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K서 혼자 CGV에서 늑대 소년 보고 왔습니다. 눈물 나더라고요, 이런 영화를 돈 주고 봤다는 것에...
어쨋든, 철학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점에 대해 철학적 분석을 시도 해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늑대소년보다 호메로스의 서사시도 이 보다는 더 현실적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헤시오도스나 호메로스의 신화같은 이야기들은 모두 현실에 기반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요,
헤시오도스의 신통기는 당시 인간의 지성으로 설명하기 어려웠던 자연 현상과 세계의 형성에 대하여 신화적 상상력을 덧 붙여 설명했던 내용이었고, 호메로스의 대표적인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 역시 필연적인 사건들은 필멸자인 인간들이 이끌어가지만, 인간의 지성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우연적인 사건들에 대해서는 불멸자 신들을 개입 시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일리아스의 트로이 전쟁 막바지에 메넬라오스와 파리스의 대결을 볼 수 있는데요, 10여년간의 전쟁으로 지쳐있던 양측에게 메넬과 파리의 일기토는 누가 이기든 지든 상관 없는, 전쟁을 끝내고자 하는 열망을 보여주는 내용이었습니다. 파리스의 형인 헥토르 조차 동생이 죽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기토를 허용하죠, 파리가 죽으면 헬레네만 줘버리면 되니까요
그런데 트로이인과 그리스인이라면 절대 하지 않아야 할 일이 벌어집니다.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는데 트로이 군의 영웅중 하나인 판...뭐시기가 여신의 부추김을 받아 메넬라오스에게 활을 쏘게됩니다. 결국 조약은 깨지고 다시 전쟁이 시작되며 결국 트로이는 멸망하게 됩니다.
신화는 이러한 상식 밖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환상적 존재인 신을 개입 시킵니다. 이 외에 아킬레우스와 헥토르의 싸움에서 헥토르의 동생으로 변장한 아테나 여신이나 그리고 제가 존경하는 영웅 오딧세우스가 10여년동안 뻘 짓하며 돌아다니는 것을 포세이돈의 분노라고 설명하는 등 신화는 인간史에 기반하고 있지만, 인간의 지성으로 합리적인 설명이 불가능한 부분에 판타지를 첨가하게 됩니다.
우리는 인간이 영화나 연극, 글등을 읽을 때 우리는 우리의 생활 세계와 최대한 유사하면서 이 속에서 진행되는 환상을 꿈꿉니다.
예를들어, 제가 아주 좋아하는 건축학 개론은 우리에게도 있을 법 했던 이야기에 상상력을 섞어서 스토리를 진행합니다.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역시 왜곡되어 극단적으로 발현되는 모성애라는 판타지적 요소를 소외받는 타자들의 모습에 투영시켜 설명합니다.
반면 영화 늑대소년은 처음부터 판타지를 기반하고 있습니다. 제목에서 보다 시피 늑대인간이라는 현실에서 성사 되기 어려운 불가능한 존재를 우선적으로 상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 우리의 삶과 괴리된 판타지를 경험하게 됩니다. 즉, 인간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