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끝났습니다.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었고, 온갖 탄식의 글들이 오유의 베오베게시판을 가득 매웁니다.
원인을 분석하는 글도 잇었고, 나중을 기약하는 글들도 많았습니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경상도의 압도적인 인구때문에 표를 찢어먹지 않으면 애당초 이길수가 없다는 내용도 있었고,
종북을 과감하게 내치지 못해서 중도파를 모두 뺏겼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20,30대가 막연히 우군이라고만 오판했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죠.
(솔직히 경상도 인구의 압도적우위설도 굉장히 타당하지만, 저는 대북정책의 실패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원인분석, 탄식, 여러가지 글들이 가진 뉘앙스는 대개 이런 식이었습니다.
"아, 망했다. 차라리 쫄딱 더더욱 망해버려라. 이민이나 가야겠다. 잘하나 감시할꺼다."
솔직히 "잘하나 감시하겠다." 차라리 긍정적입니다.
"차라리 더 망해버려라, 이미 완전 망했어요." 식의 말은 정말 이해하기 힘듭니다.
여러분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박근혜와 새누리당의 몰락입니까? 아니면 대한민국의 번영입니까?
물론 그 말을 하는 심정은 이해가 갑니다만, 아무리 가벼운 말이라도 차라리 쫄딱 망했으면 좋겠다는 소리보다는
그래도 잘 할꺼라는 소망이 좋지 않을까요?
이미 결정된 거 기도한번 해줄 아량조차 없는 것인가요?
결국 그들이 잘해야 우리가 모두 잘 되는 것이지요.
대한민국이 망하든 말든, 박근혜만 죽이면 된다고 될 정도로 그렇게 원수지셨나요...?
만약 많은 국민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당선된다면 저는 설령 그게 제가 응원한 후보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응원 한 번은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아쉽게도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솔직히 오유나 일베나 별반 다를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베를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사이트가 잡다하다고 느껴져서 안 들어갑니다.)
사실 유머를 보고 싶어서 가끔 접하는게 오늘의 유머인데, 대개 올라오는 것은 "정치글"이 대부분이더군요.
그것도 무분별한 비방이 다수 함유된 내용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얼굴이 마음에 안 든다는 등, 당선되면 나라를 말아먹을 거라는 등등...
저는 단순히 유머를 보고 싶어서 온건데 그런글을 보고 비합리적이라고 느껴서 댓글을 달면
바로 블라를 먹습니다.(반대시스템을 재정립하는 중인거 같긴 한데 아무튼 지금까진 그랬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무차별적으로 아웃하고 공세를 퍼붓습니다.
포풍같이 반대가 찍히더군요.
그런데 웃긴것은 일베가도 똑같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본질적으로는 똑같습니다.
지지하는 진영의 차이가 있을 뿐이죠.
무분별하게 비방하고, 욕하고, 저주하고... 그런글이 가끔 올라오는것도 아니고 메인으로 올라옵니다.
일베가 그런다고 똑같이 그러면 똑같은 곳일 뿐입니다.
묻겠습니다.
오유는 과연 유머를 위한 싸이트입니까? 편을 가르는데 일조하는 정치싸이트입니까?
과연 요즘의 오유가 일베랑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