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대한민국 문제분석]1.경제
게시물ID : sisa_4203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생을즐
추천 : 0
조회수 : 44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7/30 20:28:22
나는 경제에 대해 잘 모릅니다. 이 글은 제가 가진 상식을 바탕으로 쓴 글임을 밝힙니다.
또한 저는 좌파입니다. 자본주의를 싫어하지만 이 글은 자본주의의 시각에서 쓴 글임을 역시 밝힙니다.
즉 이 글은 경제 비전문가 좌파가 자신이 이해하는 상식을 바탕으로 자본주의의 시각에서 대한민국의 경제상황을 분석한 글입니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 대한민국은 심각할대로 망가져 있습니다. 더 무서운 점은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대한민국의 경제는 표면적으로는 자본주의를 표방하고 있습니다만은 사실 제대로 된 자본주의가 아닙니다. 굳이 이름 붙이자면 (물질만능주의에서 이름을 따) 자본만능주의 쯤이라 볼 수 있겠네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자본주의의 꽃은 무한경쟁에 있습니다. 경쟁이야 말로 자본주의를 이끄는 힘이고, 자본주의가 계속해서 굴러갈 힘을 만들어내는 동력이죠. 많은 사람들의 착각과는 다르게, 현재의 자본주의에 있어서는 정부의 시장에 대한 간섭이 꽤나 큰 편에 속합니다. 산업혁명 이후 초창기의 막장 자본주의가 시장을 무조건적으로 신봉하던 것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죠. 현대의 자본주의는 정부가 시장 안의 구성원들이 정상적으로 경쟁을 하고 있는지, 경쟁을 훼방하는 요소는 없는지 감시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미국이 거대자본의 시장 독과점을 철저하게 경계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하지만 대한민국의 경제계는 경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제대로 된 자본주의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제 주장은 여기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기업을 한다는 것은 이미 부를 축적한 대기업 재벌들의 폭정 하에 중소기업들이 피를 빨리다 말라 죽는 정체된 구조만 계속될 뿐, 경쟁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건전한 경쟁이란,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의 폭력 아래에서 서로 살아보겠다고 아둥바둥 가격경쟁, 제 살 깎아먹기 제로섬 경쟁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게 아닙니다.

건실한 중소기업, 빼어난 가능성을 가진 벤처기업들이 언제건 치고 올라와 대기업의 입지를 위협할 수 있어야 하고, 대기업들은 선두주자의 위치에 안주해 있지 않고 언제나 다급한 위기의식을 가진채 더 맹렬히 뛰어야 합니다. 자본주의가 말하는 건전한 경쟁이란, 이미 부를 축적한 채 앞서 있는 이들은 손 놓고 앉아 낮은 위치의 중소기업들끼리 죽고 죽이는 경쟁을 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까지 포함해 시장 안의 모든 이들이 다같이 죽자사자 뛰는 것을 말하는 겁니다. 이게 없으면 고인 물은 썩는다고 결국 대기업들은 점점 경쟁력이 떨어지며 망가져가고, 가능성 있는 중소기업들이 점차 죽어나가며 경제 전체가 흔들리게 되죠.

IMF가 왜 왔을까요? 언론에서 떠드는 것 처럼 국민들이 샴페인을 일찍 터뜨리고 해외 여행에 사치품에 막 과소비를 해서요? 아뇨, 대기업들의 방만하고 안일한 운영과 돈장난 끝에 모래 위에 쌓아둔 대한민국 경제가 와르르 무너진거죠. 국민들은 나라 경제를 무너뜨린게 아니라, 대기업들이 망가뜨린 경제 살리겠다고 금 모으고 저금통 깨뜨려 가며 바둥바둥 노력한 죄 밖에 없습니다.

대한민국 경제가 지금 이모양 이꼴인 이유는 모든 경제정책을 대기업 위주로 굴리며 대기업들의 부패와 독과점을 눈감아 주고, 가능성 있는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의 횡포 앞에 모든 것을 다 빼앗기고 무너지는 것을 방조..아니 아예 권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은 제대로 된 경쟁을 하지 않고 그저 돈 많은 놈이 장땡인, 자본을 숭배하는 자본만능주의일 뿐 자본주의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에 대해 제가 생각하는 해법을 적어봅니다.

