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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재기는 왜 실패했나
게시물ID : sisa_4204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거긴앙돼형아
추천 : 1/6
조회수 : 36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7/31 03: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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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났던 성재기…그가 실패했던 이유 7 30th, 2013 @ 01:58 am › 100PD

비보를 듣고 잠시 정신이 멍해졌습니다. 너무 허무한 죽음이었습니다. 어떤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먼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년전 남성연대 사무실에서 처음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를 만났습니다. 성대표가 온 라인에서 한창 주목받고 있을 때입니다. 그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대화 내내 확신에 찬 어조로 소신을 설파했습니다. 때로 감정적이기도 했지만 평정심을 유지하려 노력했고 논리가 뒷받 침 될 때만 주장을 펼쳐나갔습니다. 보통 논쟁의 주제가 성평등에 관한 것일 때 이 만한 논객을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유 치한 말장난에서 시작해 흥분으로 이어지 기 쉬운 주제인데 성대표는 때로는 위트있 게 때로는 진중하게 완급을 조절했습니다.

초창기 남성연대는 남성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남성연대는 군가산점, 생리공 결제, 데이트비용 더치페이 등 남자가 먼 저 꺼내기 쉽지 않은 주제들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습니다. 뭇남성들은 가려운 곳을 긁어주어 후련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성대표는 “수많은 분야에서 남성보다 뛰 어난 여성이 별처럼 많다”라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성대표는 남성도 얼마든지 약자 가 될 수 있음을 인정해야한다고 했습니 다. 또 현대의 성역할에서 남자가 약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창피한 것이 아니라 솔 직해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여러 분야에서 남성보다 뛰어난 여성들이 많고 많은 남성들이 역차별받는 일이 종종 벌어 지기도 합니다. 성대표는 이런 부분에 주 목하고 공론화했던 첫 번째 남자입니다.

그러나 그에 대한 호감은 여기까지였습니 다. SNS에서 벌인 언쟁은 여러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습니다. ‘천박함에 는 천박함으로 맞서겠다’ 며 날린 막말과 욕설에 고상한 지지자들은 떨어져 나갔습 니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정치성향을 드러 내며 특정 정당, 특정 후보를 공개 지지한 것도 무채색의 남성들을 등 돌리게 만든 요인이었습니다.

제 생각에 남성연대는 정치색을 드러내지 말았어야 합니다. 정치색을 드러내는 순간 사람들은 성대표를 정치인으로 생각하게 됐습니다. 정치를 할 생각이 있느냐는 제 질문에 성대표는 “절대 없다”고 답했지만 그의 행보는 이미 정치인이었습니다. “정 치는 49를 내주고 100을 취하는 것이다”. 전직 국회의원이 했던 말입니다. 반으로 갈라 49인 쪽을 버리고 51쪽만 차지하면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모두를 갖게 된다는 말입니다. 성대표는 남성들을 하나로 묶고 여성과 성평등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내세 웠지만 결과적으로 남성들을 보수와 진보 로 편가르기 했습니다. 이 부분은 성대표 의 ‘일베 인증샷’, 남성연대의 “진보후보를 지지하는 남성들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공표를 보면 확실해집니다. 저도 이 부분 에서 크게 실망을 했습니다. 순수하고 독 립적인 시민단체로 남아달라는 바람이 있 었지만 성대표의 무모하리만큼 과감한 의 지를 꺾을 수 없었습니다. 남성들 일각에 서는 “모든 남성을 대변하지 못한다면 단 체 이름에서 ‘남성’ 이라는 단어를 내려 라”며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성대표는 ‘투신 퍼포먼스’라는 악수 를 두게 됩니다. 1억을 투자해달라는 말이 정말 현금 1억원이 아니라 1억만큼의 관 심을 달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만큼 남성연 대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남성들의 관심 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생 각해도 목숨을 가지고 흥정을 한 것은 큰 잘못입니다. 만약 생존했더라도 비난을 면 치 못했을 것입니다. 정말 그런 위험한 퍼 포먼스를 해서는 안됐습니다.

표창원 교수는 “생각은 저와 많이 달랐지 만 개인의 이익보다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 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 일한 분으로 기억 하겠습니다”라고 트윗했습니다. 성대표에 대한 제 생각이 그대로 담겨있어 옮겨적습 니다. 그는 소신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다 만 소신과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이 많은 이들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소신을 실천으로 이어갔다는 점에 서는 저보다 훨씬 가치있는 삶을 살았던 사람입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 더 많은 일 을 했어야 하는 사람입니다. 기사에서 성 대표를 폄훼하는 댓글을 보면 안타깝고 또 안타깝습니다. 정부지원을 받는 여성 관련 시민단체는 485개. 485대 1의 싸움에서 1의 입장이 돼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 이 얼마나 될까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 니다.

남성연대 일동 성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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