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소식 접했을때 생각보다 덤덤해서 신기하고 다행스러웠다 아마도 나중에 올 충격을 생각해서 그동안 많이 상상하고 생각하고 연습해와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너에대한 마음의 증오심을 없애기 위해 그동안 참 많이 노력했고 그 증오심이 너에게서 비롯된게 아니라 나에게서 비롯되었다는것을 받아들이고 너에대한 미움을 버리느라 몇 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낙태라는 것이 여자의 잘못만이 아니고 남녀 모두 감당해야하는 몫인데
너의 신부는 그 사실을 알고있니?
처음 임신사실을 알았을때 너에게 알렸지만 넌 아무말도 하지 않았고 결국 친구와 병원을 수소문하고 찾아갔을때도 연락이 없었고 병원에서 나왔을때도 연락이 없었어 그땐 우리 둘 다 어렸다고 생각됐고 너도 충격이 컸을거라 생각해서 일단은 내가 감당하고 나중에라도 그 잘못을 아픔을 속죄를 같이 해줄거라 믿었지
없었어 그런거..
만약 그때 너가 나에게 몸은 괜찮니. 함께있어주지 못해 미안해. 라는 말만 해줬어도 우리 관계는, 내 정신은 괜찮았을거야
그 후부터 2년간 나는 너를 참 많이도 괴롭혔다 엎드려절받기 식으로 사과를 강요하고 날 못 떠나게 막고 어떻게든 내 마음을 보상받으려고 악착같이 못 떠나게 막아댔지 그땐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고 내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할지 몰랐어 다만 너가 그렇게 떠나버리면 내가 없어질거 같아서 무섭고 두렵고 혼자 남는게 너무 싫었다
몸 회복도 안 되었는데 강제로 관계를 가지려 했을때도 강력히 자항 못한건 너가 날 떠날까봐..
이제와 생각하면 그때 나는 참으로 자존감이 낮았구나 싶다
낙태를 한 나를 받아 줄 남자는 없을거라 생각했기에 너가 떠나버리면 나는 어쩌냐고 그 마음이 내 정신을 지배했지
그 후로 너는 거짓말도 많이하고 나는 그 거짓말에 속지 않으려고 스토커처럼 변해가고 우리는 점점 최악이었어
30대가 된 지금 그때와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면 좀 더 현명히 대처했을텐데
너가 제발 헤어져달라고 울던 날 나는 도망쳤고 그 후로 혼자 버티다 나는 약을 먹었어 깨어나니 병원이었고 너에게 연락했지만 넌 다신 연락하지 말라 했지
그러고 나니 오히려 홀가분 해지더라 마음의 짐이 날아가는 듯 했어
그 후로 난 그럭저럭 잘 지냈어 우리의 인연이 주변과도 얽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너의 소식을 듣게 되기에 너도 새로운 여자 만나 잘 지내는것도 알고 있었고
드디어 너도 결혼했네
나는 아무리 괜찮아도 평생 마음에 지어야 할 짐이 있는데 아마 너는 잊었을거 같아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지 그러니 내가 굳이 알려주지 않아도 너의 신부는 너를 잘 알거라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