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결혼식에 가서
속으로 울부짖는 시기가
지나 안심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장성한 조카들이 결혼 소식을 속속 전하는 봄입니다.
도대체 이 자식들은 왜 2014년 봄에 유독
결혼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3월부터 오늘까지 벌써 네 녀석이 화촉을 밝혔습니다.
마땅히 달려가 축하할 자리이지만,
해맑은 모습으로 식장에 들어서 집안 어르신들께 인사하면
"너는 도대체 언제 갈꺼니?"하시네요.
한숨 쉬는 홀아버지, 일찌감치 결혼한
오빠와 남동생이 오히려 고개를 숙입니다.
에잇, 속상해 죽겠네.
안 생기는 걸 어째요.
그야말로 북치고 장구치는 잔칫날에도
저는 슬그머니 나와
이렇게 쏘맥 말아 봅니다.
인연이 어딘가에 있다면,
지금 이 시각에 뭐하는지 궁금합니다.
불타는 금요일이잖아요?
나는 이토록 외로운데 말이죠.
쫌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