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고등학교 앞에는 수많은 분식점들이 있다. 거기는 지저분하거나 말거나 항상 북적거렸다. 그날도 우리는 분식점에 라면을 먹으러 친구들과 몰려 들어갔다. 5명이 모두 라면으로 통일하고 주문을 했다. 몇 분 후 김이 모락모락 엄청 맛나게 보이는 라면이 나왔다. 아저씨는 라면 다섯 개를 한 쟁반에 가지고 오더니 우리 앞에서 하나씩 나눠준다. 그런데…그…물대접 들고 올 때 손가락 담가서 들고 오듯이 한 그릇 들어 나눠줄 때 마다 아저씨의 엄지손가락이 라면 속에 쏘옥 들어가는 것이다. 아무리 지저분한 거 신경 안 쓴다지만…. 그중 한 친구가 아저씨에게 한마디 했다. (더럽다는 듯 인상을 쓰며) "아저씨!손가락…"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저씨가 한마디 하셨다. (걱정해줘서 고맙다는 듯 웃으며) "음∼ 아저씨는 어른이라 뜨겁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