가에 앉아있었다. '얘.' 못들은 체했다. '얘, 이게 무슨 버프지?'
자기도 모르게 돌아섰다.
"블루버프"
"이름도 참 곱다."
삼거리에 왔다. 여기서 니달리는 미드로 한 삼마장쯤, 리신은 바텀으로 한 십 리 가까운 길을 가야한다.
니달리가 걸음을 멈추며, "너 저쪽 정글 너머에 가 본 일 있니?" 적 정글을 가리켰다.
"없다."
"우리, 가보지 않으련? 미드 오니까 혼자서 심심해 못견디겠다." "저래 봬도 멀다."
"멀면 얼마나 멀기에? 전에 할땐 사뭇 먼 데까지 로밍 갔었다." 니달리의 눈이 금새 '바보,바보' 할 것만 같았다.
삼거리 사잇길로 들어섰다. 피들스틱이 서 있었다. 리신이 Q를 날렸다. 음파가 날아간다. '참, 일찍 바텀으로 돌아가 갱을 가야 할걸'
하는 생각이 든다. 니달리가 피들스틱을 잡더니 마구 할퀴어댄다. 피들스틱이 자꾸 우쭐거리며 춤을 춘다. 니달리의 왼쪽 볼에
살포시 보조개가 패었다.
"야, 재밌다!"
저만큼 피들스틱이 또 서있다. 니달리가 그리로 달려간다. 그 뒤를 리신도 달렸다. 오늘같은 날은 일찍 바텀으로 돌아가 갱을 가야 한다는
생각을 잊어버리기라도 하려는 듯이.
 
적 바텀 삼거리를 지났다.
"저게 뭐니?"
"1차타워."
"여기 미니언 맛있니?"
"그럼 정글몹 맛도 좋지만 미니언맛은 더 좋다."
"하나 먹어 봤으면."
리신이 적 타워로 들어가 미니언 몇마리를 끌고 온다. 아직 체력이 차 있다. W를 날리고 소녀에게 한 개 건넨다. 그리고는 이렇게
먹어야 한다는 듯이. Q를 날린다. 니달리도 따라했다. 그러나 막타를 못먹고 "아 맵고 지려"하며 집어던지고 만다.
"참, 맛없어 못 목겠다."
리신이 더 멀리 팽개쳐 버렸다.
 
산마루 께로 올라갔다. 그리고는 "저기 알리스타가 있다. 그리 가보자." 황금 알리스타였다. 아직 3렙도 찍지 않았다.
리신이 지나가는채 Q를 날려 훌쩍 올라탔다. 알리스타가 껑충거리며 돌아간다. 그러나, 내리지 않으리라. 자랑스러웠다.
이것만은 니달리가 흉내 내지 못할, 자기 혼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너희 예서 뭣들 하느냐?"
베인 하나가 부쉬 사이로 올라왔다.
방호로 빠져나왔다. 어린 알리스타를 타서 멘탈이 상하면 어쩌느냐고 꾸지람을 들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베인은 리신 편을 한번 훑어보고는 그저 알리스타에게 백핑을 찍어대면서 "어서들 집으로 가거라. 역갱이 올라."라며
선고를 날려 주었다.
 
그 뒤로 니달리의 모습은 뵈지 않았다. 매일같이 블루로 달려가 봐도 뵈지 않았다.
와드로 미드를 살피기도 했다. 남 몰래 적 정글을 엿보기도 했다. 그러나, 뵈지 않았다.
그날도 리신은 주머니 속 와드만 만지작거리며 블루로 나갔다. 그랬더니, 이쪽 블루 부쉬에 니달리가 앉아있는게 아닌가.
리신은 가슴부터 두근거렸다. 
"그 동안 앓았다."
어쩐지 니달리의 얼굴이 해쓱해져 있었다.
"그 날, 역갱 당한 탓 아냐?"
니달리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었다.
"인제 다 났냐?"
"아직도.."
"그럼, 사려야지."
"하도 갑갑해서 나왔다.... 참, 그날 재밌었어... 그런데 그날 어디서 이런 버프가 들었는지 잘 지지 않는다."
니달리가 발밑을 내려다본다. 거기에는 검붉은 레드 버프가 들어있었다. 니달리가 가만히 보조개를 떠올리며, "그래 이게 무슨버프같니?"
"내 생각해 냈다. 그 날, 카정을 가서 옮은 버프다." 리신은 얼굴이 확 달아오름을 느꼈다.
 
리신이 정글에서 돌아오니 원딜이 수호천사로 갈아입고 길을 나서고 있었다. 어디 가시느냐고 물었다. 대꾸도 없이 몰왕검의 무게를
겨냥해 보면서 "이만하면 될까?" 이번에는 서폿한테 원딜이 어디 가시느냐고 물어 보았다.
"저 미드로 로밍 가신단다..." "그럼 저 큰놈으로 하나 가져가지. 인피라도... " 이 말에, 원딜은 허허 웃고 나서. "임마, 그래도 이게 실속이
있다."  리신은 공연히 열적어, 우물으로 가 상점을 한 번 철썩 클릭했다. 와드라도 사는 체.
 
그러다 까무룩 잠이 들었는가 하는데, "허, 참 세상일도..."
로밍갔던 원딜이 언제 돌아왔는지, "저쪽 삼인큐도 말이 아니야, 그 많던 템도 다 팔아버리고, 타워마저 남의 손에 넘기더니. 또 악상까지 당하는걸
보면..." 남는 미니언을 줏어먹던 서폿이, "미드라이너라곤 그 계집애 하나 뿐이었지요?"
"그렇지, 탑에 있던건 2렙에 퍼블 따여버리고..." "어쩌면 그렇게 라이너 복이 없을까."
"글쎄 말이지. 이번엔 꽤 여러 번 갱 당하는걸 역갱한번 변변히 못해 봤다더군."
 
"그런데 참, 이번 계집앤 렙도 쪼랩인 것이 여간 잔망스럽지가 않아. 글쎄 죽기전에 이런말을 했다지 않아? ㅅㅂ 우리 정글 갱 안오고 뭐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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