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평 남짓한 방에 월세로 혼자 저는 고달픈 직장 생활 때문에 힘들어요.. 1년이 채 가지못해 그녀가 싫증을 느끼고 위태롭게 타오르던 그 사랑의 모닥불은 꺼졌어요.. 그녀는 참 이기적이게도 시기 부적절한 태도로 이별 통보를 되도록 빨리하길 원했어요.. 그녀가 전화와서 놀이터에서 나랑 얘기 좀 해라고 하더라구요.. 불쑥 그녀가 꺼내 내미는 임신 테스트기에는 얇지만 선명히 그어진 두 개의 선이 있었어요 그 순간부터 저는 손톱을 물어뜯고 다리를 떨어 내가 미쳤지를 속으로 반복하며 담배를 피웠어요.. 그깟게 대수냐 애 때면 되지 뭐 근데 평생 떼지 못한 죄책감은 어떡해할지 모르겠더라구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잡지도 버리지도 못해 나는 버러지도 못된다며 술에 쩔어 자책하며 살았어요.. 그녀는 강이 보이는 널찍한 아파트에 살아 고생 따위는 잘 몰라 늘 부족함 없이 자라왔어요.. 그녀와 만남은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전혀 심각하지는 않아 단지 연애까지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마음은 계속 급해 혼자는 수습을 못해 알려질까 두려워 친구에게도 말을 못하고 있어요.. 무척 짐스러워 뱃속에 자리잡은 존재 눈치 챌 까봐 엄마의 눈도 제대로 마주보질 못하고 있어요.. 요즘 잠만자면.. 꿈속에서 저를 닮은 아이도 자주 보구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