우선 가장 시급한 것은 지적재산권에 대한 철저한 보호가 필요합니다.
중소기업은 자본이 아닌 아이디어와 아이템으로 승부하는 회사들입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자본을 모으고 덩치를 키우면 중견기업, 대기업의 위치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거죠. 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은 이러한 아이템들, 아이디어들에 대한 보호가 너무나도 취약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1>중소기업이 괜찮은 아이템을 만들어 냅니다
<2>돈이 될 것 같은 아이템을 발견한 대기업이 달려들어 싼 값에 팔 것을 요구합니다(사실 이것만 해도 양반입니다. 아예 3번으로 바로 넘어가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3>만약 중소기업이 팔지 않고 버틴다면 대기업이 똑같은 아이템으로 대자본을 투입해 해당 사업에 뛰어듭니다.
<4>표절, 특허권 침해에 대해 너무나도 모호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 지적재산권에 대한 사법부의 인식 덕에 대기업은 표절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피해 도망갑니다.(이는 자금력을 바탕으로 막강한 법무팀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합니다)
<5>혹은 아예 당당하게 베끼기도 합니다.
<6>억울한 중소기업이 법적대응을 벌이거나, 혹은 대기업에서 적반하장식으로 그것이 원래 자기것이라며 중소기업이 동 아이템 사업을 못하게끔 소송을 걸어옵니다.
<7>대기업은 법적분쟁에서 이기길 원하는게 아니라 시간을 끌기를 원합니다. 최대한 시간을 끌며 수년에서 10년 넘게까지도 중소기업을 괴롭힙니다.
<8>결국 중소기업은 기나긴 세월 동안 사업도 뒤로하고 법적분쟁에 매달려 허덕이다 포기하거나, 결국 법원에서 승리하더라도 푼돈의 보상금만 받고 사업은 이미 말아먹은 상태가 됩니다. 대기업은 그간 뽑아먹을 것 다 뽑아먹고 적은 돈의 보상만 낼 뿐이죠.

이게 바로 대한민국 시장에서 중소기업들이 대기업과 공정한 경쟁을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자본이 아닌 신선한 아이템으로 승부해야 하는 중소기업들이 그 아이템마저 보호받지 못하고 대기업의 횡포 앞에 강탈 당하고 마니까 버틸 재간이 없는거죠. 결국 중소기업들이 먹고 사는 방법은 대기업이 하기 싫은 허드렛일을 받아 근근히 살아가는 하청업 외엔 남은게 없습니다.

거의 모든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이 소량 발주하는 일에 매달려 서로서로 경쟁하는 하청지옥.. 이것은 낮은 임금과 취약한 복지, 열악한 노동환경과 그로 인한 실업률로까지 이어집니다.

저작권, 지적재산권과 특허에 대해 훨씬 강화된 기준을 갖추고, 처벌 수위도 높여야 합니다. 또한 자본을 많이 가진 자, 높은 위치에 있는 자의 이런 표절행각에 대해서는 더더욱 강한 처벌을 해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대놓고 베낀 후에 10년 질질 끌다 푼돈 지불하고 넘어가는 지금의 악독한 행각을 막을 수 있을테니까요.

또한, 두번째로 시급한 일은 경제사범에 대한 전반적 처벌 수위를 높여야만 합니다. 이 역시 돈과 힘을 가진 입장 일수록 더더욱 강력한 가중처벌을 해야만 합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는 법이니까요. 탈세/횡령/뇌물수수 등 각종 경제사범에 대해서는 거의 패가망신급 강력 처벌을 해야 정신을 차리죠. 뭔 짓을 해도 사랑과 용서의 휠체어쑈 한번이면 그저 웃어넘겨주니까 이런 죄를 우습게 여기는 겁니다. 대기업들의 부패가 심해지면 IMF같은 범국가적 대형 위기가 온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가진자들의 비리에 대해 얼마나 철저하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죠.

아무리 재벌 총수 일가라 할지라도 회사가 주식회사인 이상 그들은 그 회사를 '소유'해서는 안됩니다. '경영'을 해야죠. 회사를 자기것 마냥 장난질 치다가는 그 덩치큰 기업에 딸린 수많은 소속원들, 아니 나라 전체의 경제에 큰 위기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이게 바로 정치인이건 경제인이건 자신이 가진 부와 권력의 크기에 따라 비리에 대한 처벌을 엄청나게 가중처벌해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경제 민주화는 배부른 분배논리 따위가 아닙니다. 파이가 어느정도 커졌으니 나눠 가지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한여름 주방에서 파이가 썩지 않도록 냉동/냉장시설을 갖추고 해충이 들끓지 않도록 위생시설에 투자를 하는게 바로 경제 민주화의 정의입니다. 반죽을 더 해 붙이고 덕지덕지 내용물을 추가해 파이 크기를 더 키워봐야 뭐합니까. 더운 날씨에 파이가 속부터 썩어가고 있는데.. 주방 바닥에 바퀴벌레, 파리 온갖 해충들이 기어다니고 있는데.

경제 민주화는 더 큰 파이, 더 좋은 파이를 만들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것들에 투자를 하자는 논리인 겁니다. 경제 민주화 없이는 더이상의 성장도 있을 수가 없어요. 대기업들은 제자리에 안주해 중소기업 피 빨아 먹으며 놀고 먹을 생각만 하고 있고, 중소기업들은 더 좋은 아이템으로 시장의 빈틈을 치고 올라갈 희망을 꺾은채 대기업 하청지옥에서 서로서로 배에 칼 꽂아 가며 가격경쟁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경제가 더 발전을 합니까..

서두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두운 이유가, 이런 암울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 말씀드렸습니다. 박근혜 정권이 대선공약이던(사실 기대도 안했지만..) 경제민주화를 포기하고 경기부양이란 목적하에 친재별, 친대기업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게 그 이유입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단기적 경기부양이 문제가 아닙니다. 중장기적 플랜을 가지고 중소기업들이 대기업과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을 하는, '제대로 된 자본주의'로 나아가지 않는 이상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될 뿐입니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