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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오유회원의 넋두리...
게시물ID : sisa_3276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thanasius
추천 : 7/2
조회수 : 29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2/20 14:34:54

우연찮게 정말 우연찮게 '오늘의 유머'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고 바로 오유에 빠져들었습니다.

한동안 눈팅만 하다 '추천'을 하고 싶어서 얼마 전에 가입도 있죠.

 

저는 40대 중반의 평범한 가장입니다. 흔히 말하는 486세대죠.

제 대학생활은 전공수업보다 시위참가가 많았고, 닭장차(전경버스)에 실려 군화발에 짓밟히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군대에서 정부비판하는 편지가 발각되어 좌경용공 세력으로 몰려 기무사에 끌려가 거꾸로 매달려 매를 맞다 척추를 다쳐

7개월여의 군병원 생활 끝에 모 국군통합병원에서 의병제대를 했습니다. 부모님 아니셨으면 전 아마...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고, 정치를 떠나 히말라야 트레킹 중이던 문재인님이 급히 귀국을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집사람은 뱃 속의 아이 이름으로 '재인'이 어떠냐 했고, 전 그렇게 '재인아빠'가 되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를 하고, 문재인님이 떠밀려 정치에 나서고, 국회의원 당선, 대선 후보...

저희 부부 역시 '운명'처럼 문재인님을 지지하였고, 당연히 당선이 될 줄 알았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현실에 망연자실할 뿐입니다.

지난 총선을 포함해 그동안 많은 선거 결과에 실망을 해왔지만 이번만큼 기운이 빠지는 건 처음이네요.

 

일제강점기 아니 그 이전부터 시작되었을지도 모를, 또 무어라 불러야 할 지 모를

이 나라 대한민국 깊숙히 뿌리박힌 '망령'를 벗어던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십인십색, 저마다의 주관이 다르고 정치색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한다지만 이 것은 분명 그런 것이 아닙니다.

50대에서 70대는 5.16 박정희쿠데타, 유신독재, 4.19혁명, 12.12 전두환쿠데타, 제5공화국을 겪은 세대인데

그 세대들이 어떤 이유로 그 시대의 향수에 빠져 무조건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콘크리트층이 되어버린 건지...

 

언론을 통한 이데올로기 주입이 그만큼 무서운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까지 대부분 학력이 높거나 대도시 거주자가 개혁과 민주화 지지를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만큼 인터넷 등을 통한 다양한 정보 수집 능력과 또 '주어지는 정보'에 대한 필터링 능력이 높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는 단번에 이뤄낼 수 없는 긴 역사의 싸움입니다.

저같은 40대가 80년 민주화투쟁을 통해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하고도 그로부터 10년 뒤 첫 민주정부를 맞을 수 있었듯

'오유'에 계신 여러분들의 이번 '문재인 지지'는 앞으로의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라는 결과로 나타날 것입니다.

 

패배주의나 현실합리화에 빠지기 보다는 일상에서, 자기 자리에서 중심을 잃지 않으셨음 하는 바램입니다.

저나 여러분들이 50대, 60대 나이가 되어서도 보수언론의 최면술에 빠지지 않는다면 분명 대한민국은 바뀝니다.

 

유머와 함께 또 유머 속에서 시대의식을 공유하는 오유인 여러분이 너무도 자랑스럽고 또 부럽습니다.

 

말이 길어졌네요. 40대는 이제 예전의 잠수모드로 돌아가 눈팅이나 하겠습니다.

항상 오유인 여러분 모두가 짝 만들기에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럼...

 

 

 

아!!!

이번 대선기간 동안 저에게 가장 큰 성과는 '오유'를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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