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단골집이 참 많습니다.
천안에 처음 왔을 때, 어쩌다 들른 한적한 도로 중간의 과일집의 친절함에 꽂혀서,
평택으로 이사온 지금까지도, 과일은 꼭 천안까지 가서 사옵니다.
장롱을 열어보면, 요 4-5년 사이에 산 옷의 90%는 로가디스 그린이라는 브랜드입니다.
야우리 백화점의 로가디스 그린 매장 주인 아줌마가 친절했거든요.
작년 초, 오유 자동차 게시판에서 활동하던 한 중고차 딜러분이 있었습니다.
허위 매물도 검색해주시고, 이런저런 도움되는 글들도 쓰시고 해서...
매우 좋은 이미지였었죠.
눈팅만 하던 저도, 그 분이 쓰신 글들을 보며,
그분에게서 로가디스 그린 아줌마의 향기를 느꼈습니다.
그 즈음, 미국산 머슬카를 사라는 지름신님의 명령을 강력히 받고 있던 저는,
크게 고민없이 자동차 게시판에서 '믿음과 신뢰의 XXX 중고차'로 활동하시던 분께 '내일 카마로 시승할 수 있느냐'는 연락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시승하러 갔다가, 지름신님의 격한 명령을 거스르지 못하고, 거의 3시간만에 차를 아예 사서 몰고 왔었지요.
그 때, 카마로 차량 구매기를 올렸다가, 처음으로 '베스트 게시판'에도 가봤습니다.
그리고, 작년 말 결혼하게 되어... 슬슬 스포츠카는 처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차를 파신 그 분께 연락을 넣었지요.
"안녕하세요~! 예전에 카마로 샀던 사람입니다. 이제 결혼하게 되서 차를 팔려고 해요~ 얼마쯤 받을 수 있을까요?"
"아 축하드려요~ 제가 시세를 알아보고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기다릴게요~"
정도의 대화였고, 저는 잘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그날이 늦도록 연락은 오지 않았습니다.
전 착하니까, 다음날 다시 연락들 넣었습니다. 역시 똑같은 대화였습니다.
하지만, 역시 연락은 오지 않았습니다.
많이 바쁘신 것 같아, 차를 다음에 팔아야 겠다고 생각했고,
결혼식도 하고, 이리저리 놀러도 다니느라 두달 정도 지났습니다.
그리고, 오늘 또 다시 연락했습니다.
그냥 팔기만 하면, 남는게 없으셔서 연락하길 꺼리신 걸까봐,
'모하비' 차량으로 대차를 원한다고 강조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시세를 알아보고 연락을 주신답니다.
그리고, 밤 12시가 지났네요.
전 착하지만, 생각해보니 화나네요.
돈을 많이 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책임져 달라고 조른 것도 아닌데,
시세를 알아보는게 아주아주 오래 걸리시나 봅니다.
작년엔 정말 중고차계의 로가디스 그린 아줌마라고 좋아했었는데...
씁쓸합니다 ㅠㅜㅠㅜㅠㅜ
믿음과 신뢰의 XXX아저씨 중고차님 ㅠㅜㅠㅜ 그러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