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배부른 고민 하나 할께.
나 행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어.
부모님 건강하시고 나 동생 말짱하고
가난했던 어린시절을 보낸 아버지가 자수성가해서
가정을 꾸린 덕에 풍족하진 않지만 넉넉하게 자라왔지.
가정도 화목하고 우리 부모님 서로 사랑해서 죽어ㅋ
근데 뭐가 고민이냐고?
나 사랑받아 본 적이 없어,ㅋ
이렇게 쓰면 오해할까봐서 적어두는 건데.
우리 부모님 나 사랑해 많이많이
근데 있잖아.
우리 부모님이 나 사랑하는 거 머리로는 알겠는데.
마음이라는 놈은 한번도 누가 자길 사랑해준 적이 없대
웃기지?
행복한 가정에서 부족한 것 없이 자란 놈이
그것도 부모사랑 받아 자란 놈이 사랑받아 본적이 없대
웃기지 않아? 나도 웃겨
이건 뭐 사이코패스도 아니고 무슨 무감각의 화신이 떳나?
근데 그래ㅋ
그냥 어렸을 때부터 외로웟어.
나 기억이 닿아있을땐 부모님말고 할머니랑 같이 잤어.
부모님이 할머니를 모시고 살았거든.
할머니와 나는 안방, 동생이랑 부모님은 건너방.
이렇게 자곤 했었지.
할머니가 혼자 주무시는 게 외로워 보였던
효자시인 우리 아버지의 생각이기도 했고
할머니가 유독 우리 아버지를 막내라서 사랑했고
그 첫째 아들인 내가 많이 좋아서 그랬었지.
근데 난 23살인 지금도 어두운 복도 너머로 보이는
건너방이 떠오르곤 해.
부모님과 동생이 자고 있는 그 방을 그리운 듯이 처다보는.
그 장면과 떠오르는 감정은 그리움이야. 그리움.
그리고 나서는 초4떄 일이거든
이건 나도 뜬금 없어. 앞 뒤 일이 생각이 나질 않아.
그냥 계단에서 나 같은 거 필요없다고 울고 있어.
아무도 없다고 내 곁에 아무도 없다고 울어.
왜 그럴까?
초등학교때는 때때로 가슴이 휑하니 빈 느낌이 많이 들었어.
어렸을 때는 성장통처럼 그냥 그렇게 아픈 줄 알았거든.
다들 그랫었어?
가슴에 구멍이 난 듯 바람이 불면 시리고 아픈.
중학교 때는 그래도 가족 땜에 버텼었지
집단 따돌림 까지는 아니지만 힘 좀 쓴다는 애들한테
괴롭힘 당했거든
중학교 3년 내내
그래도 내가 어느정도 공부를 하기도 했고
부모님이 기뻐하기도 했었고.
나 괴롭힘 당하는 거 알고는 많이 위로해줫었거든
근데 나 못된게 그래도 사랑받아 본 적 없다고 느껴.
고등학교 때는 즐거웠어!
동아리 활동도 하고 거기서 사람들이랑 연극 만들면서
신나게 즐겁게 지냈었지
내 인생 중 가장 빛났던 때가 아닌가 싶기도 해.
근데 이때도 내 낮은 자존감과 쩌는 열등감이 남았어.
내가 이때 굉장히 뚱뚱해서 못 봐줄 꼴이였거든.
그리고 그런거 있잖아
다들 잘대해주고 즐겁고 행복하긴 한데.
그냥 다들 그렇게 즐거운 걸로 끝나는 거.
이 건 뒤에서 좀 더 이야기 할께. ^^
그리고 군대를 갔다오고 내 외모도 일취월장 했지.
지금은 소개팅 시켜주겠다는 연락도 꽤 오고.
개쩌는 외모는 아니지만 훈훈까지 듣는? ㅎㅎ;;
근데 나 인간관계에 벽을 하나 두고 사람들을 만나.
언제 돌아서도 상처입지 않게. 비겁하게.
내 친동생한테도 그런 벽이 있다.
나 내 동생이 나 배신한다 해도 눈 하나 깜짝 안할껄?
근데 부모님한테는 그게 안되. 역시 부모님의 힘이란 위대해 ㅎㅎ
한 마디로 나하고 부모님 빼놓고는 벽을 쳐놓고 사람들을 만나.
나도 착각할 정도로 그 순간에는 진심이고 그 사람들이 좋지만
그 사람들하고 돌아설 순간이 되면 누구보다도 빠르고 냉정하게
계산하고 순식간에 쳐내버릴껄?
그리고서는 이유를 붙여서 자기합리화를 하겠지.
그래도 걱정하지마. 난 내가 먼저 돌아서진 않거든.
누군가가 나를 먼저 돌아설떄를 위해서 그런 벽이 필요하니까.
난 사랑이란게 누군가에게 보호 받고 있다는 느낌
누군가에게 가슴 따듯하게 사랑받는 느낌이라고 생각해.
우리 부모님은 서로 사랑하지만 자식들에게는 훈계가 먼저거든.
다들 그런지 모르겠지만. 자기 자식이 잘못하고 돌아왔으면
먼저 훈계부터 하는게 부모님이라고 하더라고.
밖에서 나 신나게 까댈 사람도 많은데 부모님 마저 먼저 까다니...
걱정되서...라고 하고 이해는 가지만. 너무 아프잖아.
그냥 안아주기만 해도 괜찮다고 안아주기만 해도 될텐데 말이야.
우리 부모님은 좋은 사람이야. 근데 자식을 참 못키워 ㅎㅎ
그냥 누군가한테 사랑 받아보지 못한 황무지 같은 사람의 이야기야.
나 누굴 좋아해.
진짜 가슴 뛸 정도로 두근두근 거리면서 좋아해.
그래서 그 사람 앞에선 따듯한 사람 포근한 사람으로 다가가는데.
실제론 이렇게 매마른 사람인 거 알면.
그 사람도 나랑 비슷한 처지라 따듯함이 필요한 사람인데.
겁먹지 않을까? 두려워서 피하지 않을까?
이런 고민해.
그냥 고민하고 있어 이런 거 때문에 ㅎㅎ
길어서 누가 읽어나 주려나 필력도 ㅄ인데...ㅋ
그럼 새벽녘 넋두리 들어줘서 고마워 ^^
여기까지 읽어준 당신들에게 사랑이 가득하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