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광화문 광장 추모와 시청광장 추모식 그리고 시위대 까지 합류해 따라다녔습니다.
저는 시위에 참여를 하진 않았습니다. 즉 기자처럼 따라다니면서 어떠한 일들이 일어나는가를 주시했습니다. 주로 어디 있었냐면 경찰과 시위대가 만나는 그 맨 앞의 지점에서 가장 사이드로 빠져서 지켜봤습니다.
일단 이승환씨 공연이 끝나고 유가족분들 말씀 듣고 집에 갈 사람들은 가고 나머지 사람들은 도로로 나가 행진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도로 중간에서 걸었고 제 양쪽으로 사람들이 희고 긴 띠를 들며 그사이에 공간을 만들면서 가시더라고요. 어느정도 가니깐 경찰들이 바리게이트를 쳤습니다. 그 위에 기자분들이 사진찍고 계시고 아래에도 기자분들 많으시고 무슨 경찰과장인가 뭔가 하는 사람이 계속 확성기로 "님들은 행위는 불법이요 빨리 해산하시오" 라는 말만 반복하더라고요. 바리게이트 주변을 둘러보니 경찰 버스로 막아놓았고 그 조그마한 틈새 사이도 전경들이 방패들고 막았습니다.
그 상태로 어느정도 대치하다가 시위대가 청계천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따라오는 사람들도 되도록 신속하게 이동했고요. 청계천을 달릴 때 외국인 기자들도 몇 명 봤습니다. 아마 이번 시위에 관해서 외신에 보도가 될 것 같습니다. 근데, 전경들이 ㅋㅋㅋ 이백명도 넘는 전경들이 악을 쓰고 뛰더라고요. (개인적으로 극혐이었습니다.) 그러고는 청계전 반대로 넘어 올 수 있는 루트들 (아래에서 위로 갈 수 있는 계단들과 반대쪽과 연결된 다리들) 싹 다 막았습니다. 달려가는 와중에 전경방패가 길에 버려져 있더라고요. '어 뭐지?' 하는 순간에 어떤 여고생이 그걸 밟고 넘어졌습니다. 많이 아파보이던데 걱정되더군요. 아저씨분들이 신속하게 넘어진 여학생을 챙기시고 방패를 옆으로 치우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직접 가저 방패를 만져봤습니다. 뉴스에 자주 나오던 방패... 직접 만져봤는데 정말 단단하라구요. 그걸로 맞으면 정말로 사람이 다칠정도입니다. 다친 여고생을 보고 학생이 아직도 시위에 참여한단 사실에 조금 놀랐습니다만 주위를 잘 둘러보니 대학생 뿐만 아니라 고등학생분들도 많이 오셨더라구요. 젊은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전경이 별로 없는 다리를 찾아냈습니다. 그 다리에서 시위대분들이 밀어 붙이는 걸 바로 옆에서 봤습니다. 여기서 몰랐던 사실을 알았습니다. 시위대분들이 밀어낼 때 방패로 밀어내는 전경뒤에 그 장면을 찍는 경찰들도 있었습니다. 셀카봉 같은 막대기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찍더라구요. 아마 물증을 남겨놓고 연행할 때 써먹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사람들이 도로를 달리면서 다음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아무래도 시간이 늦어지니 사람들 수가 적어지기는 개뿔, 그 큰도로를 꽉 채워도 행렬의 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움직이던 와중, 처음으로 사복경찰 한 명을 봤습니다. 경찰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면 되는지 안되는지 몰라서 간략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일단 눈에 띄지않는 복장이구요. 하지만 얼굴을 자세히보면 머리스타일로 그렇고 경찰이란 느낌이 확 옵니다. 무전기를 들고 계속 따라다니면서 어디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달하더라구요. 역시나 행진을 하던 와중에 경찰들이 버스대기시키고 차도뿐만아니라 인도까지도 다 막아놨습니다. 저는 맨 앞의 인도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사람들이 모여있는데 차 시동도 안꺼놓고 매연을 계속 뿜는 것도 맘에 안들었고 유가족분들이나 다른분들이 경찰버스위에 올라가있는걸 위험하게 끌어내리려 한 사실도 보던 사람들에게 이건 아니다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대치상태에서 유가족분들께서 경찰버스위에서 하고싶은 말씀들을 하셨습니다. 그때마다 중간중간에 "님들 행위는 불법입니다. 바로 해산하세요" 라고 자꾸 경찰이 끼어들더라고요. 이때마다 시위하셨던 시민분들이 그 시끄러운 경찰에게 융퉁성있게 대처하신 모습은 놀랄만 했던 것 같습니다. 이것뿐만 아닙니다. 어떤 택시는 사람들이 걸어가는 도로에 차속도를 늦추지도 않고 위험하게 피해서 가고 있었습니다. 워낙 위험했기 때문에 목구멍까지 욕이 올라왔습니다. 다행히 아저씨들 몇분께서 그 택시를 세우시고 화를 내셨습니다. 그 떄 다른 분들이 싸움을 말리신 덕에 그 택시만 빨리 보내고 아무런 탈 없이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위하는 모습을 보다가 시선을 인도를 막고 있는 전경들에게 돌렸더니... 카메라로 시위에 참여하시거나 저같이 구경하시는 분들을 촬영을 합니다. 그것도 7~8대씩이나 써서 거의 모든사람들을 찍고 있었습니다. 기분나쁘더라고요. 시위하던 와중에 마이크드신 유가족분께서 다른 쪽에서는 이미 3명이 연행됬고 경찰들이 최루액과 캡사이신을 뿌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사람들은 기죽기는 커녕 오히려 '물러가라 폭력경찰' 이라고 하며 시위의 열기를 더욱 높혔습니다.
대치기간이 길어지자 다시 방향을 바꿔서 인사동으로 이동했습니다. 저 역시 그곳에서도 맨 앞에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좀 모이려고 할 때 즈음 어떤 액체가 쭈~욱 하고 제 옆을 지나가더라고요. 보자마자 그것이 최루액이라는 걸 알아채기까지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러고는 한번이 아니라 많이 쐈습니다. 최루액을 얼굴에 맞은 대학생을 봤는데 얼굴도 빨개지고 정말 아파했습니다. 나중에 우산 갖고계신 분들이 앞에서 우산을 펴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쫌 더 있다가 그 대치상황 중간에 나왔습니다. 나가는 길에 유가족과 같이하시는 시민분들이 정말 많으셨습니다. 가도가도 계속 계시더라고요.
여기까지가 제가 본 것들을 적었습니다. 일단 시위대에 관해서 함부로 자세히 썻다가 손해를 보실 수 있기 때문에 제가 본 것들보다 덜 적었습니다. 혹시 제 글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지적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